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배낭족 연쇄 살인범 이반 밀라트(Ivan Milat)가 말기 식도 및 위암으로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
뉴사우스웨일즈 주 교정 당국은 성명서를 내고 74세의 밀라트가 일요일 오전 4시 7분 롱베이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암 진단을 받은 후 줄곧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뉴사우스웨일즈 주 교정 장관 앤소니 로버츠는 성명서에서 “그는 지옥에서도 썩을 수 있다”라며 “그는 양심의 가책을 보이지 않았으며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형량이 집행되며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라고 말했다.
로버츠 장관은 유죄 판결을 받은 살인범이 병원 침대를 차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밀라트가 공립병원에서 가능한 한 빨리 롱베이 감옥으로 옮겨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밀라트가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감옥에서 사망할 예정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거리 노무자로 일하던 밀라트는 7명의 배낭족을 살해한 혐의로 1996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뉴사우스웨일즈 주 벨랑로의 한 숲에 있는 묘지에서 배낭족 7명의 시신이 발견되며 호주 사회를 놀라게 한 바 있다.

The killer was known to have made a leather holster for a revolver and "ran around like a cowboy and called himself Tex". Source: Supplied
빅토리아 주 출신의 데보라 에버리스트(19)와 제임스 깁슨(19), 독일 출신의 시몬 쉬미들(21), 안자 합시드(20), 가볼 뉴게이바우어(21), 영국 출신의 캐롤라인 클라크(21), 조앤 월터스(22)가 모두 밀라트에 의해 살해됐다.
경찰은 1994년 밀라트를 체포하며 호주 역사상 가장 중대한 범죄 수사 중 하나를 종식시킨 바 있다.
당시 밀라트는 시드니 남서부에 위치한 흄 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향하면서 외국인이 주를 이루는 히치하이커(자동차 편승 여행자)를 범행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트를 기소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증거는 영국인 폴 어니언스의 증언이었다. 배낭여행객으로 호주를 여행하던 어니언스는 밀라트의 차에 타게 됐지만 가까스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SW police search Belanglo State Forest in the hunt for fresh human bones. Milat used the heavily wooded forest as a dumping ground for bodies. Source: FAIRFAX POOL
살인 사건을 지휘했던 은퇴한 경찰 클리브 스몰 씨는 “어니언스가 차를 멈출 변명거리를 찾고 있었다”라며 “이반 밀라트가 무기가 있는 좌석 아래로 몸을 뻗치는 것을 봤고 폴 어니언 씨는 자신에게 총을 쏘며 추격하는 이반에게서 도망쳐 달아났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캔버라에서 온 여성 운전자가 어니언스 씨를 태울 수 있었고 의심할 여지없이 옳은 일을 한 이 여성이 폴 어니언스 씨의 생명을 구했다”라고 덧붙였다.
몇 년이 지난 후 어니언스 씨는 살인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하게 됐으며 이후 뉴사우스웨일즈 경찰에 연락을 취하며 미궁에 빠졌던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다.
증인으로 호주에 돌아온 어니언스 씨는 이반 밀라트를 자신을 죽이려 한 사람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수사관은 악명 높은 살인자 밀라트와 연관된 다른 미 해결 살인 사건이 더 있을 것으로 추측해 왔다. 밀라트에 대한 법정 소송이 벌어질 당시 밀라트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