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봇 전 총리 “사법 시스템에 원주민 차별은 없다”… 노동당 “이해력 부족, 현실 무시”

토니 애봇 전 연방 총리가 원주민 수감률이 높아진 이유는 원주민 사회 내의 가정 폭력과 같은 범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Tony Abbott

Former Prime Minister Tony Abbott's comments have been criticised as inaccurate. Source: AAP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군도민들이 형사사법제도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발언한 토니 애봇 전 연방 총리에게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애봇 전 총리는 지난주 일요일 선헤럴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법적 차별의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분명히 원주민 수감률은 일반인 수감률보다 훨씬 높다”라고 말한 애봇 전 총리는 “법원이 원주민 범죄자들을 비원주민 범죄자들보다 구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은 증거가 없는 한 할 수 없는 말이다. 그런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애봇 전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원주민 수감률이 높아진 이유는 원주민 사회 내의 가정 폭력과 같은 범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노동당의 린다 버니 호주 원주민 대변인은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애봇 전 총리의 발언은 자신의 이해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질타했다.

그녀는 “이같이 무시하는 발언은 전혀 도움이 안 되며, 자신의 이해력 부족과 우리 사법 시스템에서 원주민에 대한 과잉 처리의 현실에 대한 무심함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호주 원주민에 대한 형사 사법 시스템의 대응을 연구해 온 UTS 법학과의 탈리아 앤서니 교수는 애봇 전 총리의 발언이야말로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발언이라고 혹평했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연구를 통해 알고 있는바는 호주 원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대안이 존재하는 형사 사법 시스템의 각 단계에서, 이러한 대안이 호주 원주민들에게는 덜 쓰이고 있고 비원주민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서 “그의 발언은 정말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발언이다”라며 “시스템적인 과정으로 인해 과잉 감금이 일어난다는 연구 내용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앤서니 교수는 또한 형사 사법제도의 모든 단계에서 차별이 존재한다며, 이는 비원주민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구금되지 않는 형을 받거나 경고만 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원주민 청소년의 경우 청소년 구치소에 보내질 수 있다는 점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앤서니 교수는 “토니 애봇은 단지 원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의 범죄 이력과 무관하게 감금될 수 있는 현재 형사 사법 시스템의 다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호주 내 원주민 인구 비율은 전체 호주인 대비 3%에 불과하지만, 감옥에 있는 원주민의 비율은 전체 수감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통계청은 전체 원주민 남성의 4.7%에 해당하는 1만 2천900명이 감옥에 투옥된 반면 비원주민 남성의 경우 0.3%만이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호주 전역에서는 지난주 구금 중 목숨을 잃은 원주민 사망 사건에 대한 규탄 시위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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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16 June 2020 9:23am
By Jarni Blakkarly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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