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TAB가 한국 월드컵 선수들의 이름과 관련해 삭제된 트윗에 대해 "상습적인 인종차별"이라는 비난 여론이 제기됐다.
- TAB 대변인은 "부적절한 소셜 미디어 게시물"이 회사 기준에 맞지 않아 삭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일부 아시아 배경의 트위터 사용자들은 이 트윗에 기분이 상하기보다는 재밌다고 밝히기도 했다.
호주 스포츠 배팅업체 TAB가 한국의 FIFA 월드컵 대표팀 이름이 삭제된 트윗을 두고 '일상적 인종차별' 이라는 비난 여론이 제기됐다.
TAB의 트위터 계정에는 한국 선수단의 사진 위에 "김 선수가 김 선수에 패스하고 김 선수는 또 김 선수에게, 김 선수는 황 선수에게, 황 선수는 황 선수에게 패스를… #카타르 월드컵 2022"라는 자막과 함께 "대한민국 경기 해설자가 되어 보세요"라는 밈(meme)이 게시된 바 있다.
호주 파이낸셜 리뷰의 저널리스트인 마크 디 스테파노 기자는 목요일 오후 TAB 트위터 게시물의 스크린 샷을 게시하며 이렇게 전했다.
"TAB사의 농담 섞인 소셜 미디어 게시물 작성자들은 왜 아르헨티나 팀에는 마르티네스 성씨의 선수들을 언급하지 않았는지 모르겠군.”
이에 대해 TAB 대변인은 SBS 뉴스에 회사의 게시물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부적절한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또 성명에서 "이 게시물은 하급 직원에 의해 게시됐으며 TAB는 추후 게시물이 퍼지기 전에 추가 검열을 통해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재밌지 않다’
"TAB의 트윗에 분노가 치밀고 혐오스러웠습니다. 재밌지 않아요. 그것은 무지할 뿐 아니라 노골적으로 무례한 것입니다. 저는 호주에서 한국 성을 갖고 태어나 자랐고 제 이름에 대해 불쾌한 '농담'을 들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양 대표는 TAB의 반응이 한국인에 대한 "존중감의 부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 월드컵 선수들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며 해설자가 다른 팀 선수들을 언급할 때와 같은 수준의 존중과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들입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의 선수이고 심지어 월드컵 경기를 소개하는데 외국인의 성을 갖고 농담을 한다는 게 놀랍습니다."
"소셜 미디어에서 차별점이 있어야 하고 웃겨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는 것은 알지만 이번 일은 단지 소셜 미디어 담당자의 말실수가 아닙니다. 이것은 한국인과 한국의 문화, 선수들, 기술, 전문성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것입니다."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디 스테파노 기자의 비판에 동의한 반면, 일부에서는 많은 한국 선수들이 같은 성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사실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매튜 크라우처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성을 그대로 읽고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은 인종차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일부는 선수들이 인종을 불문하고 같은 성을 가진 선수들에 대해 농담을 하는 것은 다른 스포츠에서도 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저스틴 래비 씨는 "나는 럭비 세계에서 웰쉬(Welsh) 럭비팀에 대해 정확히 이와 같은 농담을 여러 번 본 적 있습니다(존스가 존스에게 패스하고 데이비스가 데이비스에게 공을 차고 존스가 사이드라인을 터치한다!), 나는 이것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은 약간 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아시아 배경을 가진 몇몇 트위터 사용자들은 TAB의 트윗이 불쾌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댓글을 남겼다.
데이비드 리라는 사용자는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이것은 인종차별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씨가 빠진 것이 기분 나쁘네요"라고 답글을 남겼다.
한국인 성씨의 약 절반은 김씨, 이씨, 박씨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모든 한국인들이 신원 확인을 위해 성을 등록하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인구 조사 등록법이 1909년 통과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하위 계층 사람들이 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성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을 당시 많은 사람들은 왕족이나 귀족 계층을 따라 김씨와 이씨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