호주 프로 야구 리그 제7구단으로 합류했던 질롱 코리아가 2018-19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7승 33패,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었던 질롱 코리아는 결국 리그 최하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는데요.
다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절박함을 지닌 전, 현직 야구 선수들에게 질롱 코리아는 ‘기회의 장’으로 평가받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의 관심을 반영하듯 질롱 코리아의 경기가 고국에 생방송이 되기도 했었죠.
김진우, 최준석 선수 등 한국 프로야구 리그에서 큰 명성을 얻었던 선수들이 질롱 코리아에 합류하긴 했지만, 한국 프로야구 리그에서 방출되거나 지명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 중심으로 팀이 구성되다 보니 전력이 약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질롱 코리아의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 분들도 많으셨을 텐데요. 성적은 부진했지만 호주에 있는 한인 동포들은 정말 열렬하게 선수들을 응원해 주셨습니다.
멜버른 에이시스와의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려 감동을 전해 준 김승훈 선수, 많은 야구팬 여러분도 기억하실 텐데요.
김승훈 선수는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팀의 첫 승 당시와 자신이 만루 홈런을 친 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승훈 선수의 말입니다.
“저희 팀이 첫승을 거둔 그 순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그 순간에 가장 짜릿했고 그리고 팀원들이랑 솔직히 사람인지라 여론을 안 볼 수가 없었어요. 보는데 질타나 부족한 부분을 많이 지적해 주시더라고요. 그것을 안고 저희가 첫승을 거뒀기 때문에 그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또 하나 좋은 기억이 있다면 제가 홈런을 쳤을 때, 멜버른 전이었는데 저희가 점수 차이가 많이 났어요. 그래서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져 있었는데 끝까지 경기를 최선을 다해 하는 게 저희의 임무고 또 저희 역할이니까 집중해서 타석에 임한 게 만루 홈런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질롱 코리아가 이번 시즌에 거둔 7승 중에서 3승을 책임졌던 장진용 투수 역시도 팬들의 응원을 생각하며,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해서 장진용 투수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팬들도 많이 봐 주시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한국에서도 보시고 호주에서도 보시고 그래서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시즌을 뛴 질롱 코리아 선수들과 프런트 모두가 이구 동성으로 하는 말은 호주 야구 리그의 수준이 상상 이상이었다는 건데요.
실제로 미국 마이너리그의 유망주들이 경험을 쌓기 위해 호주 야구 리그에 파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호주 야구 리그의 수준이 지난 몇 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5년 전 호주 야구팀과 경기를 직접 펼쳤던 장진용 투수, 이번 시즌 호주 선수들을 만나며 지난 몇 년 동안의 실력 향상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는데요. 장진용 투수의 말 들어봅니다.
“제가 한 15년 전에 와서 호주와 경기를 했었거든요. 그때는 정말 한국 2군보다 못했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게임을 해 봤는데 수준급의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이번 시즌 특히나 인기를 끌었던 질롱 코리아의 선수를 들자면 바로 권광민 선수를 꼽을 수 있는데요.
2018-19 호주 야구 리그에서 6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 공동 10위에 오른 질롱 코리아 권광민 선수는 장충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고 2016년부터 미국 생활을 했습니다. 미국에서 루키 리그와 싱글 에이에서 3년간 선수 생활을 했던 권광민 선수가 생각하는 호주 야구 리그의 수준은 어떨까요?
“그래도 무시 못 하는 수준이고, 생각보다 많이 잘하더라고요. 미국이랑 비슷할 정도로요”
권광민 선수는 이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되는데요. 권광민 선수로부터 앞으로의 계획도 들어봤습니다.
“이제 질롱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조금 몸을 쉬었다가 다시 몸 만들고 2월 말 즈음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서 스프링 캠프 합류할 생각입니다.”
질롱 코리아의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모두가 이번 시즌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애정을 표현해 준 한인 야구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는데요.
권광민 선수가 전하는 감사의 말 들어보시죠.
“멀리서 저희 야구 경기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하고 항상 응원해 주시고 많은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만루 홈런의 주인공 김승훈 선수의 인사도 들어 보시죠.
“많이 부족한데 이렇게 끝까지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질롱 코리아가 끝이 아니라 저희 선수들이 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좋은 그라운드의 모습을 보여줄 거니까 항상 선수들 하나하나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어서 장진용 투수입니다.
“정말 감사드리죠. 항상 찾아주셔서 응원 많이 해 주시고 더그아웃에 있어도 소리가 막 들려요. 그래서 정말 감사드리고, 저희들이 끝까지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다음에 이런 계기가 있다면 그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시즌 질롱 코리아를 이끈 구대성 감독! 구대성 감독은 한국, 일본, 미국, 호주 프로야구 리그를 모두 거친 스타 출신 감독이죠.
구대성 감독은 지난 1월 19일 브리즈번과의 홈경기에서 세 번째 투수로 직접 마운드에 등판해 공 17개를 던졌습니다. 시드니 블루삭스에서의 선수 생활 이후 4년 만에 팬 서비스 차원에서 직접 선수로 뛴 것이죠.
올 시즌을 마친 구대성 감독, 과연 선수들에게 이번 시즌 동안 어떤 주문을 가장 많이 했는지가 궁금한데요. 구대성 감독의 말을 들어봅니다.
“순간순간마다 자기가 다 기억을 하고, 기록을 해 놓고… 공을 몇 개 던졌는지? 스트라이크를 몇 개 던졌는지? 볼을 몇 개 던졌는지? 이런 걸 다 계산을 하고 있어야 된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타자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오늘 잘 된 것, 아니면 오늘 못된 것, 내가 조금이나마 최선을 다하지 않고 야구를 한 건지? 그런 쪽으로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앞으로도 야구를 하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건지 생각을 많이 하라고 했습니다.”
이제 질롱 코리아의 첫 도전 2018-19 시즌은 마쳐졌습니다. 질롱 코리아는 내년 시즌에도 호주 야구 리그에 뛰어드는데요.
질롱 코리아의 박충식 단장은 이번 시즌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고, 내년에는 더욱 강한 팀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다 다시 고민을 해 봐야 하는데 투수 부문에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고, 여기 타자들이 굉장히 마이너리그 출신도 많고, 힘이 있는 선수들, 우리 프로야구 1군에 들어가도 홈런 20개 정도는 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포진돼 있기 때문에 투수 쪽에 첫 번째는 많이 신경을 써야 될 것 같고 그다음에 기본기가 잘 되어 수비를 좀 에러를 많이 줄이는 그런 선수로 구성을 잘 해야 될 것 같고,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하고 제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이제 일 년 정도 호주 리그의 정보를 많이 가지고 가서, 내년에는 더 센 팀을 만들어가지고 와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너무 성적이 안 나서 죄송한 마음도 많이 있고 질롱이라는 곳에 와서 게임을 했었는데 의외로 교민분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우리 선수나 프런트나 스텝, 코칭 스텝이 굉장히 고마운 마음을 갖고 갈 것 같습니다.
내년에 좋은 선수로 구성해서 교민분들이 여기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즐거움이 될 수 있는 그런 팀이 되어 다시 돌아와서 열심히 할 테니까 응원 많이 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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