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 윈(Khin Win) 씨는 2004년 가족들이 미얀마를 떠나 호주로 향하기 전까지 무작위 체포, 투옥, 고문을 너무나 흔하게 느꼈다고 털어놨다.
로힝야족
-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 거주하는 무슬림 소수 민족
- 2017년 불교 국가인 미얀마 군경의 유혈 탄압 속에 수천 명 사망, 미얀마에서 100만 명 이상 로힝야족 탈출
킨 윈 씨는 로힝야 족에 대한 박해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1977년 가족 모두가 체포됐고 그 당시 나는 매우 어렸다”라며 “가족들이 고문을 당했고 삼촌은 고문을 이야기할 때마다 울기만 했다”라고 증언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가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후 호주에 있는 버마 지역 사회에는 로힝야 족에 대한 박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킨 윈 씨는 “버마에 가족이 남아 있는데 걱정이다. 그들은 밤새 잠을 잘 수가 없다. 군대가 모스크를 점령했고 학교를 점령했다. 이곳에 있는 나 역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지켜볼 뿐이다. 일단 그들이 누군가를 데려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할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일요일 미얀마 보안군은 하루에만 최소 39명 이상의 시위대를 사살하는 등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치명적인 날을 보냈다.
이 같은 광범위한 폭력이 조만간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 거주하는 무슬림 소수 민족 ‘로힝야족’에게 옮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16년에서 2017년 사이에 미얀마에서는 100만 명 이상의 로힝야족이 군사 정권으로부터 탈출했으며, 불교 국가인 미얀마 군경의 유혈 탄압 속에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은 로힝야족 문제를 “인종 청소에 대한 교과서 예시”라고까지 표현했다.
호주에서 활동하는 버마 로힝야족 단체의 모하메드 준 씨는 “군부가 나머지 로힝야족을 더욱 박해하기 위해 쿠데타를 이용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로힝야족으로 옮겨질 것을 지역 사회가 두려워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2년 군부가 소수 민족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법안을 도입하면서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는 더욱 확대된 바 있다.
디킨 대학교의 데미언 킹스베리 교수는 “이 같은 정책은 미얀마 군부가 갖고 있는 견해에 기초한 것”이라며 “그들에게 로힝야족은 미얀마 시민이 아니며 미얀마에는 그들을 위한 합법적인 장소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킹스베리 교수 역시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게 됨에 따라 시위가 진정되고 나면 로힝야족에 대한 단속이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킹스베리 교수는 “군사 정책이 여전히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군을 통해 더 많은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폭력이 훨씬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라카인 주에 남아 있는 로힝야족들이 뿌리를 뽑히거나 수용소에 구금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호주 내 로힝야족 지역 사회 역시 미얀마 군사 정부의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킨 윈(Khin Win) 씨는 “내 조국에서 고통을 받았었다. 지금 우리 조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우리 세대에 독재 정권은 있을 수 없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죽임을 당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버마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고 연합할 것이다.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더러운 정권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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