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해지 유예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적 영향을 받고 있는 상당수 세입자들이 자신이 사는 집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입자들이 집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이 조치가 몇 주 안에 일부 지역에서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그레그(가명) 씨는 불과 며칠 만에 가족의 소득 90%가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올해 60살인 퀸즐랜드 주민 그레그 씨는 차일드케어 센터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며, 남는 시간에는 동네 헬스클럽에서 개인 트레이너 일을 병행했다.
가족들은 미용실을 운영했으며, 시각 장애를 겪는 아내와 어린 5명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며 그레그 씨가 일하던 직장 세 곳 모두가 문을 닫게 됐고, 결국 그레그 씨 가족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그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빠지고 집에 있으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우리의 수입은 박살이 났다”라고 말했다.
이 가족은 브리즈번 북서부에 위치한 펜리 그로브 교외에 방 4개짜리 집을 임대해 생활해 왔다.
가족들은 지난 5개월 동안 정부가 지급하는 코로나바이러스 지원금과 아내의 장애 지원금에 의존해 생활해 왔다.
그레그 씨는 집주인에게 집세를 깎아달라고 사정해 봤지만 집값은 내릴 수가 없었다.
그레그 씨는 “그는 딱 잘라 거절했다”라며 “심지어 그에게서 당신이 어떤 식으로든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이메일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어쩔 수 없이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가 임대료 구제 방안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법원은 집 주인에게 주당 임대료를 소폭 인하하라고 선고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그레그 씨 가족은 전체 소득의 40%가량을 집세로 내고 있다.
이달 말이면 퀸즐랜드 주에서 임대차 해지 유예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그레그 씨는 집 주인이 바로 자신을 쫓아낼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다.
그는 “만약 유예 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우리 가족은 거리로 내몰리게 될 것이고 갈 곳도 없게 된다”라고 호소했다.
다가오는 만료일
이런 가운데 2차 감염 확산이 이어져 온 빅토리아 주에서는 2021년 3월 28일까지 임대차 해지 유예기간이 연장될 예정이다.
팀 팔라스 빅토리아주 재무장관은 “팬데믹으로 인해 임대 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고 임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임대차 해지 유예 기간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하지만 다른 주와 테러토리에서는 아직 유예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재정난에 빠진 세입자들의 염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퀸즐랜드주 세입자 협회의 페니 카 최고 경영자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예 기간이 끝나면 보호막을 잃게 될 수많은 세입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카 대표는 “염려가 크다. 가능한 바로 쫓겨날 가능성이 높은 몇몇 세입자들로부터는 연락도 받았다”라며 “이 같은 문제로 정말 불안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지금은 집세가 미납됐다고 쫓겨날 수 없지만 9월 29일이 되면 가능해 진다”라며 “경제와 일자리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기에 당신 역시 벼랑 끝에 내 몰릴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연방 정부가 지원해 온 임대업자들에 대한 일자리 지키기 수당( JobSeeker)과 구직 지원금(JobKeeper) 역시 10월부터 축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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