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호주 내 학자들의 온라인 포럼공간인 더 컨버세이션과 호주경제학회(Economic Society of Australia)가 49명의 호주의 대표적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공동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오는 10월 6일 발표될 연방 예산안에 앞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는 49명의 경제학자들에게 향후 2년 동안 호주 경기부양에 효과적인 13가지 방안에 등급을 매길 것을 요청했는데요,
제시된 이들 13가지 경기부양책에는 뉴스타트(Newstart)로 불렸던 구직수당 잡시커(JobSeeker)의 영구적 인상, 임금 보조금 정책인 잡키퍼(JobKeeper)의 지속적 연장, 각 가정에 대한 일회성 현금 보조금 지급,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개인소득세 인하 조치의 조기 시행 및 법인세 감면 등이 포함됐습니다.
오늘은 이에 대해 자세히 다룬 더컨버세이션의 기사 내용을 분석해 보는 시간 마련합니다.
진행자: 조사에 참여한 각각의 경제학자들에게 주어진 13가지 경기부양 방안이 제시된 순서는 모두 달랐는데요, 그 만큼 각각의 옵션에 대해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호주의 대표적 경제 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는데요, 어떤 분야의 경제학자들이었나요?
조은아: 네, 이 조사는 미시 경제학, 거시 경제학, 경제 모델링 및 공공정책 부문의 호주의 대표적 경제학자 4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들 중에는 전현직 정부 자문관들, 법제정기관의 전 수장들과 호주중앙은행 이사회 전 멤버 등 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이들 경제학자들에게 13가지 방안이 제시됐고 이 중 코로나발 경기침체 해법이 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경기부양 방안 4가지를 선택할 것이 요구됐는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방안은 무엇이었나요?
조은아: 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경기부양 방안은 공공임대주택(social housing) 공급 확대를 위한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는데요, 응답자의 55%가 이 옵션을 선택했습니다.
모나시 대학의 리사 카메론 계량경제학자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예산은 경기를 부양하는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로잡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가치있는 일이자 건설부문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뿐더러 장기적으로는 무주택자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방안은 구직수당의 영구 인상이었죠?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경기부양 방안은 구직수당인 잡시커(JobSeeker)의 영구적 인상입니다. 응답자의 51%가 선택한 옵션인데요. 잡시커는 아시다시피 앞서 뉴스타트(Newstart)로 불리던 구직수당입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 보조금이 구직수당에 보태져 지급돼 왔지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보조금이 300달러 줄어들었어요.
조은아: 네, 그렇죠. 연방정부는 코로나19로 영향받은 국민을 위해 9월 25일 전까지 코로나바이러스 보조금, 2주당 550달러를 구직수당(JobSeeker)외에도 청년수당(Youth Allowance), 학업수당(Austudy), 양육수당(parenting payment), 농가 지원 수당(Farm Household Allowance) 등 복지수당에 더해 지급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25일부터 이 코로나바이러스 보조금이 2주당 250달러로 감액됐고 12월 31일까지 지급되는데요, 아직 그 연장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진행자: 구직수당으로 불리던 기존의 뉴스타트는 오랫동안 인상돼 오지 않아 많은 논란이 있어 왔었는데요.
조은아: 네, 정확한 지적이신데요, 멜버른 대학의 존 프리베언 경제학자는 1993년 이래 실제 구직수당이 인상된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구직수당에 의존하는 이들 중 다수가 빈곤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구직수당이 인상될 경우 그 인상분은 저축에 쓰이기 보다는 지출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소비 진작으로 이어져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세 번째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방안은 교육과 기술훈련에 대한 더 많은 재정 지원이었는데요.
