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서 회복되는 과정 중에 가정 폭력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불평등이 해소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성 및 아동 폭력 예방에 힘쓰고 있는 ‘아워 워치(Our Watch)’의 나타샤 스토트 데스포자 회장이 수요일 내셔널 프레스 클럽 연설에서 호소한 내용이다.
스토트 데스포자 회장은 “코로나바이러스 회복이 경제와 사회 분야에서의 변혁적인 의제를 다룰 수 있는 기회로 사용돼야 한다”라며 사업체, 정부, 지역 사회의 체계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녀는 “폭력을 멈추고 싶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사회적인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라며 “해결책은 사회 변화이고 그곳에서 예방이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데스포자 회장은 이어서 “팬데믹에 대한 국가적인 대응과 회복이 여성의 안전, 독립성, 경제적 참여, 공공 생활에서의 의사 결정을 강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데스포자 회장의 이번 연설은 퀸즐랜드주에서 한나 클라크 씨와 그녀의 세 아이가 살해된 지 6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이번 연설로 가정 폭력의 재앙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이 다시 한번 집중되고 있다.

Our Watch Chair Natasha Stott Despoja addresses the National Press Club in Canberra. Source: AAP
데스포자 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34명의 여성이 가정 폭력으로 사망했다며 이는 일주일에 1명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가정 폭력에 대한 이야기, 통계, 사망자 수, 교외 지역에서의 학살 등으로 여러분 중 많은 분들이 역겨워 한다는 것을 안다”라며 “이대로는 갈 수 없다는 것도 잘 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래서 이런 끔찍한 위기가 변화의 기회를 우리에게 가져다줄까?”라고 반문하며 “그러길 바란다. 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녀는 연설을 통해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팬데믹으로 인해 호주 전역에서 가정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범죄학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Criminology)가 여성 1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서 지난 5월까지 3개월 동안 690명 응답자의 4.6%가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또한 ‘복수 포르노(revenge porn)로 알려진 온라인 학대가 210%나 증가했다며, 처음으로 금융 학대에 대한 보고와 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의 수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이날 연설에서 데스포자 회장은 원주민, 토레스 해협 군도민 여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지닌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정 폭력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은 점에도 주목했다.
그녀는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군도민 여성 5명 중 3명이 남성 파트너로부터 신체적 폭행 혹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원주민과 토레스해협 군도민 여성들에 대한 폭력을 종식시키는 일이 국가적인 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연방 정부는 지난 3월 팬데믹 기간 동안 가정 폭력 문제에 대응하고 국가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1억 5천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데스포자 회장은 특히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성 평등을 촉진해야 하고 가정 폭력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여성을 향한 폭력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성 평등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