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워진 SBS 라디오앱을 지금 다운로드하세요. SBS 라디오 앱으로 한국어 프로그램을 청취하는 방법을 알아볼까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호주를 멈춰 세우는 경기” 멜버른 컵이 역사상 처음으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11월 3일 오후 3시 멜버른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열린 160회 멜버른 컵의 우승은 ‘트와이라잇 페이먼트(Twilight Payment)’가 차지했다. 이어서 간발의 차이로 타이거 모스(Tiger Moth)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트와이라잇 페이먼트의 기수인 제예 맥닐(Jye McNeil)은 이날 경기에서 관중이 없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마다 빅토리아 주민들은 11월 첫 번째 주 화요일을 공휴일로 즐기며 오후 3시에 숨을 죽이고 20마리의 경주마에 시선을 집중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멜버른 컵은 여느 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오늘 플레밍턴 경마장에는 기수, 필수적인 직원, 관계자들만 입장할 수 있었고, 시민들은 집과 식당, 공원에서 멜버른 컵을 즐겼다.
한편 팬데믹 상황에서 무관중 경기로 펼쳐진 이번 멜버른 컵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역시 극명하게 나눠졌다.
오랫동안 강력한 봉쇄 조치가 내려졌던 멜버른에서 규제 완화가 이뤄지고 첫 번째 대형 이벤트가 치러진다는 점에서 축하의 메시지도 있었지만, 연이은 동물 학대 논쟁으로 멜버른 컵 재개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호주공영방송 ABC와 인터뷰를 한 매튜 씨는 “힘든 한 해 였고 모든 사람들에게 기운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스포츠 이벤트가 필요하다. 호주는 항상 스포츠로 단결해 왔고 지금이 바로 우리에게 좋은 무언가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지만, 알리스 씨는 “멜버른 컵과 함께 떠오르는 동물 학대, 도박, 가정 폭력에 대한 문제를 생각할 때 나는 이 이벤트를 반대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동물윤리적대우협회(PETA)와 경주마보호연대(CPR)의 시위대는 멜버른 컵을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