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멜버른의 록다운 조치는 야간 통행금지가 포함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그리고 가장 오랜 기간 시행되는 봉쇄조치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지난 3월 16일부터 시행된 멜버른의 사회적 봉쇄조치는 당시에는 5월 11일까지 연장될 계획이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7월 8일 멜버른에 2차 봉쇄령이 내려졌고, ‘주 재난사태(state of disaster)’가 선포됐으며, 8월 2일부터는 야간 통행금지령이라는 초강경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전 세계 국가들도 다양한 방식의 봉쇄조치를 시행하고 있고 그 성공의 정도는 제각각인데요, 일부 국가의 조치들은 멜버른에 도입된 봉쇄조치보다 더 강경한 반면 다른 국가의 코로나19 통제 방식은 그와는 정반대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봉쇄조치와 멜버른의 조치를 비교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진행자: 한국은 코로나19 발발 초기 성공적으로 바이러스를 통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바이러스 재확산에 직면한 상태인데요,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나이트클럽발 집단감염 사태 기억하실 텐데요, 서울에서 29세 남성 한 명이 하루 동안 5곳의 나이트클럽을 방문한 후 5월 1일부로 이 남성과 연관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었습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서울에서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해 최소 25곳의 다른 지역으로 추가 전파가 발생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교수이자 세계보건기구 WHO의 고문이기도 한 메리-루이스 맥로스 박사는 빅토리아주 당국이 봉쇄조치 완화 로드맵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때 피하고 싶어하는 시나리오라면서 한국을 예로 들었습니다.
진행자: 맥로스 박사는 S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너무 성급하게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 직면했다며 멜버른이 유사한 운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구요?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맥로스 박사는 빅토리아주가 황색 경보 시점에 봉쇄조치를 해제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지적합니다.
진행자: 황색 경보라는 것은 현재 덴마크에서 사용되고 있는 적색, 황색, 녹색의 3색 ‘코로나19 신호등 경보 시스템(COVID-19 traffic light alert system)’을 말하는 거겠죠?
조은아: 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최근 현재 덴마크에서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신호등 경보 시스템(COVID-19 traffic light alert system)’을 호주에도 도입하기를 바란다는 의중을 내비친 바 있는데요,
메리-루이스 맥로스 박사도 2003년 사스 발발 후 ‘신호등 경보 모델’ 도입을 호주에서 처음로 제안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산불시즌 경보 시스템과 유사해 보이는데, 어떤 방식인가요?
조은아: 네, 정확한데요,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2주 동안의 평균 신규 확진자 수에 기반해 경보 수준을 정하고 그에 맞는 조치를 시행하는 겁니다.
맥로스 박사는 2주당 100명 이상의 신규 사례가 나오면 레드 경보를 발령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저지를 위한 강한 조치들을 재도입하고, 신규 확진자 수가 2주 동안 낮은 두 자리 수를 기록할 경우 그린 경보를 발령해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은 유지한 채로 레스토랑, 카페와 상점들을 개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황색 경보는 그 중간 지점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맥로스 박사는 황색 경보 단계에서는 적색 경보 단계로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 봉쇄조치를 시행해야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봉쇄조치 완화 정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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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호주 마스크 문화...마스크 착용 여론 급등
아르헨티나
진행자: 중남미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이번 주 3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번 주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가 90만 명을 넘었는데, 이는 곧 3명 중 1명의 사망자가 중남미에서 나왔다는 얘긴데요, 아르헨티나의 봉쇄조치를 살펴보죠.
조은아: 네, 아르헨티나는 3월 19일부터 전국적인 록다운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이 조치는 5월 10일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광역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해제됐는데, 부에노스아이레스 광역권은 그동안 봉쇄조치가 해제와 재도입을 반복해 왔지만 이번에는 9월 2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봉쇄 기간, 필수적 사업체만 운영됐었고 학교는 폐쇄됐었는데요,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 적용된 규정은 멜버른에 비하면 그다지 엄격하지는 않습니다. 야외 모임은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 최대 10명까지 현재 허용되고 있습니다.
필리핀
진행자: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필리핀의 경우를 살펴보죠.
조은아: 네, 수도 마닐라는 3월부터 록다운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 봉쇄조치는 8월 초 다시 강화됐는데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마닐라와 인근 지역에 대한 '일반적 사회적 격리(GCQ)' 조치를 한 달 연장하겠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메트로마닐라의 록다운 규정은 멜버른과 흡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메트로마닐라의 경우 비필수적 사업체는 영업을 할 수 없고 외출을 위해선 예를 들어 출근 허가증 등이 필요합니다.
