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멀린스 전 뉴사우스웨일즈 소방방재청장이 녹초가 된 자원봉사 소방관들의 복지와 정신 건강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호주의 자원봉사 소방관들이 유례없는 산불 시즌과 맞서 싸울 능력이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급여 지급 가능성을 차단했지만, 전 소방방재청장은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이미 지쳐 무릎을 꿇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요일에도 3000여 명의 소방관들이 뉴사우스웨일즈 주 전역에서 발생한 80여 곳의 화재 진압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이중 절반가량은 여전히 통제 불능의 상태로 남아있다.
소방관들은 현재 12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으며 소방서까지의 이동 시간 2시간을 감안한다면 이들은 현재 하루 16시간을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그렉 멀린스 씨는 AAP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이 상당히 지쳐있으며 내 경험으로 볼 때 졸작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소방관들이 녹초가 된다면 모든 사람들이 어쩔 줄 모르는 상황에 이를 수 있고, 이 점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2003년부터 2017년까지 뉴사우스웨일즈 주 소방방재청장을 맡았던 멀린스 씨는 화재 진압 초기에는 소방관들이 활기가 넘쳤지만, 화재가 몇 주, 몇 달 동안 길어지면서 아무것도 남지 않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Australian Opposition Leader Anthony Albanese met with former chief of NSW Fire and Rescue Greg Mullins earlier this month. Source: AAP
그는 “소방관들은 최선을 다하는 남성과 여성이다. 소방관들은 요구받는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나는 그들의 복지가 염려된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화요일 기자 회견을 열고 화재와 맞서 싸우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Australian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addresses the media at Kirribilli House. Source: AAP
모리슨 총리는 기자들에게 “주말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 윌버포스에서 뉴사우스웨일즈 주 지방 소방청장과 소방관들의 교대 근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소방관들이 많이 지쳐있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은 지역 사회를 지키기를 희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들이 휴식을 갖기 위해 교대 근무조를 돌릴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동시에 여러분들도 소방관들이 쉴 수 있도록 그들을 붙잡아 주어야 한다.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방관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리슨 총리는 자원봉사 소방관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아이디어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모리슨 총리는 “자원봉사 노력을 더욱 잘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지만, 이는(자원봉사 소방관에 대한 급여 지급) 이전에 받아들여졌던 문제가 아니며 현재 정부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멀린스 씨는 화재가 계속 이어지고 자원봉사자들이 계속해서 일을 쉬도록 요청할 경우에 고용주들이 “우리도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라고 불평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멀린스 씨는 뉴사우스웨일즈 주 소방방재청, 국립 공원, 야생동물 서비스와 같은 기관들의 인력 역시 제한적이라며 “이들 역시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