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 대선 ‘관전 포인트’ 집중 분석

미국 대통령 선출을 위한 개표가 일부 주에서 시작됐다. 2016년 대선 당시의 인구통계학적 분석 내용을 되짚어보며 2020 미국 대선의 관전 포인트를 집중 분석한다.

Politico's 2020 US presidential forecast

Politico's 2020 US presidential forecast. Source: Twitter/@270to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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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대선은 코로나19 팬데믹, 경찰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처우 시위, 가짜 뉴스와 오보에 대한 경고 속에 치러졌다.

여론 조사 결과만 놓고 본다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지난 대선의 여론 조사 실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양 진영 모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미국 대선 역시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이라 불리는 복잡한 투표 절차에 따라 소수의 주요 싸움터 주에서 승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인기투표가 아니다

미국 대선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오해는 과반수를 득표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미국 대선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2000년 앨 고어와 마찬가지로 2016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전 국민을 상대로 한 대중 투표에서 트럼프보다 300만 표 가량 많은 표를 얻었지만 결국 미국 대통령은 되지 못했다.

기술적으로 미국 유권자들은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지 않는다. 미국은 직접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실제로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이라는 절차를 통해서 선출된다.
Trump and Biden
It won't matter if Donald Trump or Joe Biden get the most votes - it's where they get them that counts. Source: SBS
선거인단은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각 주에서 인구 비례를 통해 선출한 투표인단으로, 상원 의원 100명과 하원 의원 435명을 합한 535명에 3명을 더해 총 538명으로 구성된다.

후보자가 해당 주의 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그 주의 선거인단 전체를 획득하는 ‘승자 독식’ 방식이 적용되며, 메인 주와 네브래스카 주의 경우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배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270표를 향한 싸움

미국 대선은 결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0명을 누가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다.

인구가 더 많은 주일 수록 해당 주에 배당된 선거인단의 수도 커진다. 캘리포니아에 55명, 텍사스에 38명, 플로리다에 29명의 선거 인단이 있는 반면 알래스카, 몬태나, 아이다호에는 각각 3명의 선거 인단이 있을 뿐이다.
Map showing the electoral votes of US states and how they voted in 2016.
نتیجه انتخابات ٢٠۱٦ امریکا بر اساس کالج الکترال Source: 270toWin
모든 주에서 각 정당은 선거인의 ‘후보자 명부(slate)’를 가지고 있다. 결국 미국인들은 투표일에  어느 후보자 명부의 선거인단이 자신의 주를 대표할지를 투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오클라호마주 투표에서 승리한다면 공화당의 후보자 명부에 있는 사람들이 오클라호마주의 선거인단이 되는 방식이다. 단 한 표 차로 승리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클라호마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7명 모두를 얻게 된다.

다른 투표가 가능한가?

물론 전혀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아니지만, 각주를 대표하도록 뽑힌 선거인단이 최종적으로 해당주의 투표 결과와 다른 표를 던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선 약 한 달 후인 12월 둘째 주 수요일이 지난 첫 번째 월요일에 각 주를 대표하는 선거 인단이 모여 투표를 하게 된다. 실제적인 직접 투표가 이뤄지는 곳으로 이때 미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선출된다.

2020 미국 대선의 관전 포인트는?

파란색으로 특징지어지는 뉴욕,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주는 지난 4번의 대선에서 모두 민주당 선거 인단을 선출한 곳들이다. 반면 빨간색으로 특징지어지는 앨라배마, 미시시피, 유타주는 지난 4번의 대선 모두 공화당 선거 인단을 선출한 곳이다.

파란색과 빨간색이 섞인 보라색으로 특징지어지는 곳은 5개에서 10개 주로 설명된다. 선거 때마다 지지 정당이 바뀌는 곳으로 선거 승패가 갈라지는 ‘전투 지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플로리다, 위스콘신, 아이오와주는 2008년과 2012년에 버락 오바마에게 투표를 했지만, 2016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를 했다.
이런 결과로 인해 비록 작은 표 차이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선거인단 304명을 확보하며 편안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대선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심지어 텍사스 같은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주들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선거인단 제도에 대한 개혁 요구

미국 대선에서는 몇 개 주에서 엄청난 승리를 거두는 것보다 인구가 더 많은 몇몇 주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거두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민주당에서는 대도시에서 큰 승리를 거두더라도 현재의 선거인단 제도 하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볼멘 목소리 역시 나오고 있다. 승자가 모든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맹점에 대한 지적 역시 나오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을 중심으로 미국 대선의 선거 인단 제도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 대선과 인구 통계학적 데이터

이번 미국 대선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모두 70대 백인 남성으로, 두 명 모두 백인 당원이 우세한 주요 정당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퓨 리서치 센터의 출구조사 분석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흑인, 히스패닉계, 아시아계 등 미국 내 소수 민족들은 민주당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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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of voters wait in the rain to cast their vote in St Petersburg, Florida. The swing state of Florida is recognised to be a hotly contested battleground that offers 29 electoral votes. (Getty)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2016년 대선 당시 라틴계 미국인의 2/3 가량으로부터 지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는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의 지지도보다는 10%가량 하락한 수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비히스패닉 유권자들로부터 58%의 득표율을 거두며 37% 지지율을 확보한 클린턴 후보를 압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부터 단 8%의 득표율을 거둘 뿐이었다.
2016년 대선에서는 남성의 53%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고 힐러리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은 41%를 기록했다. 물론 비슷한 비율의 여성들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대선에서는 나이 든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한 반면 젊은 유권자들은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에 대한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도는 2012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만큼 높지는 않았다.

한편 미국에서도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나이든 유권자보다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지지자들보다 투표소로 나설 가능성이 더욱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교육 수준과 유권자 행동

2016년 미국 대선 결과를 분석하면 대학 학위를 지닌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상당히 다른 투표 성향이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Protesters opposed to US President-elect Donald Trump call on the Electoral College to choose a different candidate.
اعتراض به انتخاب دونالد ترامپ و سیستم کالج الکترال در ٢٠۱٦ Source: EPA
퓨 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들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51%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43%보다 높게 나왔다. 반면 대학 학위가 없는 유권자들의 52%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44%의 지지율을 확보한 클린턴을 앞섰다.

또한 2016년 대선에서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 유권자의 59%가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으며 (트럼프 35%), 반면 농촌 지역 유권자의 62%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클린턴 45%) 했다.

역사적인 미국 대선 개표

미국 유권자들은 11월 3일 대선 투표장을 향했다.

역대 대선의 경우 선거 당일 저녁(미국 시간)부터 개표 결과가 들어오기 시작해 당일 밤늦게는 당선자가 선언됐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일 다음날 새벽 3시경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사전 투표와 우편 투표가 급증했기 때문이며 최종 개표 결과는 며칠, 몇 주, 심지어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270toWin
Source: Twitter/@270toWin
개표가 시작되면서 앞에 발표되는 현장 투표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내용이 나올 수 있지만 나중에 개표가 진행되는 사전 투표와 우편 투표 결과는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전 투표와 우편 투표에 대한 개표가 진행되기 이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어느 정도로 나오느냐에 따라 이번 대선 결과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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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4 November 2020 12:01pm
Updated 4 November 2020 3:24pm
By Aaron Fernandes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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