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원주민 보이스 국민투표 10월 14일
-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 찬성 시 Yes, 반대 시 No 기입
주양중 프로듀서(이하 진행자): 호주연방의회 내의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이번 주 토요일, 10월 14일에 진행됩니다. 이미 사전 투표가 한창이기 때문에 아마 청취자 여러분 중에는 이미 투표를 마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SBS 한국어 프로그램이 국민투표를 앞두고 호주 한인사회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지난 8월에도 한인 사회 청년층, 중장년층,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 바가 있는데요, 국민 투표를 코앞에 두고 한인 사회 유권자들의 생각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지? 취재를 다녀온 박성일 프로듀서와 점검해 보겠습니다. 박성일 프로듀서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성일 프로듀서(이하 박성일):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보이스 설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드디어 이번 주 토요일 진행이 됩니다. 국민 투표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찬성 측과 반대 측 캠페인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호주 한인 사회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지난주에 거리로 직접 나가 시민들을 만나봤다고요?
박성일: 네, 지난주 목요일 쇼핑센터와 한인 마트, 한인 식당들이 밀집해 있는 채스우드 거리에 나가서 한인 유권자들을 만나봤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방두순 씨는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을 찬성한다고 말했는데요, 먼저 방두순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방두순: 저는 그들의 주장에도 합리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찬성을 선택했습니다. 호주는 원래 그분들의 땅이었는데, 이제 새로운 사람들이 와서, 물론 그분들과 함께 발전하고 또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공유하면서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는데요. 그분들만의 억울함도 있을테고, 또 그분들만의 권리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이해를 하기 때문에, 더불어 사는 세상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면서 이해하고 또 함께라는 이미지를 표출해 나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찬성을 선택했습니다.
박성일: 네, 호주는 원래 원주민들의 땅이었고 원주민들만의 억울함도 있을 것이기에 헌법기구 보이스가 설립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셨고요, 계속해서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을 반대하는 나라 씨의 이야기도 들어보겠습니다.
나라(가명): 이곳 호주는 여러 인종들이 모여서 사는 나라인데 이건 원주민만을 위한 특별한 법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렇게 하면 소수 민족들에게는 별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원주민들을 위한 법이고 이 나라 땅이 원주민들의 땅인 건 사실이지만 여러 소수 민족 입장에서는 좋은 영향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대입니다.
박성일: 나라 씨는 호주가 원래 원주민의 땅이었던 건 맞지만 지금은 여러 인종들이 함께 모여사는 나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원주민 만을 위한 특별한 법을 만드는 것이 소수 민족에게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진행자: 저희가 지난 몇 주 동안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에 대한 특집 방송을 하면서 호주 사회의 다양한 찬반 의견을 전해드렸는데요, 한인 사회에서 나오는 목소리 역시 호주 전체 사회의 찬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성일: 그렇습니다. 보이스 설립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멜버른의 배혁수 변호사는 호주에는 500개 이상의 원주민 부족이 있다며, 보이스가 설립된다고 하더라도 500개가 넘는 이들 원주민 부족의 각기 다른 목소리를 하나로 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계속해서 배혁수 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배혁수 변호사: 호주 원주민은 균일한 사회가 아닙니다. 500개 이상의 부족이 있고 88만 명이 넘습니다. 서로의 성향과 문화도 너무 다른데 과연 보이스라는 기관이 정말 원주민들을 대표하고 대변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다면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가능할까요? 거기에 대한 디테일은 전혀 없습니다.
진행자: 네, 궁금한 내용이 많은데 아직까지 디테일이 전혀 없다… 이번 보이스 국민투표와 관련해서 야당 측의 주된 공격 재료가 됐던 말인데요, 배혁수 변호사도 그 점을 지적하고 있군요.
박성일: 그렇습니다. 앤소니 알바니지 연방 총리는 책임성 보장을 위해서 보이스 구성원들이 정해진 기간동안 활동하게 될 것이고, 성별 균형이 이뤄질 것이고 청년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고요. 모든 주와 테러토리의 대표자들이 참여할 것이고 특정한 외딴 지역의 대표자도 포함될 것이라며 “국민투표가 실시된 후 호주 전역의 원주민 지도자들과 협의 과정을 거쳐서 보이스 디자인을 정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유당 연립과 반대 측은 보이스에 대한 세부 사항이 부족하다는 점을 꾸준히 비판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2 주 전에 호주한인변호사협회가 SBS 한국어 프로그램에 보이스 국민투표 관련 호주한인변호사협회 임원진의 지지문을 보내왔는데요. 지난주 호주한인변호사협회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송종혁 검사를 직접 만났다고요?
