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시민권 수여식 행사 거부 카운슬 증가

INVASION DAY RALLY BRISBANE

2023년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브리즈번에서 거행된 '침공의 날' 시가 행진 장면 Source: AAP / JONO SEARLE/AAPIMAGE

1월 26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앞두고 올해도 변함없이 오스트레일리다 데이의 날짜 변경 주장과 더불어 당일 시민권 수여식을 거부하는 지역 카운슬이 늘고 있다.


Key Points
  • 지역 카운슬 81곳,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시민권 수여식 거부
  • 전임 자유당 정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시민권 수여식 거부 카운슬에 대해 시민권 수여식 개최권 박탈
  • 현 노동당 정부, 1월 23일~1월 29일 사이에 개최토록 카운슬에 재량권 부여
호주의 대표적 국경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대표적 행사 가운데 하나는 시민권 수여식이다.

그러나 올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앞두고 시민권 수여식 일정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민권 취득식을 주관하는 지역 카운슬 80곳 이상이 시민권 취득식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일부에서는 새로운 도약이라며 반겼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며 반감을 드러낸다.

특히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에 대한 국민투표 부결 3개월여 만에 맞이하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되자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분위기다.

호주건국기념일의 의미인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1788년 1월 26일 영국의 아서 필립 선장이 이끄는 첫 선단이 시드니 보타니 배이에 도착해 NSW주를 영국의 식민지로 선포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1994년에 국경일로 제정됐다.

이런 이유로 원주민 단체들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축제 행사를 겨냥해 “원주민들의 무덤 위에서 춤추는 것”이라며 애도와 시위로 대응해 왔다.

이러한 원주민 사회의 움직임에 공조하는 카운슬이 증가일로에 있는 것.

이들 카운슬들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도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도 견지하고 있다.

서호주주의 프리맨틀 카운슬도 시민권 수여식 행사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서 그 다음날로 연기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행사의 초점을 경축 분위기에서 사실 서술의 담론에 맞추기로 의결했다.

이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일단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I think it is a fantastic idea, like I think myself, I would like to learn more about it. Like I hear bits and pieces now and I don't particularly celebrate it or go out of my way to do anything for it. So I think it would be a great idea"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변화를 추구하는 주민들도 많다.

NITV에 출연한 프리맨틀에 거주하는 원주민 마티 다이트는 시민권 수여식 날짜 변경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티 다이트라는 이 주민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자체가 불필요하다”면서 “원주민들은 그 누구도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공감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특히 일부 정치인들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변경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제임스 쿡 선장의 호주 대륙 첫 도착일과 아서 필립 선장이 첫 선단을 이끌고 보타니 배이에 도착한 날을 혼동해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앞서 전임 자유당 연립정부는 전국의 모든 카운슬에 대해 무조건 1월 26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시민권 수여식 행사를 거행할 것을 지시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시민권 수여식 행사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하지만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그 규정은 백지화됐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노동당 정부는 시민권 수여식을 1월 23일부터 1월 29일 사이에 열도록 각 카운슬에 재량권을 부여한 상태다.

그 결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시민권 수여식을 하지 않겠다는 지역 카운슬이 크게 늘게 된 것.

이런 분위기 속에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 변경 요구 목소리도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축제 행사를 대거 축소한 빅토리아주를 중심으로 이러한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동시에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비난하는 역풍도 거세다.

한편 NSW 주정부는 올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행사를 ‘Reflect, Respect, Celebrate’ 즉, ‘반영하고 존중하고 축하한다’는 주제를 내걸고 당일 일출시부터 일몰시까지 다양한 축하 행사를 마련한다.

하지만 시드니 내의 카운슬 다수도 이러한 분위기에 역행하고 있다.

진보성향이 강한 시드니 시티 카운슬의 원주민 계 무소속 시의원이며 메트로폴리탄 원주민 토지협의회의 이본 웰던 대표는 많은 카운슬들의 변화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본 웰던 시의원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지역 카운슬들이 지역사회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잘 소통하고 교류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면서 “호주시민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무 때나 가능해야 하는 것이고 굳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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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찬반공방 한층 가열

SBS Korean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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