헬스클럽, 이발소, 인터넷 카페 등은 9월 1일부터 부분적으로 재운영이 허가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가장 극단적이었던 것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극단적 발언이 아니었나 싶어요… 두테르테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법으로 “봉쇄 조치를 어기면 사살하라”고 위협했던 것이 기억나는데요,

Philippine President Rodrigo Duterte Source: AAP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월 경찰과 군병력에 내리는 명령이라면서 "국민들이 저항하고 생명을 위협하면 사살하라"고 엄포를 놓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막말로 유명한 두테르테 대통령인데요,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기승을 부린 온라인 마스크 판매 사기범들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이들을 묶어 강물에 던져버리라"며 경고했던 것도 기억납니다. 필리핀의 누적 확진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조은아: 존 홉킨스 대학 수치에 따르면 이주 초 기준 필리핀은 누적 확진자 23만7천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사망자는 4천 명(3875명)에 육박합니다.
서유럽
진행자: 자, 서유럽으로 넘어가 보죠. 멜버른의 록다운 조치는 서유럽의 국가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서유럽 국가들 다수는 올해 초 팬데믹의 심각한 타격을 받았는데요,
조은아: 네, 이탈리아는 서유럽에서 가장 먼저 팬데믹이 발발한 국가로 3월 9일부터 엄격한 록다운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비필수 사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했는데요,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의 상황이 가장 심각해 실외 운동조차 금지됐었습니다.
진행자: 영국의 경우는 어땠나요?
조은아: 영국 정부는 3월 23일 록다운 조치를 도입했지만 6월에는 소매업체들의 영업이 다시 재개됐고, 7월 4일에는 레스토랑, 펍, 호텔 등도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영국과 유사하게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모두 여름 동안 봉쇄조치들을 완화시켰습니다.
중국
진행자: 알겠습니다. 중국의 경우를 안 살펴볼 수가 없는데요, 우한은 코로나19 최초 발생지로 당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통제가 가장 엄격했던 지역입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인구 6천만 명에 달하는 후베이성 전체를 봉쇄했었는데요,
조은아: 네, 당시 이 곳의 주민들은 거의 80일 동안 이동이 금지돼 외출 금지령, 교통 통제령 등 전례없는 봉쇄조치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멜버른의 4단계 록다운 조치와 비슷하게 우한의 주민들은 의학적 치료 또는 필수 품목을 위한 쇼핑 등의 이유가 아니면 자택에 머물러야 했고 이같은 조치는 4월까지 지속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8월 중순 우한시에 상당한 변화가 포착됐죠?
조은아: 네, 지난달 15일 ‘마야해변 워터파크 풀파티’가 진행돼 비판을 받은 바 있는데요, 당시 몰려든 대규모 인원의 사진과 영상이 SNS에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그런데 그같은 논란이 불거진 지 며칠만에 대규모 ‘맥주 축제’가 열려 또 한 번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이 축제에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최소 1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우한의 대학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는데, 확산세가 많이 진정된 모양이군요?
조은아: 고국 언론들에 따르면 우한에서는 지난 4월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일상으로 서서히 복귀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5월 이후 지역감염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웨덴
진행자: 이번에는 집단면역을 추진했던 스웨덴의 경우를 살펴보죠. 코로나 팬데믹 대응과 관련해 스웨덴은 멜버른과는 정반대의 대응법을 취했었는데요,
조은아: 네, 말씀하신 것처럼 스웨덴은 코로나19 록다운 조치 시행을 거부하고 대신 집단면역 전략을 시도했는데요,
스웨덴 정부는 인구 대부분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자연 면역력이 형성되면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팬데믹 기간 학교와 모든 사업체의 정상 운영을 허가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집단면역 전략으로 집단면역력 확보에는 실패하고 엄청난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It's been six months since the World Health Organisation declared the coronavirus outbreak a pandemic. Source: Getty
뉴질랜드
진행자: 호주의 이웃국인 뉴질랜드로 가보죠. 뉴질랜드는 100일 이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코로나 청정국’임을 선포하기도 했었는데요,
조은아: 네, 지난 6월이었죠, ‘코로나 청정국’을 선포한 뉴질랜드에서는 학교와 사업체가 다시 문을 열고 사회적 모임 규제도 해제돼 뉴질랜드인들의 삶이 곧 정상화될 것처럼 보였는데요,
하지만 지난 8월 11일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후 잇따라 감염자들이 나오면서 ‘코로나 청정국’의 위상이 무너졌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자 뉴질랜드 정부는 즉각 오클랜드 지역에 2주 반 동안 3단계 봉쇄조치를 재도입했고 그 외 지역에는 2단계 봉쇄조치를 취했습니다.
자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재확 산 사태는 그 어떤 나라도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맞는 말인 것 같 습니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번 주 2천8백만 명에 육박했고 누적 사망자 수도 9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국가들은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봉쇄조치를 재도입하고 있는데요, 조금 진정세가 보인다고 아직은 안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호주에서는 다른 사람과 적어도 1.5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사는 주와 테러토리의 조치와 모임 인원 규정을 확인하세요.
감기나 독감 등의 증상이 있다면 집에 머물거나 의사 혹은 ‘코로나바이러스 건강 정보’ 핫라인 1800 020 080으로 연락해 검사를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