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오미크론' 격리 요건 변경된 직업은?

A health worker is seen as members of the public are seen queuing in their cars at a drive-through COVID-19 testing site at IPC Health Wyndham Vale, in Melbourne, Wednesday, December 29, 2021.

Source: AAP

오미크론과 관련해 변경된 격리 조건이 적용되는 직업군을 살펴봅니다.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호주정부가 향후 2-3개월 동안 호주로 돌아오는 유학생과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워홀러)의 비자 신청비를 면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호주의 구인 상황이 20년 이래 최악이라는 현재 상황에서 설상 가상으로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하는 필수업종 근로자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물류업종이 일시적인 멈춤 현상을 보일 정도입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오미크론과 관련해 변경된 격리 조건을 적용할 직업군을 발표했는데요, 오늘 경제브리핑 시간에는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호주 인력난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호주 정부가 고육지책을 연일 내놓고 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오미크론 사태로 환자와 밀접접촉자가 증가하면서 호주의 인력난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난 셈이지만, 사실 팬데믹 이후 호주 인력난에 대한 우려는 이미 예견돼 온 것인데요, 그동안 호주 경제를 뒷받침해왔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팬데믹 기간동안 대거 빠져나가면서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18일 앞으로 2-3개월 동안 호주에 도착하는 워킹 홀리데이족과 유학생들에게 600달러가 넘는 비자 신청 비용을 면제한다고 발표했고, 지난 13일에는 학생비자 소지자에 대한 2주 40시간 근로시간 상한선을 당분간 폐지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연일 인력난 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미 관광업과 요식업, 의료업종 등 일부 산업 직군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제한을 완화한 바 있었죠?

PD: 그렇습니다. 일부 직종에 한했던 완화 요건을 이제 전 직업군으로 확대함에 따라 유학생들의 근로 시간이 풀타임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이것만 봐도 호주 정부가 인력난으로 얼마나 다급한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최근에는 오미크론 사례가 급증하면서 격리 조치에 들어가는 사람 수가 폭증하면서 식품 생산 및 유통 등 주요 공급망의 노동력 부족 현상이 물류 대란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배달근로자의 부족으로 유통에도 차질을 빚으며 공급망 문제가 악화됨에 따라 실제로 대형마트의 선반에 물건이 텅 비어 있다든가 배달 일정이 지체되는 등 연쇄적인 후폭풍이 일면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낙농산업을 비롯한 필수산업에 수천명의 근로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됨에 따라 우유 부족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19 일일 감염자가 수 만명 대에 이르면서 격리자가 워낙 많아지다 보니 경제적인 타격이 이루 말할 수 없군요. 그래서 연방정부가 이번에 고육지책으로 오미크론 격리 조건 완화 정책을 내놓았죠?

PD: 그렇습니다. 필수 인력들이 격리에 들어가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돼 공급망이 붕괴될 것에 대비해 모리슨 총리는 지난주 열린 전국내각회의에서 완화된 격리 규정을 더 많은 업계로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새로운 재무부 모델링(Treasury modelling)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확산으로 상당수의 근로자들의 결근이 예견된 데 따른 대응인데요, 재무부 모델링에서 호주 내 최대 10%의 근로자들이 언제든 오미크론 사태로 결근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밀접 접촉자일 경우에도 격리가 요구되지 않는 업종을 확대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는 분석입니다.

모리슨 총리는 “즉시 비격리 허용이 확대 적용되는 업계는 모든 대중교통과 화물운송 및 물류 업계”라고 밝혔고, 이 외의 업계는 보건, 긴급서비스, 법집행기관, 교정서비스, 에너지 자원, 수자원, 폐기물 처리, 식료품∙음료 공급, 통신∙정보∙언론, 교육∙차일드케어 부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보건의료 및 지원서비스 종사자, 긴급구조대, 교사 및 보육 종사자, 에너지 및 폐기물 관리 종사자 등도 포함됩니다. 이로써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밀접 접촉자라 하더라도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오면 즉시 일터로 복귀할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번 발표에 포함된 모든 직종을 다 살펴볼 수는 없겠지만, 한인들이 주로 종사하고 있는 분야는 어떤 것들이 해당되는지 짚어보면 좋을 것 같네요.

