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제2회 K-줌마 패션쇼 시드니 스트라스필드 골프클럽에서 개최
- 27명 아마추어 모델 런웨이 참여
- 신진 디자이너 지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 목표
최창신(62) 씨는 30살이 되던 해 교통사고를 겪고 하반신 골절 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로부터 32년이 지난 올해 최창신 씨는 시드니 한인 지역 사회에서 열린 K-줌마 패션쇼 무대를 활보했다.
최창신 모델은 SBS 한국어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런웨이를 하면서 스텝이 꼬이고, 중심도 못 잡고, 다리가 떨리고, 많이 아팠지만 옆에서 힘을 준 사람들 덕택에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복 모델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창신 씨는 “연습할 시간이 따로 없어서 기차를 기다리면서, 일하면서, 화장실 가면서, 물건을 가지러 창고에 가면서 연습을 했다”라며 “이런 모든 과정들이 나중에 행복함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억에 남는 추억거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Mrs Chang Shin Choi at the 2023 K-Zuma Fashion Show Credit: Nanju_photography
창신 씨는 “2%의 부족한 맛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했을 때 느끼는 그런 쾌감같은 것들이 런웨이를 하면서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창신 씨는 K-줌마 패션쇼에 선발된 27명의 아마추어 모델 중 1명으로, 패션쇼에 참가한 여성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2회 K-줌마 패션쇼는 2023년 10월 28일 스트라스필드 골프 클럽에서 펼쳐졌다.
이번 패션쇼에는 60여 명의 모델 후보자가 몰렸고 서류 전형과 면접 등 선발 과정을 거쳐 27명이 런웨이에 섰다. 선발된 모델에는 부부, 엄마와 아들, 엄마와 딸, 자매 등이 있었고 일부 참가자는 멜버른 등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패션쇼 모델 트레이너로 활약한 킹스엔젤스발레아카데미 나윤주 원장은 1회 패션쇼 당시에 항암 치료까지 받아 가며 런웨이 무대에 섰던 모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나윤주 트레이너는 “작년 같은 경우에는 모델 중 한 분이 굉장히 아팠다. 항암치료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모델 선발대회 첫날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라며 “한 달 정도의 트레이닝 기간에 세 번 정도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연습에 참여를 하셨다. 런웨이 전날 항암 치료를 끝내며 상황을 봐가며 쇼에 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런웨이 당일 아침 얼굴도 많이 붓고, 머리도 많이 빠졌지만 런웨이에 참여했다. 모두가 용기를 줬고 모두가 한마음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정말 멋진 무대였다”고 말했다.
나윤주 트레이너는 이번 패션쇼를 준비하는 내내 모델들에게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나윤주 트레이너는 “프로 모델들을 따라 하는 쇼가 아니라 아줌마들의 자신감을 되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억지로 모델들을 흉내 내지 않았다”라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워킹 훈련이 아니라 본인들이 얼마나 예쁜지, 얼마나 멋진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이것은 누가 얘기를 해줘서 되는 것이 아니며 본인 스스로가 믿음을 가져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윤주 트레이너는 “호주에서 생활하는 엄마들, 여자분들의 생활 패턴은 온통 집안과 가족들을 위한 삶의 패턴으로 묶여 있다. 아이들을 픽업, 드롭오프하고, 아이들 학원비를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주말에도 아이들 스케줄에 맞춰 생활이 돌아간다”라며 “한 인간으로, 여자로 자기 자신을 찾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고, 이제 도전하는 엄마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줌마는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울 수 있는 시간을 마음껏 가져보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라며 “누군가의 딸이었고, 여자였고, 친구였던 시간을 온전히 가져본다면 오히려 지금의 가족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From left to right: 2023 K-Zuma Fashion show trainer Grace Na, Fashion designer Sugun Kim, GP Entertainment Da Young Yang, and Hanbok designer Jasmine Jeong
도움의 손길
K 줌마 패션쇼는 아줌마 모델뿐만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와 지역 사업체들에게도 환영을 받고 있다.
2회 K-줌마 패션쇼에 참가한 김수군 패션 디자이너는 한인 사회의 작지만 알찬 지역 패션쇼가 자신과 같은 신진 디자이너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신진 디자이너 같은 경우는 사실상 런웨이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자기 집이 부잣집이 아닌 이상 정말 힘들죠. 모든 것들이 다 자기 주머니에서 나와야 되기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수군 패션디자이너는 TAFE NSW 패션디자인 스튜디오에서 ‘2021년 최고의 졸업생 5명’에 선정됐으며 이후 ‘호주패션주간(Australian Fashion Week: AAFW)’에 초청됐다.
2013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도착한 김수군 디자이너는 힘든 가정 형편으로 인해서 일찍부터 독립적인 생활을 해 왔다고 말했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고 12학년 때 산업단지 공단에 들어가서 일을 했다”라고 말한 김수군 디자이너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다”는 생각에 호주행을 선택했다.
호주에 온 김수군 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청소 일을 시작했고, 학교를 다녀온 후에도 다시 청소 일을 해야 했다”라며 “늦은 밤이나 새벽 밖에 과제를 할 시간이 없었지만 패션 공부를 하며 열정은 더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김수군 디자이너는 K-줌마 패션쇼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어린 시절 각자 자신이 가졌던 꿈과 희망을 되찾기를 바란다며, 꿈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 옷들을 입으면서 그때 가졌던 꿈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패션디자인 스튜디오를 마치며 최고의 졸업생 5명에 선정된 김수군 디자이너는 졸업생 상당수는 런웨이를 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수군 디자이너는 “K-줌마 패션쇼와 같은 런웨이가 더 많이 생긴다면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이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3 K-Zuma Fashion Show Credit: Nanju_photography
양다영 씨는 “이번에 유명한 브랜드에서 후원 요청이 왔지만 많은 고민을 한끝에 정중히 거절하기로 했다”라며 “한인 업체를 호주에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양다영 씨는 또한 “1회 대회 때 참여했던 많은 업체들이 홍보를 통해서 실제로 수익을 많이 창출했고, 행사 당일에도 굉장히 호응을 얻어서 많은 판매를 이루기도 했다”라며 “작년에 참여한 거의 모든 업체가 이번에도 너무나 기쁘게 참여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1회 패션쇼에 참여했던 정소윤 한복 디자이너는 입소문 덕택에 한복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며 양다영 씨의 생각에 동의했다.
정소윤 원장은 “1회 패션쇼를 마치고 나서 줌마 패션쇼에 왔던 모든 사람들이 ‘한복이 아름다웠다’, ‘한복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다’라는 말들을 해주셨다. 모델 한 명 한 명이 모두 한복의 대사가 돼 주셔서 엄청난 입소문의 파워를 경험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