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 주정부가 또다시 변경된 정책을 발표하며 2월 5일부터 온정적인 이유로 서호주주를 방문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주경계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민자 사회의 일부 구성원들은 “실망스러운 조치”라며 본인들은 어떠한 고려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영국 출생의 라켈 슈워츠-영 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다른 주에 있는 가족들과 재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이다. 우리는 같은 사람으로 분류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슈워츠-영 씨는 아내 다르시와 14개월 된 아들 이단과 함께 퍼스에서 살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두 번 지나가는 동안 슈워츠-영 씨와 아내는 영국과 미국에 있는 가족들을 한 번도 퍼스로 초대하지 못했다.
슈워츠-영 씨는 “아들이 14개월이 됐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조부모님을 만난 적이 없다. 아들이 2살이 되기 전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이를 볼 수 있을까? 나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서호주 주정부가 2월 5일에 주경계를 개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슈워츠-영 씨의 가족들은 퍼스에 있는 손자를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마크 맥고완 서호주 주총리는 주경계 개방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논란이 이어지자 서호주 주정부는 또다시 변경된 주경계 정책을 발표하며 온정적인 이유에 따라 일부 사람들이 엄격한 조건 하에서 서호주주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호주 방문을 위해서는 가족 등 입경 조건을 갖춰야 하며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도착 24시간 전에 나온 신속항원검사 음성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또한 도착 후 14일간 자가 격리를 실시해야 하며, 도착 후 48시간 안에 PCR 검사를 받겠다는 데 동의해야 한다. 이들은 도착 후 12일 차에도 다시 한번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슈워츠-영 씨는 다른 주에서 서호주주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일부 길이 열렸음에도 이민자 공동체의 해외 거주 부모들은 잊혀 버렸다고 직격했다.
슈워츠-영 씨는 “정부가 무엇을 하려는지는 이해하지만 가족들의 재결합에 대한 계획도 없이 시작일을 그저 취소해 버리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아무것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해외에 가족이 있는 호주인들이 전혀 고려 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퍼스에 사는 스테이시 브림슨 씨도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경한 정책이 확장됨에 따라 가족들이 또다시 완전한 오리무중에 빠졌다”라고 말했다.
영국에 있는 브림슨 씨의 부모도 1살 된 아기를 처음으로 보기 위해 2월에 퍼스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Stacey Brimson and her family. Source: Supplied
브림슨 씨는 “이렇게 향수병에 걸려본 적이 없다. 너무나 절망적이다”라며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브림슨 씨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딸과 함께 영국을 방문할 생각도 했지만 다시 퍼스로 돌아올 수 있을지가 염려돼 이 또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서호주 주정부의 대변인은 “서호주주는 팬데믹 기간 동안 의료 조언을 따라왔으며 이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파괴적인 영향으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