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원 판결 “엄격한 인성 검사 규정, 난민에게 적용되지 않아”

10년 이상 구금됐던 타밀 출신 난민에 대한 최근 판결에서 스티븐 레어스 판사는 “논란이 일고 있는 이민법 501조의 인성 검사 규정은 난민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Villawood Immigration Detention Centre. A man has attempted self harm at the facility.

Villawood Immigration Detention Centre is one of three facilities used to house people who have had their visas cancelled. Source: SBS News

호주에서 범죄를 저지른 난민들을 구금하고 추방하는 연방 정부의 권한이 연방 법원의 최근 판결로 인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방 정부는 2014년 이후 난민을 포함한 수천 명의 비자를 취소하거나 거부하기 위해  인성검사(character test)를 더욱 엄격하게 강화해 왔다.

하지만 10년 이상 구금됐던 타밀 출신 난민에 대한 최근 판결에서 스티븐 레어스 판사는 “논란이 일고 있는 이민법 501조의 인성 검사 규정은 난민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타밀 난민을 대표했던 ‘모두를 위한 인권(Human Rights for All)’의 아리슨 베티슨 대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판결”이라며 “굉장히 흥분된다.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Nearly 600 people are held in detention centres across the country after their visa was cancelled on character grounds.
Nearly 600 people are held in detention centres across the country after their visa was cancelled on character grounds. Source: AAP
이민법 501조 인성 검사 규정에 따르면 최소 1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비자 소지자는 자동으로 비자 심사에서 탈락해 강제 추방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이민 장관은 다른 호주인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모든 비시민권자를 내쫓을 수 있는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 난민 협약에 따른 호주의 의무로 인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무기한 구금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판결로 인해 “흉악범 난민은 즉각 추방될 것”이라고 공언했던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지난해 8월 “보호 비자로 호주에 임시 체류 중 중범죄를 저지를 경우 보호 비자는 즉각 취소될 것이고 추방이 뒤따를 것이다”라고 엄중 경고한 바 있다.

모리슨 총리는 시드니 쇼핑센터의 경비원으로 일하던 이라크 출신 난민이 3살짜리 여자아이를 성추행한 혐의로 4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이같이 경고했었다.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addressing the media in Canberra.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last year warned refugees who commit crimes that they would be deported. Source: AAP
한편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는 조지 뉴하우스 변호사는 이번 연방 법원의 판결이 최근 몇 년 동안 보호 비자가 취소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망명을 희망하는 난민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어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보호 비자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난민 희망자들의 인성 검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501조의 인성 검사는 (난민에게) 적용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성 검사를 통해서는 대량 살상과 같은 훨씬 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만이 걸러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뉴하우스 변호사는 다른 비자 신청자들과 비교할 때 박해와 위험으로부터 탈출한 사람들에게는 인성 검사가 보다 관대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하우스 변호사는 “비자가 거절당했을 때의 결과는 끔찍하다”라며 “만약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도록 강요된다면 이들은 신체적인 피해와 박해를 받거나, 심지어는 죽음에 직면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이 내려진 후 ‘모두를 위한 인권(Human Rights for All)’의 아리슨 베티슨 대표는 내무부에 편지를 보내고 인성 검사로 비자가 거절된 다른 14명의 구금자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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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15 January 2020 11:32am
Updated 15 January 2020 12:10pm
By Rosemary Bolger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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