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주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호주 오픈 참가 해외 선수들 불만 증폭

Tennis players are escorted to training on Monday (AAP)

Tennis players are escorted to training Source: AAP

호주 오픈에 참가하는 외국 선수와 관계자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확진지가 발생하자 주최측은 방역 조치를 한층 강화하고 있고, 이에 일부 외국 선수들의 불만은 증폭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호주정부의 해외입국 제한 조치로 지금 현재도 약 3만7000여명의 호주 교민이 해외에 발이 묶인 상탭니다.

뿐만 아니라 새해 첫날 0시를 기해 빅토리아 주정부는 NSW주와 브리즈번 광역권에 대해 경계를 봉쇄하면서, 현지를 여행중이던 수천여명의 빅토리아 주민들이 난민 아닌 난민 신세로 전락한 바 있습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주경계봉쇄조치를 대폭 완화했지만 여전히 시드니의 이민자 밀집 지역에 대해서는 이른바 ‘레드 존’으로 분류하고 방문 제약 조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올해의 첫 그랜드슬램 테니스 대회인 호주오픈에 참석할 외국 선수들은 전세기 편으로 멜버른에 속속 입국하고 있습니다.

이에 소셜 미디어와 일부 라디오 방송 청취자들은 “빅토리아 주민들을 난민 취급하고 있는 빅토리아 주정부의 이중잣대”라며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세기 편으로 입국한 호주 오픈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의 확진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 당국이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이수민 리포터와 함께 호주오픈 이모저모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호주 오픈 개막일은 언제입니까. 현재 분위기부터 살펴보죠.

이수민 리포터: 네. 2월 8일 개막 예정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면 조금은 2월 8일 개막이 불투명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입국 선수들 가운데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자 주최측은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경우 격리 문제 등을 고려하면 개막일이 약간 늦춰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 까지 했습니다.

스쳐지나가는 듯 했던 이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자 주최측은 다시 “개막일 연기는 있을 수 없고 반드시 2월 8일에 개막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드 배정을 받은 톱 플레이어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예선은 저 멀리, 호주에서 무려 12,000km 떨어진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에서 거행됐고, 예선이 지난 주 마무리됐죠.

이수민 리포터: 그렇습니다. 예선을 통과한 남녀 선수 16명은 여객기 탑승 가능인원의 25%만 탑승한 전세기 편으로 아부다비를 떠나 멜버른에 도착했습니다.

또 다른 취재진 및 기타 관계자 31명은 LA를 출발해 호주에 입국했는데요…

물론 빅토리아 주정부는 철저한 방역 조치와 함께 이들을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입국자 가운데 5명~9명이 확진자로 드러나면서 빅토리아 주 정부는 바싹 긴장하고 방역 조치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전세기에 같이 탑승한 47명의 선수 모두에 대해 더욱 강화된 매뉴얼에 따라 14일간의 격리조치를 취했는데요….

진행자: 일부 언론은 확진자가 9명이라면서 현재 강화된 격리조치 대상자가 72명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이수민 리포터: 아무튼 이들은 2주동안 호텔을 벗어날 수 없고, 연습도 할 수 없습니다. 오직 호텔 방 안에 있는 자전거로만 운동하게 됩니다.

진행자: 선수들의 불만이 거세겠는데요…

이수민 리포터: 충분히 상상이 되시죠. 일부 선수들은 실제로 거칠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당초 알려준 규정보다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참가하게 된 호주의 코트의 악동 버나드 토믹도 격리자 명단에 포함됐는데요… 함께 격리 중인 토믹의 애인은 머리를 혼자 감지 못하는데, 미용사를 불러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해 구설수에 휘말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는 공개적으로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그렇죠. 노박 조코비치의 항의는 전 세계 주요 외신을 통해 일제히 타전 되는 등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요…. 항의 내용 자세히 살펴보죠.

이수민 리포터: 네.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는 6개 항의 개선조건을 주최측에 요구했습니다. 물론 모두 거부됐지만요.
노박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 주최측에 발송한 공식 서한을 통해 ▷격리기간 단축 ▷객실에 개인 체력 훈련 장비 구비 ▷대회 수준에 맞는 격조 있는 식사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의 코치나 체력단력 의사와의 접촉 허용 ▷선수와 코치 객실을 격리 호텔 같은 층에 배정 ▷개인 코트가 구비된 가정집에 최대한 격리 등의 6가지 개선 조건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19 재확산 사태 이후 초강경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가 직접 나서 조코비치의 요구는 수용될 수 없다고 일축했는데요… 구체적인 반응 살펴보죠.

이수민 리포터: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는 “어느 누구든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답변은 ‘No’이다”라고 일축했는데요.

다른 일부 외국 선수들이 “해외 입국 선수 전원에 대해 격리 조치에 처해질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발한 것에 대해서도 앤드류스 주총리는 “모두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변했습니다.

앤드류스 주총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그 누구에게도 예외가 되지 않듯, 정부의 방역조치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라고 완강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방역당국도 호주오픈 참가 선수들이나 관계자들에게 방역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줄 것을 완곡히 상기시켰군요.

이수민 리포터: 네. 빅토리아 주의 코로나19 방역본부도 "입국한 모든 선수와 관계자들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며, 위반시에는 무관용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방역본부는 "격리 중인 선수 한 명은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호텔 방문을 열고 훈련 동료에게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려했고, 다른 한 관계자도 방문을 열고 배달부와 대화를 나누려 한 사례가 적발됐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카사 본부장은 "이번 위반 사례는 경미하지만 여전히 위험을 내포한다"면서 "향후 이런 경미한 위반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참가 선수들은 SNS를 통해 "전원 자가 격리될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질문: 한편 영국의 앤디 머리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요.

이수민 리포터: 네. 와일드카드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앤디 머리는 호주 오픈 조직위원회가 제공하는 전세기편으로 출국하기 단 며칠 전 확진 판정을 받아 호주오픈 준비에는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앤디 머리는 반드시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현재 런던 인근의 자택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진행자: 일부 선수는 남자단식을 5세트 경기가 아닌 3세트로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는 등 여러모로 어수선한 분위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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