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호주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이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2032 올림픽을 남북한이 공동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왔는데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 배경을 이수민 리포터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남북한 공동개최안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 도시들이 2032 하계 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혀왔음에도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이 사실상 개최 도시로 확정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된 듯 합니다.
브리즈번 2032 올림픽 개최 우선협상 지역 선정
- 기존 경기장 80~90% 재사용 가능
- 7, 8월의 날씨 조건
- 영연방대회 등 국제 스포츠 행사 주최 경험
이수민 리포터: 네. 올림픽 유치 개최지 우선 협상 지역이라는 좀 생소한 용어가 동원됐는데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 주말 화상 기자회견에서 "IOC의 하계올림픽미래유치위원회가 2032 하계 올림픽 개최 우선 협상지역으로 브리즈번을 선정했고, 이에 IOC 집행위원회는 이 권고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는 좀 장황하게 발표됐습니다.
즉, 새롭게, 일부에서는 개선된 절차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무튼 이번에는 매우 생소한 절차를 거쳐 올림픽 개최지가 선정되고 있습니다.
그 의미를 다시한번 살펴보면요. 집행위원회의 이같은 발표는 개최가 11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이미 유치계획을 공표한 다른 도시들보다 우선 협상지( fast-track) 선점에서 브리즈번이 승리했음을 의미하는데요. 일부에서는 사실상 확정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브리즈번 선정 이유는 구체적으로 무엇이죠?
이수민 리포터: 네. IOC는 브리즈번을 선정한 이유로 기존 또는 임시 경기장의 80∼90%를 이용해 지속 가능한 경기를 제안했다는 점, 경기가 열리는 7∼8월의 좋은 날씨, 주요 국제 스포츠 행사를 주최한 경험 등을 내세웠습니다.
즉, 지난 2018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가 Commonwealth Games 즉 영연방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한 것이 결정적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최종 결정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요?
이수민 리포터: 네. 이번 결정으로 브리즈번 시 당국과 호주 올림픽위원회(AOC) 는 앞으로 IOC 측과 올림픽유치 일정에 따라서 "집중적 대화"를 시작해 이를 논의하게 됩니다. 물론 IOC 총회의 승인 과정도 거쳐야 하고요.
진행자: 그런데 사실 흥미로운 점은 앞서 언급 드렸듯이 이른바 개선된 새로운 유치 결정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이런 결정 과정에 막후 입김을 발휘한 주인공이 바로 호주올림픽 위원장인 존 코츠 IOC 위원이라는 사실은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이수민 리포터: 그렇습니다. IOC의 새로운 유치 절차는 부분적이지만 실제로는 상당부분 호주 올림픽위원장인 존 코츠 IOC 위원이 사실상 개발한 것으로, 개최지 선정 경쟁에서 보다 쉽게 승리자를 냄으로써 다른 경쟁자들이 비용을 많이 쓰고도 탈락하게 하는 일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일부 외신들은 이미 브리즈번이 이번에 선정된 것은 30년 이상 호주올림픽위원회(AOC)를 이끌어온 코츠 위원에 대한 이해 충돌 시비를 빚을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아무튼 존 코츠 호주올림픽위원장 겸 IOC 위원의 역향력이 막대한 것만은 분명하잖습니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고비용의 과열 유치 경쟁을 미연에 막겠다는 취지에 국제 스포츠계가 매우 공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잖습니까.
이수민 리포터: 그렇습니다. 새로이 변경된 규정에 따르면 IOC는 종전 처럼 2년 동안의 유치 캠페인을 거쳐서 정작 개최시기를 7년이나 앞두고 치열한 경쟁 투표를 통해 개최국을 뽑는 방식을 기피한 겁니다 .
과거의 그런 방식은 개최 후보 국가나 도시들에게 엄청난 비용 부담이 뒤따랐던 것이죠. 게다가 개최국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올림픽 브랜드를 거부하는 사태가 일어나거나, 개최국이 돈으로 지지표를 샀다는 논란이 뒤따르기도 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바흐 위원장도 " 그런 방식은 올림픽의 장래를 위해서나 IOC의 평판을 위해서, 모두 최선의 방식이 아니었다"며 이 날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유치 전문 컨설턴트와 유치 후보국이 고용한 로비스트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진행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입장이 단호했군요.
이수민 리포터: 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 이번 결정은 다른 후보지를 거부하거나 대항해서 내린 결정이 아니다”는 점에 방점을 두면서도 “지금 시점에서 가장 관심이 있는 한 지역을 선호한다고 발표한 것이다”라고 다소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브리즈번이 내년에 개최될 IOC전회원 총회에서 결국 2032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결정된다면 하계 올림픽은 2회 연속 과거 수 십년의 관행과 다른 유치경쟁을 통해 선정되는 셈이 됩니다.
존 코츠 베테랑 IOC위원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우리는 이제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를 훼손하는 그런 과정을 계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무튼 남북한 공동주최를 염두에 두었던 한국의 계획도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국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수민 리포터: 네. 한국 통일부가 입장문을 발표했습니ㄷ. IOC가 2032년 하계 올림픽 우선 협상지로 호주 브리즈번을 선정하면서 남북 공동올림픽 유치가 어려워졌지만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IOC가 브리즈번을 2032년 하계 올림픽 우선 협상지로 정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정부는 남북 간 합의사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남북 정상은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 공동으로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한 바 있죠… 물론 이후 북측의 반응이나 관심은 전무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