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 돌아오는 해외여행객… “당장 많은 중국인 여행객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는?”

다음 주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해외여행객에게 호주 국경이 개방된다. 하지만 최대 관광객 수를 자랑하는 중국인 여행객들은 조만간 많은 수가 호주에 오기 힘들 전망이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

A flight crew walk through the terminal at Sydney Airport on 29 November, 2021.

Source: AAP, AP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 태즈매니아 동부 해안에 위치한 베리 농장에 서 있던 케이트 브래들리 씨는 카페 밖으로 걸어 나오며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녀가 숨을 고르게 만든 것은 그레이트 오이스터 베이의 끊임없는 물살이나 국립 공원의 고요한 산이 아니었다.

바로 16대의 관광버스에 빼곡히 들어찬 수백 명의 중국인이었다.

브래들리 씨는 SBS 뉴스에 “주차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주차장이 완전히 꽉 차 있었거든요”이라며 “아이들에게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행동하라고 말했어요”라고 설명했다.

브래들리 씨는 34년 전 케이트 베리 농장을 설립했다. 이 농장은 태즈매니아의 대표적인 상징 장소인 와인글래스 베이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꼭 들러야 하는 필수 관광지가 됐다.

브래들리 씨는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에는 매년 약 5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라며 “그들 중 70%는 중국인 관광객”이라고 설명했다.
Kate Bradley with ice cream in her hand.
Kate Bradley is eagerly waiting for international tourists to return to her farm in Tasmania. Source: Supplied
하지만 해외 여행객이 사라진 지금의 모습은 팬데믹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녀는 “요즘은 너무 조용하고 딸기잼을 만들 시간이 훨씬 더 많다”라고 말했다.

케이트 베리 농장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호주 전역의 크고 작은 사업체들은 해외여행객 부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팬데믹 이전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대표적인 관광지 블루 마운틴의 시니 월드 놀이공원은 한 해 평균 110만 명의 관광객을 맞이했다. 해외여행객의 수는 약 65만 명으로 이중 중국인 여행객의 수는 20만 명에 달한다.
International visitors to Australia.
International visitors to Australia. Source: Australian Trade and Investment Commission
시닉 월드의 매니징 디렉터인 앤티아 해몬 씨는 SBS 뉴스에 “관광객이 없는 상황에서 사업을 하기가 참 어렵다”라고 하소연했다.

해몬 씨는 “평상시에 비해 25%에 달하는 관광객으로 2년 이상을 버텨왔다”라며 “안타깝게도 국내 시장도 차이를 메우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빅토리아주 관광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9년에 필립 아일랜드 자연공원의 전체 방문객 중 최대 70%(약 50만 명)는 해외여행객이었다.

호주로 돌아오는 해외여행객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다음 주 서호주주를 제외한 호주 전역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개방된다.

앞서 지난 몇 달간 한국, 일본, 뉴질랜드, 싱가포르 관광객들은 일부 여행 규제 면제 혜택을 누려왔지만 전 세계 여행객에게 호주 국경이 개방되는 것은 2년 여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호주 관광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여행객들은 조만간 호주로 돌아오기 힘들 전망이다.

호주에 온 중국인 관광객

외교통상부(DFAT)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호주에 도착한 해외 관광객 수는 94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이 호주 경제에 기여한 금액은 약 314억 3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중 중국에서 온 여행객의 수는 130만 명 이상으로 이들이 호주 경제에 기여한 금액은 103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드니에 본사를 둔 중국 여행 서비스 업체의 선 지안 디렉터는 SBS 뉴스에 “관광객이 없는 상황에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Sun Jian is the managing director of Sydney-based China Travel Service, which heavily relies on in-bound Chinese tourists.
Sun Jian is the managing director of Sydney-based China Travel Service, which heavily relies on in-bound Chinese tourists. Source: Supplied
선 씨는 “정말 엄청난 숫자다. 지난 2년 동안 이러한 수치를 얻지 못했다. 2022년 혹은 2023년에는 정상화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는 이유

2021년 8월 제출된 맥킨지 앤 컴퍼니 보고서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중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하는 것은 12개월에서 18개월 안에 힘들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과 달리 중국은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 제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중국인들은 필수적인 목적 외에는 해외여행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외국에 다녀온 사람은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선 씨는 “친구나 친척 방문에 대한 문의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라며 “호주에 친척이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호주에 오고 싶어하고 가족들이 다시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14일간의 격리 요구가 여전히 그들을 억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이러한 규제가 풀릴 때까지는 중국인 관광 시장이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 씨는 또한 중국인 친척이나 친구들이 호주에 오려고 할 때 또 다른 장애물이 있다면 백신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선 씨는 “중국에서는 6종의 코로나19 백신이 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호주 규제 당국이 인정하는 것은 시노백과 시노팜 두 종류뿐”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의약품 규제 당국은 시노팜의 경우 60세 미만의 여행객들에게만 백신 승인을 해줬기 때문에 60세 이상 부모들이 호주에 오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 선 씨의 설명이다.

선 씨는 “호주 시민권자의 중국인 부모님의 경우 60세 이상 상당수가 이 백신을 맞았고 이들은 호주 입국이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로위 연구소의 제니퍼 슈 박사는 호주와 중국 간의 최근 외교 관계 역시 여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슈 박사는 “중국은 지난주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멜버른을 방문했을 때 불만을 표시했다. 오커스와 쿼드가 냉전적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보기에 중국과 호주가 관계 개선을 위한 공통점을 찾기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녀는 이어서 “과거에도 중국 정부는 중국 유학생들에게 호주에 가지 말라고 경고한 바가 있다”라며 “중국 정부의 대표들이 시민들에게 해로울 수 있는 어떤 나라에도 가지 말라고 경고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팬데믹 기간 호주는 무역 활동과 같은 전통적인 채널에 소셜 미디어 활동을 더해 지속적으로 중국인 소비자들에게 호주를 홍보해 왔다”라며 “최근에 소셜 미디어의 포스팅이 15억 건의 뷰를 기록했으며 계속해서 호주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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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18 February 2022 5:24pm
Updated 18 February 2022 5:36pm
By Akash Arora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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