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정부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원주민 유적지인 시드니 야라 베이에 새로운 크루즈 선착장 건립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지역 주민과 원주민 단체의 강력한 반발이 제기됐다.
새로운 크루즈 선착장 건립 계획은 지난 2017년 전직 해군 장교와 NSW 자유당 피터 콜린스 당수의 주도로 발표된 보고서에서 시드니 도심의 크루즈 선착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가든 아일랜드를 지명한 데서 출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 하버 브릿지 아래를 통과해 화이트 베이 부두에 정박해야 하는 현재의 서큘러 키(Circular Quay) 크루즈 선착장은 현대 여객선들의 규모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단일 선착장으로는 업계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에서 제시한 것과는 달리, 말콤 턴불 전 연방 총리는 임기 당시 가든 아일랜드 지역은 해군 기지용으로 유지한다는 이유로 새로운 선착장 건립 지역 목록에서 배제한 바 있다.
NSW 주 정부는 가든 아일랜드 대신 몰리눅스 포인트(Molineaux Point)와 포트 보타니(Port Botany) 지역의 야라 베이를 잠정적인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La Perouse Aboriginal Land Council chair Noelene Timbery Source: SBS News
야라 베이는 관광지로도 잘 알려진 라페루즈 문화 유적지 인근이다.
이같은 정부의 계획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주 및 연방 노동당 의원들 및 지역 원주민 토지 협의회는 지난 일요일 야라 베이에 모여 해당 개발 계획안에 항의하는 모임을 가졌다.
노동당 매트 씨슬와이트 의원은 “왜 이렇게 중요한 원주민 유산을 파괴하려는 것인가? 시드니 하버에 이미 인프라가 존재하는데 왜 이곳에 다시 선착장을 준설하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마이클 달리 주 의원은 가든 아일랜드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정치적 공격 행위’의 실례를 보여준다면서, 야라 베이에 새로운 터미널을 짓는 것은 국민의 세금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리 의원은 연방 정부에 콜린스 전 자유당 당수의 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촉구하면서, 연방 정부의 이같은 정책 실패는 재정 문제와 관련해 ‘은밀하고 혼란을 야기하는 행태’를 또 다시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라페루즈 원주민 토지 협의회의 노이린 팀베리 대표는 야라 베이의 어느 곳에도 크루즈 터미널이 생기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Federal Member for Kingsford Smith Matt Thistlethwaite and La Perouse Aboriginal Land Council chair Noelene Timbery are seen during a media press conference Source: AAP
팀베리 대표는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 문화 유산이 재개발되는 것을 지켜봐 왔다. 질문은 아주 간단하다. 우리의 문화적 권리는 언제 존중받을 수 있는가? 지금이 그렇게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지난 1년 반 동안, 단 한 명의 원주민과도 상의를 한 적이 없다. 가짜 논의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항의했다.
한편, NSW 항만청의 필립 홀리데이 청장은 정부와 관련 조직은 현재 새로운 터미널 건설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일 뿐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해당 지역 관계자들의 우려 사항을 참고하도록 돕겠다고 안심시켰다.

Residents, state and federal Labor MPs and the local Aboriginal Land Council met at Yarra Bay on Sunday to protest the potential development. Source: SBS News
홀리데이 청장은 “아직 사업 분석 초기 단계이므로 공개하지 못하는 것일 뿐,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사항을 알고 있다”라면서 “우리는 답을 얻기 보다는 사람들의 의문 사항에 진심으로 관심을 쏟고 있다”라고 답했다.
사업 분석 단계는 2020년 중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는 내년 하반기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