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란 학생들이 호주 대학들로부터 박사 학위 장학금을 받았음에도 호주 정부로부터 유학생 비자 신청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대학들로부터의 장학금 수령이 확정된 이란 출신 유학생 290명 중 112명이 1년이 넘도록 학생 비자 신청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인 모하마드 레자이 아르다니 씨는 2016년 멜버른에 소재한 스위번 대학교로부터 박사 학위를 이수할 수 있는 전액 장학금을 받았지만, 8개월 동안 내무부의 답변을 기다리다 결국 비자 신청을 철회했다.
올해 34살의 아르다니 씨는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재료 과학(material science) 학위를 마무리 짓고 있다.
아르다니 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인도, 아랍 등 비슷한 나라의 경우 일정 기간 안에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이란 유학생들의 경우 비자를 2년 이상 기다리는 학생들도 있다”라며 “학생의 성격이나 특징에 대한 것이 아니며 국적과 관련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의 인프라스트럭쳐 엔지니어링 센터장인 비잔 사말리 교수는 2년 전에서 12개월 전 사이에 3명의 이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승인했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The Iranian students have launched an online campaign. Source: Supplied
그는 “대부분의 경우 비자 승인이 2주 혹은 길게는 2개월 밖에 걸리지 않지만, 불행하게도 최근 이란 유학생들의 비자 승인은 거의 영원하다고 보일 만큼 오래 걸린다”라고 지적했다.
사말리 교수는 “침묵이야말로 최악의 대답”이라며 이란에 대한 정부 제재를 감안할 때 안보 점검이 비자 승인을 지연시키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06년부터 2010년 사이에 이란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에 제재를 가하게 된다. 2016년 기존 제재 조치는 종료됐지만 특정 활동에 대한 재재 조치는 여전히 시행 중이며 이에 더해 호주는 이란에 자체적인 자율적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말리 교수는 “제재를 통과해야 하고 허가서를 작성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연구 분야에서 군사적 응용과 귀금속 채취가 이뤄지지 않고 서방의 이익에 불리한 것으로 간주될 만한 내용이 없다는 점을 선언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이런 양식들은 일반적으로 대학에 의해 받아들여진다. 최근 들어 극도로 늦어지고 반응이 없는 것은 호주 정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말리 교수는 “학생들이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른다는 이유로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연구 프로젝트가 지연되기 때문에 대학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디킨 대학교의 리 트란 교수는 호주 내 전체 리서치 지원자의 30% 이상을 유학생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의 향후 연구 역량 역시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백신에 대한 연구, 정신 건강에 대한 연구, 의료 부문에 대한 연구는 호주인들의 건강, 웰빙, 생활 수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라며 “호주인들의 복지는 물론이고 발전을 이루는 리서치의 역할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