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치권 ‘의원 성추행’ 소용돌이…데이비드 밴 “절대 결백” 고수

DAVID VAN STATEMENT

Liberal senator David Van before making a statement in the Senate chamber at Parliament House in Canberra, Thursday, June 15, 2023. Source: AAP / MICK TSIKAS/AAPIMAGE

성추행 의혹에 내몰린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이 탈당을 단행했지만 자신의 ‘결백’을 완강히 주장하면서 자유당 지도부에 강한 불만을 뿜어냈다.


Key Points
  •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 “나는 결백하다”
  • 의원직 사퇴 거부…잔여 임기(2025년 중반) 수행 의지 확인
  • 자유당 중진 여성 의원들, 리디아 소프 입장 지지 움직임
진행자: 연방정치권이 매우 소란스럽습니다. 여러가지 이슈가 맞물리면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 같습니다. 연방정치권 소식, 조은아 프로듀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논란의 중심에 자리잡아온 리디아 소프 연방상원의원으로부터 ‘성추행범’이라는 ‘돌직구’를 맞고 졸지에 정치 생명에 위기를 맞게 된 초선의 데이비드 밴(59, David Van) 연방상원의원이 결국 자유당에서 탈당했죠.

조은아 프로듀서: 네. 충분히 예상한대로 결국 데이비드 밴 상원의원이 탈당을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피터 더튼 자유당 당수 등 당 지도부가 요구한 의원직 사퇴는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즉 무소속으로 남은 2년여 의 임기를 채워가면서 자신의 결백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진행자: 데이비드 밴 상원의원은 분명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거죠?

조은아 프로듀서: 그렇습니다.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은 계속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당 지도부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는데요.

데이비드 밴 상원의원은 자신에 대한 터무니없는 성추행 의혹이 분명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유당 지도부는 자신의 문제를 도매금으로 처리했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진행자: 청취자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혼란스러워 하시는 것 같은데 그 상황을 차근차근 살펴보죠.

조은아 프로듀서: 네. 지난 14일 당시 자유당 소속이었던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은 ‘진실공방전’이 격화하고 있는 브리타니 히긴스 사태와 관련해 정부 측에 질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갖은 돌발행동으로 사회적 공분을 촉발시켜온 무소속의 리디아 소프 연방상원의원이 의석에서 데이비드 밴 상원의원을 겨냥해 “의회에서 나를 성추행했다”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죠.

회의 진행을 맡은 앤드류 맥라클란 상원부의장이 발언을 취소하고 진정하라는 제지에도 불구하고 리디아 소프 상원의원은 계속해서 “성추행범이 성폭력에 대해 의회에서 발언하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저 자가 나를 괴롭히고 성추행했다. 연방총리는 저 남자를 퇴출시켜야 한다”며 원색적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그 순간 의사봉을 잡은 앤드류 맥라클란 상원부의장은 거듭 “부적절한 발언이다. 취소하라”고 지시했지만 리디아 소프 상원의원은 막무가내 식으로 발언을 이어가면서 스스로 회의장을 떴습니다.

진행자: 회의장을 뜬 후 몇 시간 후 리디아 소프 연방상원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지만 다음날 더욱 구체적으로 의혹을 폭로한 거죠.

조은아 프로듀서: 그렇습니다.일단 의회 내에서의 발언은 취소했지만 리디아 소프 연방상원의원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갖고 데이비드 밴 상원의원은 CCTV가 없는 의회 복도 구석등으로 자신을 밀치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방상원의원을 역임한 아만다 스토커 전 의원과 다른 전직 여성의원 마저 나서 데이비드 밴 상원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아만다 스토커 전 의원은 지난 2020년 11월 연방의회 내에서 열린 비공식 모임에서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이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두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신체 접촉의 추행을 저질렀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에 피터 더튼 자유당 당수는 데이비드 밴 의원에 대해 의원회관 출입을 금지하고 의원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게 된 거죠.

진행자: 당이 이토록 신속하게 데이비드 밴 의원에 대해 강경 조치를 취한 이유가 있을까요?

조은아 프로듀서: 비단 리디아 소프 연방상원의원이 제기한 의혹 외에도 당내 전직 여성의원 2명이 유사한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고요, 자유당 소속의 여성의원들 다수가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의 행동에 격분하면서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전현직 여성의원들에 대한 공조 반응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이 종전에도 의회 내에서 좀 논란을 일으켰더군요.

