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중국과 호주 양국 관계 악화에 호주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하고 나선 가운데 호주 정부는 중국에 사과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긴 불만 리스트를 내놓으며 양국 간의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호주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호주가 외교 정책을 수립하는 데 미국의 요구에 따라 행동했다는 비난을 일축하며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리슨 총리는 목요일 세븐 네트워크에 출연해 “호주는 주권국이다. 우리의 국익에 따라 스스로 결정한다”라고 강조했다.
모리슨 총리는 중국 대사관의 비공식 문건에서 “호주가 인권 유린 문제에 목소리를 낸것을 문제 삼고 있고, 중국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을 한 정치인과 언론을 비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모리슨 총리는 “만약 이것들이 우리의 관계를 긴장토록 유발한 원인이라면 그것은 호주가 호주답게 보이는 긴장감”이라며 “우리는 항상 호주다울 것이며 우리의 이익과 가치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모리슨 호주 총리는 1박 2일간의 일본 방문 일정을 통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 자위대와 호주군의 '공동훈련 등에 관한 원활화 협정'(RAA)을 체결했다.
호주와 일본은 동·남중국해 등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에 맞서는 4개국 동맹체인 '쿼드'(Quad)를 이루는 두 축이며, 쿼드에는 호주와 일본 외에 미국과 인도가 참여하고 있다.
호주와 일본이 양국 군대의 공동 훈련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자 중국 외교부는 기자 브리핑을 통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 당국자는 나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분노하고 있다. 중국을 적으로 만들면 중국은 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베이징의 관리들이 분쟁 해결을 위해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 관계 악화의 책임은 호주에 있다며 “누가 말썽을 일으켰든 간에 그것을 끝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양국 관계 쇠퇴의 핵심을 호주 측이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라며 “호주 측이 상호 신뢰와 협력을 개선하고 양국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China has hit back in response to a Five Eyes statement criticising its Hong Kong policy. Source: AAP
한편 사이먼 버밍엄 연방 통상장관은 목요일 ABC방송에 출연해 “통신망 보호를 위해 호주가 국익을 위한 외국인 투자법을 갖고 있는 점을 사과할 생각이 없다”라며 “이 모든 일들에 대해 우리는 차별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진행을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방 정부는 국가 안보에 중요한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법을 전면 개편하고, 기술, 통신, 에너지 분야의 해외 입찰 시 검증을 한층 강화하는 내용을 올해 발표한 바 있다.
외국인 투자법이 전면 개편되면 중국과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이라는 주장에 피터 더튼 내무 장관은 이 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버밍엄 장관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제기되는 주장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할 일은 호주의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중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상호 관계를 중시한다. 우리는 상호 이익의 영역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추구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