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셰프는 “우리는 충분히 준비했고, 이 정도의 성적을 예상했다”며 동료들의 노력에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2경기에서 3골을 넣을 수 있던 것에 신께 감사를 드린다"면서 "하지만 내 목표는 그저 팀을 돕는 것"이라고 겸손히 말했다.
체리셰프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3골을 넣어 세계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더불어 득점 공동 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5-0, 이집트를 3-1로 완파한 러시아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래 32년 만에 16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32개 나라 중 약체라는 평가를 받던 러시아를 돌풍의 주역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이 바로 체리셰프.
지난 15일 사우디와의 A조 조별리그 1차전이자 대회 개막전에서 동료의 부상으로 전반 22분 교체 투입된 체리셰프는 전반 43분 수비수 두 명을 개인기로 따돌린 뒤 강력한 슈팅으로 개인 첫 골을 뽑은 데 이어 후반 추가 시간 절묘한 오른발 아웃사이드킥으로 두 번째 골을 완성했다.
20일 이집트와의 2차전에서도 1-0으로 앞선 후반 14분에 이집트 골문 정면에서 왼발로 추가 골을 터뜨렸다.
체리셰프는 두 경기 연속 최우수선수 격인 '맨 오브더 매치'에 선정돼 자신의 존재를 러시아와 전 세계에 확실히 알렸다.
그는 공격수로 활약한 아버지 드미트리 체리셰프(49)에 이어 2대째 러시아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부자(父子) 선수이기도 하다.
체리셰프는 구소련 해체 직전인 1990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태어나 5살 때 스페인 프로축구 스포르팅 히혼과 계약한 아버지를 따라 스페인으로 터전을 옮겼다.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시작해 이후 스포르팅 히혼, 부르고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을 거쳐 2012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인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체리셰프는 현재 러시아 대표 23명 중 백업 골키퍼 블라디미르 가불로프(벨기에 클럽 브뤼헤 KV)와 함께 외국 클럽팀에서 뛰는 2명의 선수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