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대법원 판결로 선거 패배를 무효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바램이 꺾이자 수천 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토요일 워싱턴과 일부 도시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백인 민족주의·남성우월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를 포함한 시위대 수천 명은 “(트럼프 대통령) 4년 더”를 외치며 조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일부 지역에서는 트럼프 지지 시위대와 반대 시위자 간 대립이 폭력으로 번졌으며, 최소 4명이 칼에 찔리는 난투극도 벌어졌다. 경찰은 1명이 총상을 입은 워싱턴 올림피아 집회를 폭동으로 선포했다.
소셜 네트워크에 올라온 올림피아 시위 영상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반대 시위대 사람이 트럼프 깃발을 흔드는 친 트럼프 시위대를 향해 나아가던 중 한 발의 총성이 들렸다. 총성 소리가 난 후 반대 시위자 중 한 명이 땅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 보이고 다른 이들이 구조를 요청하는 모습이 보인다. 또한 총을 든 남성이 현장에서 달려 나와 빨간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도 발견됐다.
Donald Trump supporters react to a speech by Alex Jones during a protest in Washington, DC, on 12 December. Source: Getty Images
크리스 로프티스 워싱턴주 순찰대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2명이 구속됐지만 총에 맞은 사람의 상태 등 아직 구제적인 총격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 '마린 원' 헬리콥터를 타고 육·해군사관학교 미식축구 대항전에 참가하기 위해 시위 현장 상공을 지나갔다. 헬기가 시위대의 머리 위를 지나가자 시위대는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앞선 1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대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이 경합 4개주의 개표 결과를 무효로 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 주였던 4곳의 결과가 무효가 될 경우 바이든이 선거인단 과반을 맞추지 못하는 점을 노렸지만 대법원은 소송 제기 3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을 기각하는 결론을 내렸다.
Protesters and counter-protesters stand off near Black Lives Matter Plaza on 12 December in Washington, DC. Source: Getty Images
이런 가운데 각 주의 대선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선출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이 14일 워싱턴에서 최종 투표를 할 예정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306명을 확보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