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마(가명) 씨가 2년 전 페이스북과 포르노 사이트에 자신의 동영상이 올라간 후 겪었던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들을 털어놨다.
사건은 2년 동안 사귀던 남자 친구와 헤어진 몇 달 후 발생했다. 남성은 처음에는 살마 씨의 집으로 꽃을 보내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하루에 40여 통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그녀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게 되자 위협적인 모습으로 변모했다.
이후 전 남자 친구는 살마씨를 가장한 가짜 페이스북을 만들고 이곳에 사진과 동영상들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경찰을 찾은 살마씨가 “동영상이 촬영된 곳이 전 남자 친구의 침실이었다”라는 증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경찰은 ‘전 남자 친구가 비디오를 업로드했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살마 씨는 자신의 동영상에 대한 문제가 수차례 사이버범죄 관계자와 경찰에 보고된 뒤에야 결국 지워졌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살마 씨는 외출을 삼가야 했고, 친구들을 잃게 됐으며, 뉴사우스웨일즈 주에 있는 방글라데시 사회에서도 점차 고립돼 갔다.
살마 씨는 “오빠는 아직도 내게 말을 걸지 않는다”라며 “너는 가족에게 부끄러운 존재다. 나한테 말도 걸지 말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호주 인터넷 안전국(eSafety Office)에 따르면 다문화 배경을 지닌 여성들이 온라인 괴롭힘, 스토킹, 가정 폭력 등에 도움을 받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테크놀로지와 연관된 학대를 경험한 여성 29명과 이런 어려움을 경험한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이해 당사자 20명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최근 한 연구가 이뤄졌다.
줄리 인만 그란트 인터넷 안전 국장은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다른 배경을 지닌 여성들이 경찰의 도움을 받는데 장벽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이들은 모국에서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를 기반으로 한 기관에 두려움을 가지기도 하고, 영어 실력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통적인 성 역할이 종종 여성들이 도움을 구하는 것을 방해하고, 기술적으로 조작된 학대가 범죄를 구성한다는 인식을 갖지 못하는 등 디지털 사용 능력이 낮은 점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터넷 안전 부서는 이 같은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가정 폭력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지역 사회를 대상으로 12개 언어로 된 온라인 안내서를 배포하고 있다.
이 안내서에는 사진과 영상물 등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학대와 ‘보복 포르노’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들이 들어있다.
정부는 또한 여성과 아동을 온라인상에서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가정 폭력 피해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이를 위해 105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