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여론 조사에 따르면 호주 젊은이 다수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날짜를 현재 1월 26일에서 다른 날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유보(Yubo)’를 통해 호주 젊은이 5000명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3.6%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를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34.7%는 현재 날짜가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랐고, 다른 11.7%는 확실한 의견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재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로 기념하고 있는 1월 26일은 영국 제1함대가 보타니만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유니언잭을 게양한 날이다.
많은 호주인들은 이날이 6만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원주민들을 점령한 유럽 대륙의 침략의 날이라며 오스트레일리아 데이가 아닌 애도의 날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여론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92%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이면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3.6%는 이날 친구들과 바비큐 파티를 하겠다고 답했고, 18.5%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겠다고 답했고, 20%가량은 침략의 날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이런 가운데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입장을 고수하며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 변경 논쟁에 다시금 불을 지폈다.
모리슨 총리는 화요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는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인정하는 것이 전부"라며 "알다시피 시드니에 12척의 배가 나타났을 때 그 배에 탄 사람들에게도 아주 특별한 날이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비평가들은 첫 배에 탄 죄수들의 후손인 모리슨 총리가 배에 탑승했던 사람들과 호주 원주민 사이에 잘못된 등가성을 끌어내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원주민 출신인 리디아 소프 녹색당 상원 의원은 호주 원주민의 경험을 첫 배에 탑승한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은 무례하고 모욕적인 일이라고 비난했고, 노동당의 원주민 대변인을 맡고 있는 린다 버니 의원 역시 "고난은 경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