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충수’된 조코비치의 백신 거부감…유럽대회도 암운

Spectators are seen walking past a picture of Novak Djokovic on Day 1 of the Australian Open Tennis Tournament at Melbourne Park, in Melbourne, Monday, January 17, 2022. (AAP Image/Dave Hunt) NO ARCHIVING

2022 호주오픈에서 모습을 감춘 2021 챔피언... Source: AAP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노박 조코비치의 노골적인 거부감이 결국 자충수가 됐다. 호주오픈 참가가 불발된데 이어 프랑스 오픈 참가 여부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조코비치 사태 일지

  • 1월 5일 밤 11시: 멜버른 공항에서 입국 거부
  • 1월 10일 오후: 연방법원, 조코비치 입국 허용 판결
  • 1월 14일 오후: 알렉스 호크 이민장관, 조코비치 비자 취소 재량권 발동
  • 1월 16일: 연방법원, 이민장관 재량권 타당 판결
  • 1월 16일 밤 10시 30분: 노박 조코비치, 호주오픈 개막 전날 출국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가 호주정부의 비자 취소 조치에 불복해 두 번째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하자 호주오픈 개막일 전야에 두바이 발 아랍에미레이트 항공편으로 출국했습니다.

앞서 연방법원 3인 재판부는 만장일치로 알렉스 호크 이민장관의 재량권 발동에 법적 하자가 없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사실상 조코비치의 추방령이 내려진 것이었죠.

이에 조코비치는 결국 일요일 밤 10시 30분 두바이 발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편에 탑승해 멜버른을 떠났습니다.

이로써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4연패, 호주오픈 통산 10회 우승 그리고 메이저 대회 통산 21회 우승의 대기록은 물건너 갔습니다.

과연 조코비치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요.

이수민 리포터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결국 백신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보여온 노박 조코비치의 자충수였다고 볼 수 밖에 없죠.

이수민 리포터: 자충수였지만, 논란도 거셉니다. 아무튼 백신면제 특혜 의혹에서 시작된 노박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도전 계획은 추방의 수모로 마무리됐습니다.

언급하신대로 단순한 국제대회가 아니라 호주 오픈 통산우승 10회, 호주오픈 4연패, 메이저 대회 통산 21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이 걸렸던 호주오픈이었는데요…. 그런데 호주오픈의 남자로 불려온 노박 조코비치가 호주오픈 개막 전날 밤 결국 아랍에미레이트 항공편으로 두바이로 출국했습니다.

사실상 추방이고, 향후 3년 동안 호주 재입국 가능 여부도 불투명한 상탭니다.  물론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특별 허가가 없는 한 재입국은 불가능합니다.

진행자: 백신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결국 노박 조코비치를 최악의 위기로 내몰았는데요.  이민장관 직권으로 단행된 두번째 비자 취소 결정에 대해 연방법원이 아주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심리를 열었는데, 결국 장관 재량권이 법적 하자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잖습니까. 

이수민 리포터:  네.  조코비치도 “매우 실망스럽다.  하지만 호주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라는 메시지를 쓰고 나서 곧바로 짐을 싸서 공항을 향했습니다.

백신 문제 때문에 결국 대회 개막일을 하루 앞두고 호주 도착 열흘여 만에 짐을 싼 거죠.

진행자: 앞서 언급 드린대로  이번 호주오픈은 조코비치는 물론이고 테니스 역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대회의 의미를 지녔잖아요?

이수민 리포터: 그렇습니다. 남자 테니스 '빅3(Three)'를 이루는 로저 페더러(41·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6·스페인), 그리고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에서 20회 우승 타이기록을 나눠 갖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한 걸음만 더 내딛는 선수가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는 상황인 거죠. 조코비치는 셋 중에서 가장 어린데다 최근 몇 년 사이 기량 면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기에 결국 '테니스 황제'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진행자: 나이도 어리고, 최근 최고의 기량을 보여온 조코비치인데다, 더욱이 호주오픈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호주오픈에서 무려 통산 9번 우승컵을 들어올렸잖아요.

이수민 리포터:  실제로 이번 호주오픈이 조코비치의 황제 대관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었습니다.

클레이나 잔디 코트보다 하드코트에 강한 조코비치가 호주오픈에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언급하신대로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무려 9번이나 우승했는데요.  메이저 대회 우승컵 20개 가운데 9개를 호주오픈에서 챙긴 결과죠.  더욱이 조코비치는 지금 호주오픈을 3연패한 상태였습니다.

진행자: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바로 지난 2020년 한해 동안 조코비치의 성적이 각별히 좋았잖습니까.

이수민 리포터: 맞습니다. 지난 1년간 조코비치의 흐름이 매우 좋았습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뒤 프랑스오픈, 윔블던을 차례로 휩쓸었었죠….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습니다.

이런 점에서 영미권의 주요 베팅업체들은 조코비치를 호주오픈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이구동성으로 꼽은 상태였습니다.

경쟁자인 라파엘 나달마저도 호주오픈을 앞두고 자국 방송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조코비치가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타이틀을 단독으로 보유하는 데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나 자신을 속이지 않겠다"고 시인할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아무튼 조코비치는 지금 두바이에서 탄식하고 있을 것 같고요, 반대로 나달은 신기록을 세울 호기를 잡은 것 같아요.

이수민 리포터: 네. 나달 역시 이번 호주오픈에서 21번째 우승에 도전하는데요,  더욱이  그다음 메이저 대회가 프랑스오픈입니다. 프랑스오픈은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데, 나달은 클레이 코트에 강해 '흙신'으로 불립니다.  나달이 절호의 기회를 잡은 상태죠.

진행자: 조코비치가 다른 메이저 대회 출전하는 것은 문제가 없나요?

이수민 리포터: 조코비치가 백신 접종을 계속 거부한다면 다른 메이저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 해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출전했는데요. 그러나 백신 접종이 일반화하는 가운데 이들 대회 개최국의 외국인에 대한 방역 정책이 백신 미접종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바뀌고 있어, 백신 미접종 상태에서는 대회 참가가 어려워질 듯 합니다.

즉, 조코비치가 끝까지 백신을 맞지 않는다면 그가 출전할 수 있는 메이저 대회는 계속 줄어들 수 있는 것이죠. 

진행자: 결론은 백신 접종인데, 왜 그토록 백신접종을 거부해서 많은 팬들을 실망시킨 건지 안타깝습니다. 물론 호주테니스협회나 빅토리아 주정부의 애매모호한 행정도 비난의 대상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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