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공영방송 ABC ‘통신 장관 비판 후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기사 헤드라인 수정’

통신 장관의 비판이 나온 후 호주 공영방송 ABC가 1월 26일 펼쳐지는 주요 행사에 대한 기사 제목에서 “침략의 날”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Protesters are seen during the Invasion Day rally in Melbourne last year.

Protesters are seen during the Invasion Day rally on 26 January in Melbourne last year. Source: AAP

폴 플리처 통신 장관의 수정 요구가 있은 후 호주 공영방송 ABC가 1월 26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행사를 다루는 기사 헤드라인에서 “침략의 날( Invasion Day)”에 대한 언급을 삭제했다.

앞서 디 오스트레일리안지(The Australian)는 ABC 기사를 겨냥하며 “비난의 엄호사격”이라고 묘사했고,  이후 폴 플래처 장관이 나서 ABC에 헤드라인 수정을 요청했다.

ABC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주요 행사를 알리는 기사 헤드라인을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침략의 날(Invasion Day) 2021 이벤트 가이드”라고 적었다가 월요일 오후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논쟁이 벌어지는 날이다. 여기 1월 26일에 열리는 이벤트들이 있다”로 수정했다.

또한 기사 원본에는 “1월 26일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혹은 침략의 날로 여겨진다. 일반적인 국가 기념일로 여겨지기도 하고 고대 문화의 식민지화에 대한 애도의 날로도 여겨진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1월 26일에 예정된 침략의 날 시위와 주요 행사들이 함께 열거됐다.

폴 플래처 장관은 “ABC는 편집상의 독립성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제가 통제하지는 못하지만, 저는 ABC에게 부정확한 기사를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호주 전역의 법안에 반영된 이름이다. 더욱이나 압도적인 다수의 호주인들이 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플래처 장관은 방송사가 두 용어를 모두 사용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이해 때문이라며 “ABC 이사회에 대한 의무는 명백하다. 뉴스의 수집과 발표가 정확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BC 대변인은 월요일 성명을 발표하며 "ABC의 정책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사설에서도 언급했듯이 다른 용어들은 특정 상황에서 적절할 경우 사용될 수 있다. 이는 이들 단어를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한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와 “침략의 날”이라는 용어를 둘러싼 논쟁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며 “일부 청중들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전후해 방송사의 기사와 보도 용어에 대해 묻고 있다. 이것은 계속 반복되는 이슈”라고 말했다.

ABC는 “우리는 또한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1월 26일, 침략의 날, 생존의 날을 포함한 다른 용어들을 행사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존중하며 따라서 우리의 기사와 보도에서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로 기념하고 있는 1월 26일은 영국 제1함대가 보태니만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유니언잭을 게양한 날이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호주인들은 이날이 6만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원주민들을 점령한 침략의 날이라며 애도의 날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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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6 January 2021 9:47am
By SBS News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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