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멜버른 대학교는 ‘호주의 아시아 커뮤니티에 대한 효과적인 코로나19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설문 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설문 조사는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신원선 교수님 그리고 한국학과의 송지영 교수님이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나혜인 프로듀서가 신원선 교수님과 이번 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 이야기 나눠봅니다.
Highlight
- '호주의 아시아 커뮤니티에 대한 효과적인 코로나19 커뮤니케이션' 설문 조사는 멜버른 대학교의 한국계 교수인 신원선, 송지영 교수의 첫 공동 연구
- 호주 내 아시아인들의 매체 이용과 신뢰도, 정부에 대한 신뢰도, 글로벌 팬데믹 대처에 대한 첫 조사라는 의의
- 국내 아시아인들은 다중 언어로 된 소수민족 매체보다 영어로 된 메인스트림 매체를 선호함
- 영어로 된 온라인 설문조사로 실시돼 주요 다중 언어 사용자들의 의견은 반영 안된 한계성 지님
나혜인 피디: 멜버른 대학교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학부 Senior Lecturer이신 신원선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신원선 교수: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나혜인 피디: 저희 SBS 한국어 프로그램 청취자 여러분들과는 오늘 처음 인사를 드리실 것 같은데요. 간단한 소개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원선 교수: 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소개해 주신 대로 저는 멜버른 대학교 School of Culture and Communication에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관련 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멜버른 대학교에는 2016년에 조인했고요. 그전에 6년간 싱가포르의 NTU라고 불리는 남양 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스쿨에서 조교수로 일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디지털 미디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광고,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등이고요. 현재 멜버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에서 부 학과장을 맡고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최근 멜버른 대학교 송지영 교수님과 같이 발표하신 ‘호주의 아시아 커뮤니티에 대한 효과적인 코로나19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 결과 아주 흥미롭게 봤습니다. 호주 내에서 아시아인으로 스스로를 규정한 432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셨는데요. 먼저, 어떻게 이 조사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Dr Wonsun Shin, Senior Lecturer In Media & Communications/Culture and Communication/The University of Melbourne Source: Dr Wonsun Shin
신원선 교수: 네. 좀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제 평소 주 연구 관심사는 청소년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그들의 디지털, 미디어 사용 등입니다. 제 연구 주제들에 대한 관심은 사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는 위치에서 시작됐는데요. 사실 전 제 주변이나 저의 처지, 아니면 저를 둘러싼 환경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에요. 근데 코로나가 오고 작년 초 중순 쯤 호주에서 벌어진 일련의 동양인들을 향한 공격들을 듣고, 저 자신도 아시아인으로써 왠지 위축되는 느낌도 들면서 호주에 사는 저 자신, 아시아인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보게 됐어요. 그래서 제 자신과 환경에 대해서 새로운 리서치를 해 보고 싶었고요. 그래서 아시아인들이 글로벌 팬데믹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고 어떤 정보를 어떻게 얻고 미디어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었고요. 근데 제가 아시안 연구의 전문가는 아닌 관계로 아시안 연구와 국제관계 전문가인 멜버른 대의 송지영 교수님과 협업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저희 두 사람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이 설문 조사를 실시하게 됐습니다.
나혜인 피디: 설문 조사를 통해서는 어떤 내용이 파악됐나요?
신원선 교수: 네. 먼저 호주 내의 아시아인들이 코비드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매체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전반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매체로는 abc 뉴스, 9 뉴스, The Age 등의 호주 메인 스트림 미디어로 나타났고요. 자국 언어로 제공되는 뉴스 매체나 소셜 미디어에 대한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호주 정착 기간이 다소 선호두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최근 10년에 호주에 이주한 사람들이 그 보다 오래전에 정착한 사람들에 비해서 다중 언어로 된 정보원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더 의지하는 경향도 보였고요. 또 다른 중요한 내용은 호주의 아시아인들이 대체적으로 호주 정부에 대해서 높은 신뢰를 보여준다는 점이었어요. 다수의 응답자들이 호주 정부로부터 나오는 코로나 정책 관련 정보에 대해서 높은 신뢰도를 보였고요. 또한 50%가 넘는 응답자들이 주 정부에서 개발한 코비드 세이프 모바일 앱을 다운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호주 전반에서 코비드 세이프 앱을 다운로드받은 수치 즉, 40%를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그에 반해 정보원으로써의 소수 민족 매체에 대한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호주의 아시아인들은 개인의 권리보다 공중보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고요. 이런 개인보다 사회를 더 중시하는 경향은 이분들이 코비드 세이프 앱을 다운 받은 이유에서도 드러납니다. 66%의 응답자가 코비드 세이프 앱을 다운 받은 이유중의 하나로 ‘더 광범위한 커뮤니티에 대한 책임의식’이라고 밝혔는데, 이 수치는 ‘자기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앱을 다운 받았다’라고 한 빈도보다 조금 더 높았습니다.