박성일: 네, 송종혁 검사는 호주연방 검찰청의 검사이면서 호주한인변호사협회의 총무를 맡고 있는데요, 이번에 협회가 지지문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들어봤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송종혁: “ 헌법에 보이스 섹션을 추가되는 것이 굉장히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울루루 성명서 정신대로 호주의 원주민과 토레스해협 군도민들이 진정으로 호주의 첫 주민이라는 사실을 헌법에 인정하는 것으로 호주 역사의 중요한 부분이고 또 공정하기 때문입니다.
보이스라는 자문기관이 있음으로써 원주민과 토레스해협 군도민들이 중요한 이슈와 여러 문제들을 더 효과적으로 토의할 수 있는 중요한 채널이 될 수 있습니다.”
보이스가 합리적인 이유는 투표로 뽑힌 의회를 통제하거나 자체적으로 법률 제정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자문 기관이기 때문이죠. 보이스가 또 하나의 압력단체가 되거나 의사결정 기구가 되어서 국가 여론을 분열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보이스가 합리적인 제안을 의회에 함으로써 밸런스 역할을 할 수 있죠.송종혁 검사 (호주한인변호사협회 총무)
그래서 저와 호주 한인변호사협회는 보이스가 설립되는 것이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 많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행자: 송종혁 검사는 보이스가 호주 원주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 정부에 조언을 할 뿐이지, 의회에서 통과된 법률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국론을 분열시킬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송종혁 검사가 이야기한 것 중에 울루루 성명에 대한 부분이 있었는데, 여러 번 저희 방송을 통해서 말씀드렸지만 울루루 성명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분이 아직도 계실 것 같은데요?
박성일: 네, 울루루 성명서는 원주민 대변기구 보이스 창설 제안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7년 5월 원주민 단체 대표와 사회학자, 역사 학자들이 노던 테러토리 울루루에서 성명서를 채택한 건데요. 이 성명서에는 “원주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법과 정책 채택에서 원주민들의 입장을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헌법개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고요 “헌법개정은 호주를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라는 내용이 부각돼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금까지 호주한인변호사협회의 이야기를 들어 봤고요, 반대 측 한인 법조인의 의견도 궁금한데요?
박성일: 네, 지난 주말 멜버른에서 활동하는 배혁수 변호사로부터 보이스 국민투표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배혁수: 현재 호주에는 수많은 원주민을 대변하는 기관과 단체가 존재합니다. 특히 원주민 지역 소재 토지 문제에 있어서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들과 협상 및 협의 없이는 어떤 일도 진행될 수가 없습니다. 현재 원주민 출신의 국회의원은 총 26명이 있습니다. 이는 전체 좌석 대비 3% 이상을 차지합니다. 노던 테러토리의 경우에는 원주민 국회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24%입니다.
국회를 구성하고 있는 의원이 인구 대비 충분히 있는데, 과연 헌법 개정을 통해 국회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게 필요한 조치일까요? 정말 이 보이스를 통해서 우리가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어떤 게 있을까요?
1967년 시행되었던 호주 국민투표에서 원주민들을 배제하는 모든 조항이 폐지되었습니다. 그 헌법 개정은 매우 선진적인 결정이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모든 호주인은 헌법에서 모두가 동일하고 평등하게 대우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보이스는 소수의 기득권을 생성하고 원주민이 아닌 호주인들을 역차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배혁수 변호사
박성일: 네, 배혁수 변호사는 모든 호주인들이 이미 헌법을 통해서 동일하고 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의견이 이처럼 다른 만큼 결국 호주 한인 유권자들이 이번 주 토요일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이번 주 토요일이 국민투표일입니다. 국민 투표 문항은 “원주민 및 토레스해협군도민 대변 기구 '보이스' 설립을 통해 호주 첫 주민들의 지위 인정을 위한 헌법 개정 관련 법안 제안: 제안된 개정안을 지지하십니까?”이고요, 투표용지에는 영어로 찬성을 표시하는 “Yes” 혹은 반대를 표시하는 “No”를 적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투표 결과는 언제쯤 확인할 수 있을까요?
박성일: 네, 이번 주 토요일 국민투표가 시작되고 저녁부터 사전 투표용지에 대한 집계가 시작됩니다. 호주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일 밤이 지난 후 결과를 아는 데 최대 13일이 걸릴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물론 그보다 훨씬 빨리 결과를 알 수도 있습니다. 투표 결과가 일방적이라면 몇 시간 만에 투표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요, 언론사들은 집계된 표를 바탕으로 확정적인 보도를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연방 총선과 마찬가지로 결정적인 결과를 확인하는 데 며칠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알겠습니다. 원주민 헌법 기구 보이스 설립에 대한 투표 결과, 언제쯤 그 결과가 나올지는 현재로서 정확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그 결과를 만드는 사람은 바로 유권자 여러분이라는 점입니다. 토요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점검해 봤습니다. 박성일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박성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