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로 도시가 질식 상태에 빠지고 건강 문제가 야기된 가운데, 수요일 저녁 수천 명의 시민들이 시드니에 모여 정부에 긴급한 기후 대응 조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수많은 시민들이 시드니 타운홀에서 집회를 이어갔으며 현장에 있던 경찰관 한 명은 참석자 인원이 7500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위대 일부는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일부 시민들은 “거부는 정책이 아니다”, “토론은 줄이고, 더 많은 기후 대처를 해야 한다”, “내 손자들을 위해서”, “기후 변화는 공중 의료의 비상 상황”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들고 있었다.

A woman wears a filter mask during the “NSW is Burning, Sydney is Choking" climate rally in Sydney’s inner city. Source: AAP
지난 화요일에는 시드니 전역에 연기 경보가 발령됐고,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산불 여파로 짚은 연기가 작업장, 기차역에 가득 차며 시민들이 긴급 대피한 바 있다.
지난주 시드니에 있는 병원 응급실을 찾은 사람의 수는 25%나 급증했고, 시드니 전역에서 유독성 연기로 인해 시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Protesters gather at Sydney Town Hall, demanding the government do more to combat climate change. Source: sam langfor
이런 가운데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와 가뭄의 장기화로 인해 화재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왔다며,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주의를 상기시키고 있다.
어제 시위에 참석한 60세의 클레어 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화가 나고 분개했다”라며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이유로 이곳에 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Source: Evan Young
70대인 월터 씨와 마리 씨는 다음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며 “사람들이 기후 위기에 대해 점점 더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드니 서부 블루 마운틴에 거주하는 마리 씨는 이미 산불 피해를 직접 목격했다며 “연기와 불길이 사방에서 번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People hold up signs as they rally outside Sydney Town Hall. Source: Supplied / Sally Murrell
시위에 처음으로 참석했다는 26살의 사무엘 윌키 씨는 “이 나라가 불타고 있다”라며 정치인들의 반응이 “애처롭다”라고 말했다.
또한 시위에 참석한 엘리스 보흐라드스키 씨는 화요일 연기가 도시를 뒤덮는 것을 보고 시위에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Several thousand march through Sydney's CBD, demanding political leaders do more to combat climate change. Source: AAP
그녀는 “사람과 도시뿐만 아니라 환경과 동물들까지 엄청난 파괴를 당했다”라며 “이에 대해 엄청나게 화가 났는데, 뭔가를 하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될지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29살의 자라 조 씨는 “우리 정부가 이일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듣는 사람도 없고 무언가를 하는 사람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필터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 참석한 패트릭 컬렌 씨는 “숨 쉴 권리를 위해서 집회에 참석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라고 성토했다.

Patrick Cullen and Tel Benjamin march towards Town Hall wearing filter masks as part of the demonstration. Source: Patrick Cull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