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돼지 신장 이식받은 뇌사자, 한 달 넘게 정상적인 신장 기능 유지
- 뉴욕대학교 랑곤 이식 연구소,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고려 중
- 2021년 9월 처음으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 인간에게 이식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뇌사 환자에게 이식한 미국 연구팀이 장기가 32일이 지난 후에도 신장이 여전히 잘 기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는 현재 10만 3000명 이상이 장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 중 8만 8000명은 신장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뉴욕대학교 랑곤 이식 연구소의 책임자 로버트 몽고메리는 기자들에게 "유전자적으로 변형된 돼지 신장이 사람 몸에서 한 달 이상 생존했다"고 말했다. 뉴욕대 연구팀은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edical researchers collect a kidney biopsy during the transplant. Credit: Steve Wood/AP
이전 이식에서는 최대 10개의 유전자 변형이 있는 신체 부위가 사용됐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동물의 장기가 인간의 순환계에 연결된 후 몇 분 이내에 발생하는 이른바 '초급성 거부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 단 한 개만 변형됐다.
뉴욕대학교 랑곤 연구팀은 인간 항체의 주요 표적인 알파갈이라는 생체 분자를 담당하는 유전자를 제거해 즉각적인 거부 반응을 멈출 수 있었다.

Surgeons at NYU Langone Health prepare to transplant a pig's kidney into a brain-dead man in New York on 14 July 2023. Source: AP / Shelby Lum/AP
연구팀은 또한 면역 체계를 교육하는 역할을 하는 돼지의 흉선을 신장의 외층에 이식했다.
뉴욕대학교 그로스만 의과대학의 아담 그리세머는 이 방법을 통해 숙주의 면역 세포가 돼지의 세포를 자신의 세포로 인식하는 방법을 배워 거부 반응이 지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환자의 신장을 모두 제거한 다음 돼지 신장 하나를 이식했고, 환자는 즉시 소변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모니터링 결과 노폐물인 크레아티닌 수치가 최적의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거부 반응도 발견되지 않았다.

Medical researchers at the University of Alabama prepare for the transplant. Credit: Steve Wood/AP
돼지 바이러스 흔적 없어
결정적으로 이식 후 장기 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돼지 거대세포바이러스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연구팀은 앞으로 한 달 동안 계속해서 이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7월 화장실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57세 남성 환자 모리스 밀러의 가족에 의해 이뤄졌다. 의사들은 그가 뇌암에 걸렸으며 깨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의 여동생 메리 밀러-더피는 기자들에게 "오빠가 이 자리에 함께할 수는 없지만, 오빠가 죽음이라는 비극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삶을 돕는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1월 메릴랜드대학교 의과대학의 외과의사들은 살아있는 환자에게 세계 최초로 돼지의 심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실시했다. 그러나 환자는 이식 후 2개월 만에 사망했으며, 돼지 거대세포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초기의 종간 이식 연구는 영장류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그 예로, 1984년 개코원숭이 심장을 '베이비 페이'라는 신생아에게 이식했지만 20일밖에 생존하지 못했다.
돼지는 장기 크기가 크고 성장이 빠르며 새끼를 많이 낳고 이미 식용으로 사육되고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이상적인 기증자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