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다문화 다양성, 세계에 더욱 홍보돼야"

PENNY WONG G20 FOREIGN MINISTERS MEETING

발리에서 열린 G20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Credit: JOHANNES P. CHRISTO/AAPIMAGE

노동당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다문화 호주의 면모를 세계에 보여주는 데 열의를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외교정책에서 호주의 다양성을 더 잘 드러내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이라이트
  • 앨바니지 정부, 외교 강화 및 호주 다양성 표상에 열성 보여
  • 전문가, ‘다문화 면에서 많은 진전 이뤘지만, 진정한 다문화 국가 단계에는 아직 미달’
  • ‘외교정책 개발에 국내 다문화 커뮤니티 참여 확대해야’ 지적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호주 외무장관에 오른 페니 웡 상원의원은 종종 호주 다문화 사회의 멋진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노동당이 집권에 성공한 이후 웡 장관은 그러한 면에서 세계에 비치는 호주 이미지를 다시 만들고자 하는 뜻을 분명히 했다.

6월 본인의 출생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그는 콸라룸푸 호주 대사관에서 한 연설에서 “내 말레이시아계 유산은 현재 호주에 있는 270개 인종 계통 가운데 하나이고 호주 인구의 절반은 본인이 해외에서 태어났거나 부모님이 해외에서 태어났다. 호주는 이 풍부한 특성을 세계에 다시 반영해 세계가 호주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이는 우리가 공통된 기반을 공유하기 때문이고, 이제 호주 이야기의 전모, 현대의 다양성과 원주민의 풍부한 유산을 얘기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로위 연구소에서 호주 외교정책에서 다문화주의의 역할에 관한 토론을 촉발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전문가들은 호주가 1970년대 인종차별적 백호주의 정책을 버리고 처음으로 공식적인 다문화 플랫폼을 채택한 이후 그동안 많은 진전을 이뤘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호주 외교관 출신으로 현재 코클리어 아시아-태평양(Cochlear Asia-Pacific), 시장 액세스 및 대관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제이슨 채 국장은 다문화주의에 대한 사회적 태도의 많은 부분이 대체로 피상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부로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마스터셰프를 제외하고 그 어느 호주 기관도 표상(representation)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미래에 대해서는 매우 낙관적인데, 얼마 전 우리는 캠벨타운 플랫에서 자란 이탈리아계 부친과 호주인 모친을 둔 이탈리아계 이름을 가진 연방 총리를 선출했고, 페이 웡 외무장관이 사바의 코타 키나발루에 있는 고향을 방문하는 모습을 봤는데 우연하게도 그곳은 내 부친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소통에 진심으로 관심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로위 연구소 패널 구성원들은 47대 연방 국회가 역대 가장 큰 다양성을 띈 것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이들은 호주 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기업과 대학을 비롯해 많은 호주 기관에서 고위급 리더의 자리는 여전히 대부분 백인 남성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디킨 대학, 알프레드 디킨 시민권 및 세계화연구소 창립 이사인 페티 만수리 교수는 호주가 내부적으로 변화하기 전에는 세상에 비춰지고자 하는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여긴다.

만수리 교수는 호주가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또 기타 등등 면에서 다양하지만 다문화 국가라는 것은 다양성 정신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기능하는 국가를 말하는 것으로 그것은 포용과 존중, 공정한 존중이며, 공정한 존중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개인으로 살아가는 공간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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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ny Wong to visit Fiji right after returning from QUAD meeting image

호주-중국, 남태평양 외교전...페니 웡은 피지, 왕이는 솔로몬으로 동시 '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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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4
이어 “우리가 아직은 그 단계에 도달했다고 여기지 않는데 이는 그것이 사회적 프로젝트이기 때문이고, 리더십이 극히 중요하기는 하지만 정치적 리더 프로젝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웨스턴시드니대학 멜리사 필립스 박사는 호주가 외교정책 개발에서 국내 다문화 커뮤니티를 참여시키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많은 이민자가 고국의 정치 및 사회에 계속 적극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필립스 박사는 “페니 웡 장관이 정보를 얻으려고 제트기에 올라 남태평양 곳곳을 돌아다니는 대신 여기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이민자 커뮤니티가 있고, 그들은 우리가 정보와 조언, 지지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놀라운 원천이다. 우리가 다문화 커뮤니티의 현실을 재빨리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고, 이 엄청난 디아스포라 자산을 계속 못 본 척하는데 이는 위험을 각오하고 하는 행위이다.”라고 지적했다.

제이슨 채 국장은 투자와 관심으로 외교 정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두 가지 부문을 언급했는데 그 첫 번째는 유학생과의 관계 향상, 그리고 두 번째는 외교통상부 인사이다.
토론자들은 또 문화 및 커뮤니티 행사 자원 조달에서 벗어나 다문화 거버넌스 구상에 대한 자금 지원 개선을 요구했다.

그런가하면 다문화 정책이 호주 법에 더 잘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페티 만수리 교수는 연방 다문화법 제정을 위한 로비에도 여전히 법 제정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언급했다.

이 토론회에서는 디아스포라 커뮤니티 대부분이 호주만큼이나 다양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맞게 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제이슨 채 국장은 전반적으로 호주가 다문화주의를 향해 나아가는 방향에 낙관적인 견해를 표했다.

그는 한국 기자단이 뉴사우스웨일스주 코클리어를 방문해 남호주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홉 살 난 청각 장애 소녀 에린 양을 만난 사례를 언급하며 “그것은 호주가 다르고 포용적이며 이 사람들의 삶에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아주 강력한 지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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