PD: 네. 워낙 방대한 직업군이 포함돼서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일단 하나씩 짚어보자면

의료 및 복지 서비스군에서는 치과나 물리치료, 치료용 마사지, 한의학, 정신건강 서비스, 헌혈, 클리닉 등이 해당되고, 노숙자 지원이나 복지 서비스, 노인요양 및 장애인 지원 서비스, 장례서비스 등이 포함됩니다. 또 식음료 및 필수 물품 업종에서는 농업 종사자, 필수 식음료, 애완동물, 사무용품, 건축, 배달이나 포장을 포함한 요식업종 모두 격리 면제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또 운송 및 화물, 물류 직업군에서도 배달서비스, 우체국, 택시, 공유차량, 이사서비스, 자동차 수리업종 모두 해당됩니다. 데이터 통신 및 언론 분야도 격리가 면제되고, 금융서비스 업종과 교육업계 및 유아교육 등 교육서비스업 종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경찰, 소방 및 응급 구조, 법원, 연방 및 주정부 등 정부 서비스, 영사 및 외교분야 종사자도 밀접 접촉자일 경우 격리 면제 대상에 해당됩니다. 이 밖에도 숙박 및 부동산을 비롯해 위에 언급된 해당 직종을 지원하는 분야들, IT 지원이나 사이버보안, 관리, 물류, 청소, 설치, 시공, 생산, 제조, 유통 등이 모두 포함돼 사실상 웬만한 직업군은 다 포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행자: 밀접접촉자에 해당되지만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요즘같이 오미크론 사례가 정점을 향해가는 상황에서 굉장히 파격적인데요 확대 적용되는 직업군도 사실 거의 대부분의 직업군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당국의 의지가 보이네요.

PD: 그렇습니다. 노동력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완화정책이 필연적인 상황인 것이죠. 하지만 여기에도 일부 조건이 있는데요, 코로나19 확진자와 한 집에 거주하는 고위험 밀접접촉자의 경우에는 확진자의 격리기간 6일째까지 이틀 간격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은 정기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증상이 없는지 잘 관찰해야 합니다.

진행자: 모리슨 정부의 여러가지 뒤늦은 코로나19 대응책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야당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PD: 노동당의 마크 버틀러 보건 장관은 고위험군 밀접접촉자가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 키트가 충분하지 않다면 격리 대상에서 제외된 사람을 확대하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버틀러 야당 장관은 "명백한 것은 스콧 모리슨이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자신이 초래한 난장판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격리 조치의 완화는 아무 의미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만약 근로자와 기업이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없거나 무료로 검사할 수 없다면 이러한 모든 변화는 결국 이론적인 정책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일반 가정에서는 키트 구입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신속항원키트 공급이 관건이 되겠군요. 하지만 위드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제 회복에 나선 상황에서 격리 조건 완화 정책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러한 움직임은 호주만이 아니죠?

PD: 세계보건기구(WHO)는 성급한 자가격리 규제 완화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여러 국가가 코로나19 확진자나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격리 기간을 단축했거나 검토하는 추세입니다. 영국은 21일부터 자가격리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7일로 줄였고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 중인 사람은 6일과 7일 차에 24시간 간격으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아 음성이 나오면 격리기간을 사흘 단축할 수 있게 했습니다. 스페인도 확진 후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기로 29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감염자의 격리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절반인 5일로 낮추는 새 지침을 발표했고 한국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밀접 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 기간을 2주에서 10일로, 다시 또 7일로 단축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자에 한해 자가격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3∼5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오미크론 사례 급증으로 인해 변경된 격리조건 완화 정책에 대해 정리해 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와 여기서 인사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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