나혜인 피디: 그런데 이 조사 내용이 과연 저희 한인 커뮤니티의 상황과는 얼마나 부합할지도 궁금한데요. 조사에 참여하신 응답자들을 보니 약 80.1%가 해외에서 출생했고, 29.9%는 중국계, 그리고 22.7%가 인도계라고 답했습니다. 우리 한인 분들의 참여는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어느 정도였습니까?
신원선 교수: 약 2.5%의 응답자가 스스로 한인이라고 밝혔습니다. 굉장히 낮은 참여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 가지 말씀드려야 할 것은 이번 설문 조사는 컬트릭스라는 메인 스트림 여론 조사 기관에 의해 실시됐고요. 영어로 실시됐어요. 한인은 아시아계 호주인들 중에서 대표성이 낮은 소수민족에 속하고, 그중에서도 소득이나 영어 실력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낮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아쉽게도 이번 조사에 잡히지 않았고 참여도도 낮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나혜인 피디: 사실 응답자분들을 보면 말씀하셨던 것 처럼 67.8%가 대학 졸업자라고 답변을 했고, 세전 가구 중위 소득이 $7만 5000-$9만 으로 고학력, 그리고 나름 고소득자가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실업률이 호주 평균보다 높고 영어 능력이 부족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던 센서스 인구 조사에서 반영된 아시아 이민사회의 특징, 특히 우리 한인 커뮤니티의 현실과는 좀 판이한 것 같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렇게 센서스에서 조사된 사항들을 고려한다면, 이번 연구 결과, ‘영어로 된 전통적인 매체를 각 언어로 된 매체보다 훨씬 더 선호한다’라는 부분은 우리 한인 사회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신원선 교수: 먼저 말씀하신 주급은 저희가 센서스 데이터를 다시 확인해본 결과 개인 소득이고요. 저희 여론에서 물었던 건 가게 소득이라 더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교육수준으로 보면 사실 온라인 서베이가 고 학력자를 좀 많이 포함하는 경향이 있기도 해요. 한편으로 재호한인들 중에서 학위 취득자가 40%에 육박하는데, 이는 호주 평균 22%보다는 굉장히 높은 수치죠. 근데 소득이 낮은 편인 이유는 영어 실력이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해 봅니다. 예를 들어서 호주에 거주하는 인도인들 같은 경우에는 대졸자가 58%정도인데 주급 평균은 $785 정도라고 하거든요. 또한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여론 조사는 스스로 아시아인으로 규정하는 호주 거주인을 대상으로 영어로 실시된지라 영어 능력이 우수한 호주의 아시아인들의 목소리가 더 강하게 반영된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저희의 연구 결과를 우리 한인 사회에 그대로 적용하는데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혜인 피디: 그렇다면 이 조사가 영어로 진행됐다는 부분이 더 강조됐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신원선 교수: 네 맞습니다. 그 부분을 확실히 써 넣었어야 하는데, 저희가 그 부분을 확실히 써 놓지 않은 것 같아요.
