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가족, 주말 락다운 이외 지역에서 시위... “부모 입국 허가” 호소

호주인들이 해외에 사는 부모, 조부모와 만나지 못한 지 18개월이 넘어서고 있다.

Families protested in Adelaide, joining those in Perth and Canberra - areas of Australia currently not under lockdown.

Families protested in Adelaide, joining those in Perth and Canberra - areas of Australia currently not under lockdown. Source: Facebook/Manav Jaggi

Highlights
  • 2020년 3월 호주 긴급 국경 정책 발령: 호주 시민권자, 영주권자, 이들의 배우자, 사실혼 파트너, 부양 자녀, 법적인 가디언 등 직계 가족만 호주 입국 가능 (부모는 제외)
  • 주말 애들레이드, 퍼스, 캔버라 등 락다운 시행되지 않는 지역에서 이민자 가족 시위 열려
  • “이민자 부모에게도 호주 입국을 허락해 달라” 요구
락다운이 시행되지 않는 애들레이드, 퍼스, 캔버라 등에서 지난 주말 “이민자 부모에게도 호주 입국을 허락해 달라”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현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호주 국경이 봉쇄된 상황으로 호주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그리고 이들의 직계 가족(immediate family)만 호주에 입국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직계 가족에 포함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입국 금지 면제를 받고 호주에 들어올 수 없는 실정이다.

2020년 3월부터 시행 중인 호주의 긴급 국경 정책에 따라 호주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의 배우자, 사실혼 파트너, 부양 자녀, 법적인 가디언 등이 직계 가족으로 인정되고 있다.

토요일 열린 집회 주최 측의 한 명인 조앤 존슨 씨는 자신의 아들 제라드가 아직 영국에 있는 조부모를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누구나 영원히 그러워 할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들이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때”라고 말했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지금 할아버지, 할머니가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라며 “가능한 한 많은 시간 영상 통화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잘 알듯이 아이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비디오 화면을 통해 그런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라고 지적했다.
Joanne Johnson and six-month old infant Jarrad.
Joanne Johnson and six-month old infant Jarrad. Source: Supplied
존슨 씨는 목수로 작은 사업을 일구고 있는 남편과 함께 지난 10년간 퍼스에서 살아온 호주 시민권자다.

그녀는 어린 두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다며 “이곳에서 우리 주변에 다른 가족은 없다”라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잘리 스테걸 무소속 하원 의원은 호주인들의 부모가 호주에 들어와 그들의 자녀와 손주들과 재회할 수 있도록 입국 면제 조치를 변경해 달라는 청원서를 7만 명의 서명과 함께 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호주 국경수비대는 “현재의 규제 조치는 호주인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가능한 한 많은 호주인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격리 시스템에 대한 압박을 완화해 주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호주국경수비대는 지난 6월 SBS 뉴스에 “입국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직계 가족 정의에 부모를 포함시킬 계획은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국은 호주 법에 따라 “연민에 따른 그리고 설득력이 있는 경우” 사례별로 입국 금지 면제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가까운 가족의 사망이나 심각한 질병으로 인해 여행이 필요한 경우가 해당되며 꼭 여기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라며 “모든 입국 금지 면제 조치는 호주 지역사회의 건강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의도와 균형을 맞추게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2016년 인구조사 ‘센서스’에 따르면 호주인 전체 인구의 거의 절반가량(49%)은 적어도 부모 중 한 명이 해외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정부 정책이 많은 국민들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Families protest in Perth, calling for travel exemptions to include parents of Australian citizens.
Families protest in Perth, calling for travel exemptions to include parents of Australian citizens. Source: Facebook/Joanne Johsnon
이런 가운데 존슨 씨는 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존슨 씨는 “가족들이 서로 멀리하도록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라며 “부모들의 입국이 허용되지 않고, 우리가 나가려고 해도 특정한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출국이 불가능하다. 출국을 하더라도 3개월 이상 호주를 떠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입국 금지 조치 영향을 받은 가족들을 위한 페이스북 모임에 일부 호주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들이 이 정책 때문에 호주를 떠나고 있다는 소식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Families protest in Adelaide on 7 August, 2021.
Families protest in Adelaide on 7 August, 2021. Source: Facebook/Manav Jaggi
존슨 씨는 이어서 “우리 커뮤니티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 그들은 면제를 받았고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며 “그들은 호주가 정말로 필요한 기술을 갖춰온 사람들이지만 가족의 도움 없이는 이곳에서 더는 지속할 수 없다고 말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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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9 August 2021 10:18am
By Biwa Kwan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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