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많은 경우 이민자 여성들이 현재의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렵다며,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가정 폭력 희생자들이 자녀나 심지어 가해자에게 통역 요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가정 폭력 전문가로 활동하는 베스 로만 씨는 경찰이 여성을 돕기 위해 현장에 출동했을 때 이 같은 문제들이 초기 상호작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에 신고가 되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피해 여성에게 필요한 통역사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된다”라며 “그 결과로 그들은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말할 수 없고, 이야기를 들을 기회도 없으며 안전할 기회까지 얻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로만 씨는 이어서 “피해자 여성이 말하는 내용을 가해자에게 통역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이런 경우 여성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고하게 되면 보복이 두려워 안전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또한 피해 여성이 지역 사회에 있는 통역사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경찰에게 보고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해 충돌의 사례도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로만 씨는 “가정 폭력 문제와 관련해 특별히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라며 “그들은 자신이 곧 듣게 될 콘텐츠의 유형을 이해할 것이고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 출신의 카탈리나 발렌시아 씨는 30년 이상 정부와 여러 기관에서 스페인어 통역사로 일해 왔다. 그녀는 가정 폭력과 관련해서도 많은 일을 담당한 경험이 있었다.
그녀는 트라우마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기술이나 능력이 없을 경우 통역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정직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어서 “훈련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언어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라며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도 마찬가지로,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렌시아 씨는 자칫 통역사가 잘못 이해할 경우 피해 여성에게 실질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자칫 피해 여성에게 트라우마를 더해줄 수 있다”라며 “가정 폭력 피해자는 절대적으로 외로움을 느끼거나 고립된 상태에 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 안전(Women’s Safety) 뉴사우스웨일스주의 헤일리 포스터 최고 경영자는 “피해 여성들이 트라우마를 겪을 뿐만 아니라 더 큰 폭력을 당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증거가 제대로 기록되지 못할 경우에는 과정에 필요한 정의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아이들을 데리고 있다면 더 큰 위험에 처할 수도 있으며, 가해자의 보복으로 인해 그들을 안전하게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전국적인 전문 통역 서비스를 설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통역사와 번역사를 위한 국가 인증 기관에서는 통역사가 가정 폭력 등의 복잡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 연방 인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는 폭력 예방 교육 센터(Education Centre Against Violence)가 가정 폭력 피해자와 생존자를 위해 일하는 방법을 통역사에게 가르치는 구체적인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여러분이나 여러분이 아는 누군가가 성폭행, 가정 폭력, 가족 폭력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 1800 737 732(1800RESPECT)로 전화하거나, 웹사이트 을 방문하세요. 비상시 응급 전화 000을 이용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