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s
- 7살 아이스와리아 애스와스 양, 퍼스 어린이 병원 응급실에서 사망
- 아이 부모, 철저히 독립적인 재조사 요구
- 로저 쿡 서호주 보건 장관, 서호주 의회에 보고 11개 권고안 제안
퍼스 어린이 병원 응급실에서 7살 난 딸을 잃은 아이스와리아 애스와스의 부모가 수요일 전달된 보고서 내용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철저히 독립적인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이스와리아 애스와스(Aishwarya Aswath)' 양은 4월 3일 토요일 오후 5시경 열병 증세를 보이며 이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지만 진찰을 받기 위해 2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했다. 아이의 부모는 간호사에게 수차례 도움을 간청했지만 무시를 당했으며, 아이는 의사를 만난 지 15분 후에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A군 연쇄상구균(group A streptococcus)’과 관련된 박테리아 감염이었다.
이 병원의 운영 책임 당국인 ‘어린이 청소년 헬스 서비스(CAHS: Child and Adolescent Health Services)’는 아이의 사망 경위를 6주간 조사했으며 수요일 가족들에게 조사 보고서를 제공했다.
하지만 아이스와리아 양의 부모인 애스와스 차비투파라 씨와 프라시타 사시다란 씨는 이번 보고서는 딸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질타했다.
차비투라파 씨는 “우리는 이번 일이 명백한 의료과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가 찾고 있는 답을 얻지 못했다”라며 “내부 조사에서는 일부분만 바라보고 나머지는 무시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외부 조사를 요청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주로 ‘어린이 청소년 헬스 서비스(CAHS: Child and Adolescent Health Services)’ 소속 임상의로 구성된 10인 패널에 의해 수행됐다.
서호주 주정부는 퍼스 아동 병원 문제에 대한 추가 검토를 포함한 총 11건의 권고안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이스와리아 양의 사망 원인에 대한 외부 조사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Aishwarya Aswath died at Perth Children's Hospital. Source: Supplied by Suresh Rajan.
'뭔가 잘못됐다'
아이스와리아 양의 부모는 딸이 집에서 발열 증상을 보인 후 퍼스 아동 병원 응급실에 딸과 함께 도착했다.
당시 응급실에 있던 환자는 41명으로, 의사 19명과 간호사 14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병원 도착 1분 후 간호사는 아이스와리아 양을 진단했다. 아이의 부모들은 당시 딸의 심장 박동수, 혈압, 체온 검사 등이 실시됐지만, 딸의 손이 굉장히 차가웠음에도 산소 농도는 검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비투라파 씨는 “간호사가 아이의 심장 박동이 조금 심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딸이 독감에 걸렸기 때문에 아이의 몸이 이를 이겨내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혈압도 낮은 편이었지만 그녀는 정상이라고 말했다”라며 “그녀가 딸의 체온을 쟀을 때 체온은 확실히 더 높은 쪽에 있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산소 농도를 확인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을 읽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이유를 물었고 그들은 손이 차갑고 간혹 기계가 읽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것이 우리가 받은 설명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진단을 한 간호사는 아이스와리아 양이 60분 안에 의사를 볼 수 있도록 부상자 분류 평가 ‘4점’을 배정했으며, 이는 호주에서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는 부상자 분류 상 두 번째로 낮은 순위로 알려졌다.
아이의 부모들은 당시 간호사들이 딸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느꼈다고 호소하고 있다.
차비투라파 씨는 “딸의 상태가 당시 매우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됐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우려를 제기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응급실의 일반적인 직원들처럼 반응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Aishwarya Aswath died at Perth Children's Hospital after waiting almost two hours to see a doctor. Source: Aaron Fernandes/SBS News
부모들은 딸의 병세가 악화되자 진찰을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으며 병원 직원들과 다섯 차례나 직접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차비투라파 씨는 “딸아이가 앞이 잘 안 보인다며 세수를 해야 한다고 투덜댔다. 하지만 딸의 얼굴을 보니 깨끗한 상태였다. 뭔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며 “아이의 눈을 확인해 봤다. 눈에 하얀 조각 같은 것이 보였다. 그래서 간호사 중 한 명에게 연락을 해 딸이 시야가 흐려졌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간호사는 의사가 와서 진찰할 것이라고 무심히 말했다. 그게 바로 내가 그녀에게서 받은 반응이었다”라고 말했다.
