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 전 주중 대사 “중국과의 관계 재설정, 바이든에게만 의존할 수 없다”

제프 라비 전 주중 대사가 호주와 중국의 관계를 재설정하기 위해 “호주가 바이든 대통령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Former Australian ambassador to China Geoff Raby.

Former Australian ambassador to China Geoff Raby. Source: AAP

호주와 중국의 외교적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중국과의 긴장 관계 재설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프 라비 전 중국 주재 호주 대사는 수요일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악화 일로에 빠진 중국과의 관계에서 제시된 도전에 대해 연설했다.

무역과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분쟁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그동안 호주 정부가 미국을 대표해 행동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출해 왔다.
Mr Raby says Australia must make a choice about the future direction of the relationship with China.
Mr Raby says Australia must make a choice about the future direction of the relationship with China. Source: AAP
라비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욱 미묘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접근법이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회로 차단기(circuit breaker)’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라비 전 대사는 “다시 맞추고, 다시 관계를 맺고, 관계를 재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라비 전 대사는 리더십의 변화 만으로 긴장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같은 디스토피아(dystopian: 반(反)이상향)적 외교 지형을 헤쳐나갈 방법을 찾고자 한다면, 실제적으로 이 지역에서 힘이 약해지고 있는 미국에만 우리를 붙들어 놓지 않으려면, 외교 분야에 엄청난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글로벌 조사를 추진한 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라비 전 대사는 “불쾌하다는 판단을 하게 한” 조사 요구가 중국의 “늑대 전사 외교’와 “경제적 강압”의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5월 호주산 보리에 관세를 때렸고, 8월에는 호주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으며, 호주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호주와 중국간의 외교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도 몇 달째 고위 정부 각료들이 중국 정부 각료들과 접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비 전 대사는 호주가 중국을 전략적 경쟁국으로 보는지 아니면 협력 파트너로 보는지에 대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협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기본적으로 전략적 경쟁의 길을 걷고 있다”라며, 인권에 대한 싸움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목소리를 낼 때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비 전 대사는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큰 목소리로 말하는 가가 아닌 결과물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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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11 November 2020 5:07pm
By Tom Stayner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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