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호주인 언론인 청 레이(Cheng Lei) 씨가 ‘국가 기밀 해외 제공 혐의’로 정식 체포됐다고 확인하며 호주 정부는 이번 사건 처리에 개입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청 레이 앵커는 6개월 전 아무런 설명 없이 중국 국영 TV에서 모습을 감췄다. 중국계 호주 시민권자로 중국 관영 CCTV 영어방송 채널 CGTN의 유명 앵커로 활동해 온 쳉 레이 씨는 지난해 8월 13일 갑자기 체포됐으며 이후 국가 안보 혐의로 기소됐다.
마리스 페인 외무 장관은 월요일 기자들에게 중국 관리가 “해외에 국가 기밀을 불법적으로 제공한 혐의”로 청 레이를 체포했다는 사실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도 월요일 청 씨의 기소를 확인하며 “그녀의 사건은 추가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Cheng Lei, Australian journalist for CGTN, attending a public event in Beijing in August 2020 Source: AAP
왕원빈 대변인은 “중국 사법 기관들이 법에 따라 검토한 결과 호주 시민권자인 청 레이는 국가 기밀을 불법으로 해외에 제공한 혐의가 파악된다”라며 “호주가 중국의 사법 주권을 존중하고 중국의 사건 처리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두 아이의 어머니인 청 레이 씨가 중국 국가 보안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매우 엄중한 처벌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후난 성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린 시절 호주로 이민을 왔고, 퀸즐랜드 대학교에서 공부를 마친 후 싱가포르와 중국 CNBC 아시아에서 근무했고 CGTN의 전신인 CCTV 뉴스에서도 8년간 근무했다.
그녀의 조카인 루이자 원 씨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녀의 11살 된 딸과 9살 된 아들은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라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 매우 힘겨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구금은 호주와 중국 간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과정에 이뤄졌다. 호주 정부가 민감한 분야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막고 공공 분야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을 조사하기 위해 외국인 간섭법을 선보인 후 중국 정부의 반발이 거세졌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기원에 대한 독립 조사를 요구해온 호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역 규제 역시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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