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가명) 씨와 그녀의 어린 두 자녀들은 중동 분쟁 상황에서 탈출해 난민 신분으로 호주로 오며 밝은 미래를 꿈꿔왔다.
하지만 엠마 씨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기로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고, 결국 난민지원 단체의 도움이 없으면 노숙자가 될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장과 임대료, 모든 것이 없을 뿐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왔다”라며 “살려고 노력하지만 내가 뭘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엠마 씨는 지난해 말 중동에서 호주로 왔으며 이후 호주에서 일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하지만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그녀가 일자리를 찾는 것은 더욱 힘들어졌다.
엠마 씨는 “이런 상황에 놓여있지 않다면 100% 일을 하고 아이들을 부양했을 것”이라며 “나는 아이의 엄마이고 아직 젊다.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엠마 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호주난민위원회가 의뢰한 새로운 학술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경제 침체로 인해 1만 9천 명의 난민과 난민 희망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고, 이중 상당수가 노숙자가 될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난민과 난민 희망자들 상당수는 정부가 지원하는 ‘구직 수당(JobSeeker.)’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시드니에 있는 한 지방 정부 지역 사례를 연구하고 수치를 모델링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난민과 난민 희망자의 실업률은 기존의 19.3%에서 41.8%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 안전망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들 집단의 노숙자 비율은 12%나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가운데 호주난민위원회의 레베카 에카드 정책 및 연구 책임 디렉터는 “노숙자 발생으로 인한 결과로 주정부와 테러토리 정부에 연간 1억 8천만 달러가 넘는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에서 난민 자격을 희망하는 사람과 난민 배경을 지닌 사람들은 호주 내 다른 사람들이 겪고 있는 동일한 장벽에 직면해 있지만 이들에게는 뒤로 물러설 수 있는 안전망이 없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지역 사회에서 지지를 받고 있고 복원력을 보여왔다. 난민 배경을 지닌 사람들은 일하길 원하며, 이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이 다시 일어설 때까지 기본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