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찬반 진영 진흙탕 싸움 ‘눈살’

Indigenous woman with the Aboriginal flag (SBS).jpg

10월 14일 실시되는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반 진영의 캠페인이 혼탁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반대 진영의 캠페인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을 제기해온 찬성 진영이 이번에는 반대 진영의 캠페인을 물리적으로 방해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상호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피터 더튼 자유당 당수는 아들레이드에서 반대 지지자들의 행사장 앞에서 찬성 지지자들이 자유당의 예비원주민부 장관 자신타 프라이스 연방상원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항의시위를 벌인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지목했다.

이날 원주민 보이스 반대 캠페인 단체의 행사장 앞에 운집한 찬성 지지 단체 시위대는 한 목소리로 “‘인종차별 개’, ‘인종차별 돼지’ 물러가라”는 원색적 구호를 외쳐댔다.

이날 아들레이드에서 거행된 원주민 보이스 국민투표 반대 지지자들의 행사장 안쪽에서는 “앤소니 알바니지 연방총리는 상호 존중하는 자세의 토론을 강조하면서 국민을 상대로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자유당의 예비원주민부 장관 자신타 프라이스 연방상원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보이스 찬성 진영에 대해 거센 비난의 톤을 이어갔다.

자신타 프라이스 연방상원의원은 “우리는 연방의회 내의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에 대한 국민투표가 거짓을 바탕으로 한 사상누각으로 호주 역사상 최악의 대국민 가스라이팅이다”라고 맹비난했다.

자신타 프라이스 연방상원의원은 논란이 된 자신의 지난주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자신타 프라이스 예비원주민부 장관은 내셔널 프레스클럽 연설을 통해 “영국의
식민지화로 인한 트라우마가 대물림이 되고 있다는 주장은 허구이며, 영국의 초기 정착자 가족들도 이곳에서 힘겨운 삶을 살았다”면서 영국의 식민지화에 따른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노동당 정부의 격앙된 반응을 초래한 바 있다.

원주민 지도자들 출신인 워런 먼딘의 반대 지지 목소리도 한층 고조됐다.

워런 먼딘은 “호주는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한 나라로, 분명 우리가 영국의 식민지였고, 힘겹고 잔혹한 과거사도 있었지만 어두운 부분을 뛰어넘을 정도로 우리의 역사는 찬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원주민 보이스 반대자들을 인종차별로 몰아부치는 것도 대단한 모순이다”라고 직격했다.

워런 먼딘은 “인종차별주의자는 분명 존재하고 이 세상의 모든 나라에 인종차별주의자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호주는 결단코 인종차별국가가 아니라고 호주인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매도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자유당 소속의 케린 리들 연방상원의원은 “이번 국민투표가 부결돼도 원주민의 헌법적 지위 인정 이슈는 추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케린 리든 연방상원의원은 “결정적으로 이번 국민투표에 대한 반대의 근본 이유는 항구적인 헌법기구 설리이다”면서 “헌법기구로서의 보이스가 원주민들의 삶을 개선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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