조은아: 네, 응답자의 45%가 교육과 기술훈련에 대한 재정 지원이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플린더스 대학의 노동시장 전문가 수 리차드슨 박사는 교육은 노동 집약 부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고용률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일자리를 잃은 젊은이들에게 구직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매튜 버틀린 남호주생산성위원회 위원장은 대학들에 학비로 인한 소득이 줄어든다는 것은 대학들의 연구 보조금이 적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학 연구에 직접적으로 재정 보조를 하는 방법의 하나로 대학의 응용 프로젝트에 대한 경쟁을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진행자: 네 번째로 많은 지지를 받은 경기부양 방안은 인프라에 대한 투자였죠?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 중 41%가 인프라 투자가 경기부양을 이끌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미국은 대공황 시기 후버댐(Hoover Dam) 건설로 일자리 해법을 찾은 바 있습니다. 후버댐 건설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기부양 효과를 냈었는데 당시 2만1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었습니다. 일부 호주 경제학자들은 이와 같은 대규모 국가 인프라 프로젝트를 검토할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시드니 대학의 스테파니 쉬러 박사는 “호주에 대형 댐을 건설하거나, 베를린필하모니와 같이 시드니 교향악단의 상주 콘서트홀을 짓거나, 국립공원 확장 또는 호주 전역에 친환경 녹색도서관을 지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시드니하버브리지(Sydney Harbour Bridge) 역시 대공황 기간 완성됐는데요, 이같은 프로젝트가 일자리와 경기부양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것 같네요. 현재 정부는 일자리지키기 잡키퍼를 연장한 상태인데 이 방안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입장은 어떤가요?

One new community COVID-19 case recorded in NSW as authorities hunt mystery source of infection. Source: AAP Image/Dean Lewins
조은아: 네, 임금 보조금 정책인 잡키퍼(JobKeepe)의 종료 시점을 넘긴 연장에 대해, 조사에 응한 경제학자들 35%가 이를 지지했습니다. 또한 사업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즉각적 자산 감가상각 혜택 확대는 29%의 지지를 받아 앞서 말씀드린 방안들과 비교하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양질의 노인요양을 위한 재정지원과 차일드케어 보조금 인상은 각각 31%와 29%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차일드케어 보조금이 다른 방식으로 지원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워릭 맥키빈 경제모델분석관(Economic modeller)은 차일드케어에 대한 재정지원은 보조금의 형식이 아닌 수입에 기반해 상환하는 소득연계형상환방식대출 (income-contingent loans)을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연방정부의 소득세 인하 조치의 조기 실행은 생각보다 많은 지지를 받지 못했어요.
조은아: 네, 2022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2단계 소득세 인하 조치를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과 각 가정에 일회성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은 비교적 지지율이 적어 각각 20%와 16%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언뜻 생각하기에는 개인소득세 인하로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이 더 많아지면 소비 진작으로 이어져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왜 이번 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지지하지 않은 걸까요?
조은아: 네, 저도 좀 궁금했었는데요, 사울 이슬레이크 경제학자는 소득세 인하 조치를 조기에 실행하면 사람들의 주머니 속에 돈을 추가적으로 넣어 준다는 연방 재무장관의 말에는 동의하지만 특히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경우 세금 감면으로 얻게 된 돈이 소비활동에 사용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즉 연방정부의 개인소득세 인하 조치가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중저소득층이 아닌 고소득층에게 더 혜택이 많은데 이 경우 고소득층의 소비 패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현금 보조금 지급도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선호도가 낮았어요.
조은아: 네, 그렇게 조사됐는데요, 아시다시피 코로나19발 경기침체로 재정난에 처한 가정을 돕기 위해 현금 보조금이 지급됐었습니다. 이슬레이크 경제학자는 현금 조보금을 또 지급하기 보다는 각 가정들에 일정 기간, 사용 기간에 제한이 있는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이 경기부양에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봉쇄기간 상당한 타격을 받은 관광업계나 예술 부문에 사용될 수 상품권을 발행하거나 차일드케어 또는 새로운 기술 훈련과 같은 가치있는 목적에 사용될 상품권이 경기부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지입니다.
진행자: 법인세 인하의 경우는 어땠나요?
조은아: 경제학자들은 법인세 인하 역시 경기부양에 그다지 효과적일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는데요, 법인세 인하 조치는 아시다시피 말콤 턴불 전 연방총리가 일자리와 경제 성장의 핵심 방안으로 그 장점을 내세우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 응한 49명의 경제학자 중 단 6명만 법인세 인하가 경기부양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꼽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사에서 제시된 13가지 경기부양책 중 가장 인기 없었던 방안은 무엇이었나요?
조은아: 네, 화석연료 중 탄소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천연가스 사용 증진을 위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방안으로 단 2명의 경제학자만 이를 지지했는데요, 이는 신재생에너지를 지지한 경제학자들이 13명이었던 점과 비교됩니다.
진행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더컨버세이션과 호주경제학회가 49명의 호주의 대표적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효과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공동 조사의 결과를 알아봤습니다. 조은아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