조은아 프로듀서: 그렇습니다.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은 2019 연방총선에서 빅토리아주의 자유당 상원후보 3번으로 출마해 가까스로 의회에 입성한 초선의원입니다.

상원의회 입성 후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은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않다가 2021년 11월 무소속의 재키 램비 연방상원의원을 조롱하는 행동으로 ‘유명세’를 탔는데요.

재키 램비 연방상원의원이 대정부 질의를 하는 동안 내용에 불만을 품은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이 개가 으르렁거리는 듯한 소리를 내며 방해하는 기행을 했던 겁니다.

이에 스콧 모리슨 당시 연방총리까지 나서 “매우 실망스러운 행동”이라고 질책했고, 거센 논란이 되자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은 재키 의원을 방해하고 말 참견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밴 상원의원은 본질적 문제가 된 개가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6월 14일 마침내 연방상원의회 본회의장에서 무소속의 리디아 소프 연방상원의원에 의해 성추행범으로 지목된 겁니다.

진행자: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전임 정부의 국방장관 의회 집무실에서 발생한 당시 선임 비서관 브루스 러만의 후임 여성 비서관 브리타니 히긴스에 대하 강간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브리타니 히긴스 사태는 현재 결과적으로 가해자로 내몰렸던 브루스 러만에 대한 기소는 사실상 취하됐고요, 재판 난맥상과 관련해 사법위원회의 조사결과 연방경찰과 ACT 검찰청이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는 등 진실공방전을 지금도 펼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연방노동당 소속 여성의원들의 사전 개입설마저 불거졌잖습니까.

여기에 덧붙여 연방노동당 정부가 무려 25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 가량의 거액의 합의금을 브리타니 히긴스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단 합의금 지급 논란 상황부터 살펴보죠.

조은아 프로듀서: 네. 앞서 국내 언론들은 매우 이례적으로 합의 중재 절차 등을 생략하고 노동당 정부가 강간피해 의혹을 제기한 브리타니 히긴스에게 비공개적으로 최대 300만 달러 가량의 합의금을 지불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약 23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 가량의 합의금을 지불키로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합의금 산출의 근거는요? 그리고 왜 합의금을 지불한 거죠?

조은아 프로듀서: 네. 브리타니 히긴스는 자신의 강간피해를 폭로한 이유로 국방장관실 에서 해고됐고, 이로 인해 재취업도 어려워졌으며, 정신적 충격 등으로 재택 요양을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비용을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고, 현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겁니다.

즉, 브리타니 히긴스가 청구한 손실은 자신의 향후 40년 동안의 예상 수익 등을 기반으로 산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의 고용주였던 린다 레이놀즈 전 국방장관은 발끈했죠?

조은아 프로듀섭니다. 물론입니다. 린다 레이놀즈 연방상원의원은 “현 노동당 정부가 어떤 연유로 브리타니 히긴스에게 거액의 합의금 혹은 위로금을 지급한 것인지, 반부패위원회가 이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수사를 촉구한 상태고요,

피터 더튼 자유당 당수도 “상식과 절차를 뛰어넘은 합의금이다”면서 “부패위원회가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고 지원사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진행자: 자유당이 발끈하는 이유도 있을 것 같은데요.

조은아 프로듀서: 물론입니다. 자유당은 브리타니 히긴스 사태의 배후로 노동당의 캐티 갤라허 재정장관 등 핵심 여성의원들을 지목하고 있고, 그런 이유 때문에 서둘러 거액의 합의금 지급에 주저하지 않았다는 주장인 거죠.

앞서 다수의 매체들은 브리타니 히긴스의 현 동거남 데이비드 샤라즈가 노동당 내의 정치권 인맥을 동원해, 이 문제를 정치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관련 녹취록과 텍스트 메시지 등이 폭로된 바 있는데요. 그 의혹의 중심에 캐티 갤라허 재정장관 등이 버티고 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네. 브리타니 히긴스 사태는 저희가 다음주 쯤에 한 번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LISTEN TO
korean_16062023_david van.mp3 image

데이비드 밴 연방상원의원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 '점입가경'

SBS Korean

02:57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