나혜인 피디: 그렇다면 이번 응답 결과에서 저희가 특별히 중요하게 봐야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The COVID-19 pandemic has seen a spike in racist incidents. Source: AAP
신원선 교수: 제가 좀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연구에서 최근 10년에 호주에 이주한 사람들이 그 보다 오래 정착한 사람들에 비해서 다중언어로 된 정보원이나 주변 사람에 대해서 더 의지하는 경향을 보였고. 정착 기간과 언어 실력이 상호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재호 한인들은 모국어로 된 정보에 좀 더 의존하지 않을까 추측을 했고요. 또 저희 이번의 리서치는 좀 크게 말해서 현재 호주의 아시안 커뮤니티가 경험하는 코비드 상황과 정보 사용에 대한 하나의 단면으로 봐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호주의 아시아 커뮤니티가 참 다양하죠. 본 연구는 메인스트림 여론조사 기관이 잡을 수 있는 아시아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반영했고요. 그들의 매체 이용과 신뢰도, 정부에 대한 생각, 더 나아가서 글로벌 팬데믹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명해 봤는데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호주가 다문화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각 문화의 목소리,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이런 글로벌 팬데믹을 대처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면이 굉장히 많아요.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저희의 여론조사는 다문화 사회의 목소리를 전하는 중요한 첫 걸음 중 하나가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나혜인 피디: 말씀하셨던 것처럼 다문화 사회의 한 단면으로 이해해 달라고 하셨는데요. 조금 안타까운 것은 좀 더 다양한 다문화 사회의 목소리가 들어갔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앞서서도 언급이 됐지만 영어가 아닌 각 언어로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라는 좀 이런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신원선 교수: 네 좋은 지적이십니다. 사실 어떤 여론 조사든 센서스가 아닌 이상은 전체 사회에 그대로 접목시킬 수는 없습니다. 여론 조사의 목적과 방법에 따라서 접목시키는 범위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요. 예를 들어서 전화로 진행되는 여론조사는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들을 놓치게 되겠죠. 그리고 여론조사가 민감한 이슈를 다룬다면 거기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은 또 참여하지 않아서 전체 목소리가 반영되기 어렵겠고요. 저희의 이번 여론 조사는 온라인 그리고 영어로 실시된 것이라서 온라인 서베이에 잡히고 영어로 서베이에 참여할 수 있는 호주의 아시아인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런 이유로 저희 페이퍼 앞 부분에서 여론 조사 참여자가 누구였는가를 결과를 보고하기 전에 상세히 언급했던 것 같고요.
나혜인 피디: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 결론이 많은 호주에 있는 아시아인들이 다중언어가 아닌 메인스트림 미디어를 통해서 코로나 관련 정보를 입수한다고 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실제로 사용하는 응답자들이 들어가야 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신원선 교수: 네 좋은 지적이십니다.
나혜인 피디: 최근 코로나19 관련해서는 다중언어로 된 신뢰할 수 있는 정부의 공식 자료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높았는데요.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측면에서 다중 언어로 된 팩트 시트나 또 홍보 포스터, 영상 등이 제작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신원선 교수: 미디어 리서처로써, 더 구체적으로 광고나 홍보에 대해서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다중언어로 된 홍보나 자료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목표 관객, 어떤 매체로, 어떻게 전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들기만 하고 그게 전해지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런 이유로 저희 조사에서 밝힌 매체 사용 및 신뢰도 관련 결과가 도움이 되길 바래봅니다. 구체적인 매체 내용에 대한 후속 연구도 물론 진행돼야 되겠죠.
나혜인 피디: 끝으로 이번 조사와 관련 남기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신원선 교수: 네. 이번 조사는 사실 제게는 아시아계 호주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도를 높힌 계기가 됐고요. 이번 조사에서 얻게 된 이해와 교훈을 바탕으로 송지영 교수님과 다양한 연구 계획을 의논, 실행 중입니다. 다음 달쯤 호주의 아시아 청소년들이 코비드 상황에서 어떻게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지에 대한 여론조사가 있을 거고요. 올 상반기에는 재호 한인에 초점을 맞춰서 그들의 이민사와 직업, 매체 이용 실태에 대해서 대규모 연구를 계획 중입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각각의 세부 연구가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앞으로의 저희의 연구들이 이곳에 계신 한인 여러분들을 비롯한 호주의 이민자들과 다문화 커뮤니티에 실질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를 기대해보고 있고요. 좋은 연구 결과로 다시 한번 피디님과 청취자 여러분들을 뵙게 되길 기대해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도 한인 관련이나 아시안 관련 여론조사 참여 기회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바랄게요. 그런 참여들이 커뮤니티에서 크게 들릴 때 중요한 사회적 변화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나혜인 피디: 네. 알겠습니다. 멜버른 대학교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학과 신원선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신원선 교수: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