차비투라파 씨는 또한 의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딸을 응급 대기실에서 데리고 나왔지만, 직원들에게서 단순히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Aishwarya succumbed to a fatal infection on Easter Saturday, 2021. Source: Supplied: Suresh Rajan
차비투라파 씨는 자신들이 받은 대우는 인력 부족의 문제가 아닌 태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서 “일부 직원들이 우리와 대화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했을 때 직원들은 그저 의사가 와서 진찰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들은 책임을 지고 싶어 하지 않았다”라며 “그 누구에게서도 동정심을 볼 수 없었다. 직원들이 다소 무례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인간애의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아이스와리아 양은 의사의 진찰을 받은 지 몇 분 만에 사망했고, 그녀의 부모들은 만약 의료 개입이 조금 더 빨리 일어났다면 아이는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다.
“제한된 평가”
로저 쿡 서호주 보건 장관은 목요일 아이스와리아 양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며, 사망한 7살 아이스와리아 양이 병원에서 더 잘 보살핌을 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쿡 장관은 주정부를 대신해 가족에게 사과하며 의료 시스템이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서호주 주정부는 이번 보고서 전체 내용을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며, 대신 쿡 보건 장관이 의회에 권고안을 상정하도록 했다.
검토 위원회는 아이스와리아 양이 “불완전한 부상자 분류”를 받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아이의 건강 상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원인이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제한적인 환자에 대한 1차 평가를 포함해 종합적인 부상자 분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상 분류 4점이 나왔으며, 이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를 볼 수 있는 대기 시간 1시간이 배정됐고 의료 개입이 지연됐다”라고 적혀있다.
보고서는 또한 병원 직원들이 아이스와리아 양의 이상 체온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으며, 아이스와리아 부모들의 지속적이고 중대한 우려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지닌 가족과 환자에 대한 직원들의 문화 인식 부족으로 가족들의 중대한 우려를 인식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했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임상적 개입의 지연이 이뤄졌을 수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저 쿡 서호주 보건 장관은 병원들이 간호사들이 따라야 할 최소한의 훈련 기준을 마련했다며, 하지만 모든 개인에게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New lockdown restrictions will be imposed on the Perth and Peel regions for three days. Source: AAP
쿡 장관은 “응급실은 매우 복잡한 곳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그날 밤 내린 결정을 두번 추측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분명히 치료 모델이 존재한다. 검토 패널이 관찰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절차가 수행되는 임상 프레임워크에 업그레이드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패널 조사 위원회는 퍼스 아동 병원이 응급실에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지닌 환자와 가족에 초점을 맞춘 문화 인식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쿡 장관은 이와 관련해 “문화적, 언어적 장벽이 아이스와리아 양의 부모가 무시당했다고 느끼는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보고서 내용이 그렇게 단정적이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쿡 장관은 “패널에게서 받은 피드백은 문화적 장벽이 아이의 부모가 무시당했다고 느끼는데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문화 인식 교육을 더 실시해야 한다는 위원회의 입장을 존중한다”라고 말했다.
쿡 장관은 이어서 “직원들이 그렇게 믿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마크 맥고완 서호주 주총리는 아이스와리아 양의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이번 일로 인해 쿡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어린이 청소년 헬스 서비스(Child and Adolescent Health Services)’의 데브 카라신스키 이사회 의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아레쉬 안와르 최고경영자는 “카라신스키 이사회 의장이 서호주주 보건부 국장에게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임 의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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