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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스타, 언론인이 호주에서 난민이 되기까지”… 아프간 탈출 난민 이야기
그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스포츠 스타, 연예인, TV 앵커, 정계, 예술계 유명 인사였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고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호주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Published 15 August 2022 11:45am
By Rashida Yosufzai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Image: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머살 씨는 호주에서 축구 선수로 뛰고 있다. (Supplied)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자 호주는 무장 단체의 기승을 두려워하는 수 천명의 민간인을 대피시켰다.
간단한 옷가지만 걸친 채 고국을 떠난 사람들 중에는 언론, 스포츠, 정계, 예술계 유명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
1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직업을 찾고 희망과 우정을 키워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도움을 갈망하는 사람도 있다.
축구 선수

Mursal accepts a football trophy in Afghanistan and (right) as a member of the Afghan Women's National Team in Melbourne. Source: Supplied
그녀는 축구를 잘 했고 곧 아프가니스탄 U-17 여자 대표팀에 발탁됐다.
하지만 축구 연습을 가는 그녀를 사람들은 경멸의 눈초리로 바라보곤 했다. 그녀는 택시를 탄 후 아프가니스탄 축구 협회를 위해 뛰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자 택시 기사가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녀는 연습을 계속했고 결국 자신의 고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그녀는 “축구는 내 인생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ursal is pursuing her football dream.
대피 비행기를 탑승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19살 소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 보인다.
10대 소녀로 새로운 곳에서의 정착을 시작한 그녀는 이제 A 리그 선수로 경기에 출전 중이다. 그녀는 인도주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으며 멜버른 빅토리 팀에서 뛰고 있으며, 공부도 이어나가길 희망하고 있다.
그녀는 “전 세계에서 이런 기회를 얻지 못한 나보다 더 재능 있는 소녀와 여성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나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언젠가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을 위해서 나도 무언가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언론인

Khalid Amiri conducting an interview in Afghanistan (left) and at his computer in Australia.
아미리 씨는 기자로 일할 당시 탈레반 무장 단체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을 소개했다. 무장 단체는 아미리 씨에게 “전장에서 죽은 병사들을 지칭하는 데 문제가 있다”라며 사망자가 아닌 ‘순교자’로 언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군대, 보안군, 아프간 경찰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가 없었다. 우리 일은 매우 힘들다”라며 “나는 그들을 강하게 비판했고 결국 곤경에 빠졌다”라고 설명했다.
아미리 씨는 소셜 미디어로 연결돼 있던 자유당 연립의 린다 레이놀즈 전 장관의 도움으로 피난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아미리 씨는 멜버른의 새로운 집에 정착한 후 처음 몇 주동안은 “매우 다른 삶에 적응하느라 정신 건강 상 고통을 겪었다”라고 털어놨다.
Khalid Amiri (centre) wants to be a voice for people left behind in Afghanistan.
그는 현재 장학금을 받고 멜버른 대학교에서 국제 관계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이제 우울감과 불안감은 사라졌다고 말한다. 그는 장학금을 앞으로 좋은 일에 쓰길 원하고 있다.
아미리 씨는 “호주로 탈출한 것이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사람들, 특히 친구와 동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 인권 옹호자

Naqib Forotan in Afghanistan (left) and in Australia.
나토 프로젝트는 가정 폭력에 맞서 싸우는 프로그램으로 차세대 아프가니스탄 여성 지도자와 여군을 양성하기 위한 일을 펼쳐왔다.
나키브 씨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언젠가 여성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으로 설 수 있길 희망해 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탈레반 정권 아래 모든 꿈이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나키브 씨는 “아프가니스탄 여성과 지역 사회를 위해서 우리가 이룩한 모든 것들이 무너져 버렸다”라며 “우리는 여성들이 지도적 위치에 서는 것을 상상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박탈당하는 것을 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나키브 씨와 그의 가족은 탈레반 점령 몇 주 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했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지니고 있다.
부인과 함께 캔버라에 살고 있는 그는 법률, 회계 분야 등 공공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현재 호주국립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를 하고 있다.

Naqib Forotan (right) worked alongside Australian soldiers in Kabul.
한편 외교 통상부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후 호주 정부가 항공기 32편을 통해 약 4,100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인도주의적 프로그램과 가족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3만 1,500개의 비자를 발급하겠다고 약속했으며 8월 5일까지 누적 신청자 수는 21만 1,122명에 달한다. 이중 호주 정착 비자를 발급 받은 사람은 약 6,000명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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