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 15일 개막한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권도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남북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이 하나의 깃발아래 똑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입장하는 역사적 기록을 남겼다.
로런 번스는 시드니 올림픽에서 호주에 첫 태권도 금메달을 안겼다.
그는 20년 전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공동입장한 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면서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올림픽만이 선사할 수 있는 감동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정말 잘 기억합니다. 남북한이 하나가 돼 공동입장한 것을 기억하는데요, 그 순간은 정말 역사적 순간이었고 잊히지 않았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올림픽이 선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전 세계가 단합할 수 있게 하는 힘이죠. 모두가 함께 하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스포츠죠.
"올림픽에는 정치적인 요소가 있기도 하지만 우리는 올림픽에서 인류애를 부각시킬 수 있고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남북 공동입장을 정말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고 그런 일이 일어난 바로 그 무대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데뷔한 것에 대해 매우 감격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시드니 올림픽 남북공동입장 20주년 기념전을 맞아 주최측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측과 가진 인터뷰에서 로런 번스는 그날의 감격을 잊지 않는 듯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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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무대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정목으로 채택됐고 호주에 첫 태권도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사실에 커다란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순간도 그는 잊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정말 승리할 것으로 기대 했었어요. 최선을 다한다면 승리할 것으로 믿었죠. 같은 체급의 여성 선수들에 철저히 연구했고, 맞붙은 선수들은 수준이 비슷했죠.
"누구든 최선을 다했고, 저 역시 올림픽에서 우승하기 위해 집중했습니다.
"태권도에는 많은 전술들이 있는데, 이는 마치 체스 게임과 같아 제가 좋아하는 측면이기도 합니다.
"저는 제 상대 선수들에 대해 많이 연구했고 전략을 세웠는데요, 하지만 시합 당일 그 곳에 서면 그런 생각들을 뒤로 하고 경기장 안에서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스스로를 믿어야 합니다. "
로런 번스는 사실 올림픽 준비를 위해 한국에서 전지 훈련을 펼치는 등 한국에도 여러번 다녀간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 자주 여행을 갔습니다. 처음 한국에 간 건 1994년 초나 93년 말이었던 것 같은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크나큰 도전이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는 무도대학으로 알려진 용인 대학교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호주에서는 그런 훈련을 본 적이 없는데, 레승링, 유도, 태권도 선수 등 모두가 눈 덮힌 야외에서 영하 15도에서 훈련을 받더군요.
"아무튼 처음에는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그 다음 방문은 시드니의 하계 올림픽 유치가 한창이던 시기에 올림픽 시범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 때 처음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금메달까지는 자신할 수 없었어요. 아무튼 그 후로도 12번 정도 더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로런 번스는 또 자신은 한국음식을 매우 좋아하고 김치는 직접 담그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음식도 매우 좋아합니다. 김치를 직접 담그기도 합니다. 전통적 방식으로 담가야 김치 특유의 풍미가 보존됩니다. 그래서 가게에서 파는 김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말 한국 음식을 사랑하는데요. 우리는 한국에서 한 달 혹은 3주 정도 머물고는 했는데요, 우리가 지내는 곳에 푹 빠져 있고, 우리가 가는 식당에서 때로는 똑같은 음식을 시키고는 했습니다. 비빔밥이 물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구요, 제 아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딸은 김치를 먹습니다."
직접 김치를 담가 먹는다는 호주 태권도 '여제' 로런 번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의미일까요?
"한국은 정말 제 마음에 매우 소중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한국은 정말 저에게 많은 도전을 하게 해주었고 또 많은 것을 배웠는데요, 한국에 갈 때마다 태권도 훈련에 있어 정말 크게 성장했고 그러면서 저는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 음식, 한국 문화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정말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