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주정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퍼레이드 중단

원주민 단체가 1월 26일에 행해지던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퍼레이드는 원주민의 상처에 소금을 문지르는 행위였다고 평가했다.

People carry Australian flags in front of Flinders St Station.

Participants take part in the 2020 Australia Day parade celebrations in Melbourne. Source: AAP / James Ross

key points:
  • 빅토리아 주정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퍼레이드 중단
  • 원주민 단체, “작지만 긍정적인 진전”
  • 빅토리아주 야당 당수, “실망스럽다”… “시민들에게 이유 설명해야”
빅토리아 주정부가 해마다 열리던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퍼레이드를 중단할 방침이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후 원주민 단체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빅토리아주 야당은 “실망스럽다”라는 평가를 내놨다.

빅토리아 주정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일부 빅토리아 주민에게 애도와 반성의 날이고 원주민에게는 저항의 날”이라고 설명했다.

주정부는 1월 26일에 퍼레이드가 중단되는 대신에 빅토리아 주민들은 “존경심을 담은 성찰, 단결, 포용”을 위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BS 뉴스는 1월 26일에 어떤 행사들이 열릴지에 대한 주정부의 결정이 적절한 시기에 내려질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1월 26일에 빅토리아 주정부는 주정부 청사와 페더레이션 스퀘어에서 가족들을 위한 행사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기념관에서는 21발의 예포가 쏘아지고 주정부 청사에서는 국기 게양식과 비행쇼가 진행될 예정이다.
People hold little Australian flags along a barricade.
There will not be an Australia Day parade in Melbourne this year. Source: Getty / Robert Cianflone
빅토리아주 원주민 협의회의 마커스 스튜어트 공동의장은 “이번에 주정부가 퍼레이드를 없애기로 한 것은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군도민에게 작지만 긍정적인 진전”이라며 “퍼레이드는 뺨을 때리고 상처 난 곳에 소금을 문지르는 것이었다. 식민지화로 인한 피해와 상처의 표시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멜버른 시의회는 지난해 9월 1월 26일에 열리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기념식을 어떻게 치를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멜버른 시의회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날짜 자체를 바꾸는 방안에도 목소리를 높여 왔다.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퍼레이드에 참여한 시민의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2018년 퍼레이드에 참여한 사람은 7만 2,000명이었지만 2019년에는 1만 2,000명, 2020년에는 7,000명까지 급감했다.

최근 들어서는 “1월 26일은 침략의 날”이라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11척의 선단으로 구성된 영국 제1함대가 포트 잭슨에 상륙, 1788년 1월 26일 아서 필립 총독이 시드니 커브에 깃발을 꽂아 영국의 통치권을 선언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하지만 호주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군도민들은 이날을 원주민에 대한 식민지화와 추방이 시작된 ‘침략의 날'로 여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빅토리아주 야당의 존 페수토 당수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퍼레이드가 취소된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정부는 퍼레이드를 중단하는 결정에 대해 시민들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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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6 January 2023 8:00am
By Rayane Tamer, Biwa Kwan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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