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내 일부 사립학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자 중국을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을 수업에서 배제시켜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브리즈번에 있는 한 기숙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방학 동안 중국에 다녀온 10명의 중국인 학생들이 2주 동안 수업에서 제외된다”라고 밝혔고, 일부 사립학교들은 중국에 다녀온 학생들이 의료진의 건강 소견을 받기 전까지는 2주 동안 학교 수업에 참여하지 말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립학교의 이 같은 예방 조치가 보건부와 교육부의 공식적인 조언을 넘어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은 중국에서 돌아온 후 몸이 좋지 않거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와 친밀한 접촉을 한 학생들만 14일 동안 격리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외의 다른 학생들은 모두 수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공식 입장이다.
단 테한 연방 교육 장관은 A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학교들, 대학교, 사립학교, 직업 학교들에게 조언하는 바는 보건부가 내놓는 조언을 따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한 장관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학교들이지만 그들은 의학적 조언에 근거해야 한다”라며 “호주가 유학생에게 개방적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Source: AAP
한편 호주 최고 의료 책임자인 브렌단 머피 교수는 “중국에서 돌아오는 모든 사람들을 격리시킬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머피 교수는 화요일 기자들에게 “바이러스를 의심할 수 있는 발열과 독감 증상을 보이지 않는 한 중국에서 온 사람들은 지역 사회의 다른 모든 구성원과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몸이 좋지 않다면 마스크를 쓰고 병원 혹은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야 한다는 조언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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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앞둔 호주 학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조치 논란 가열
현재까지 호주에서 발견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진자는 뉴사우스웨일즈 주 4명, 빅토리아 주 1명이며, 퀸슬랜드 주에서는 아직까지 확인된 사례가 없다.
이런 가운데 브리즈번의 여자 사립학교인 ‘스튜워솜 스쿨(Stuartholme School)은 중국에서 돌아온 10명의 여학생들이 14일 동안 기숙사의 다른 층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의 크리스텐 샤프 교장은 중국에서 온 여학생들에게 고급스런 숙식이 제공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잘 보살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A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그곳에서 지내도록 하고 매일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멜버른의 웨슬리 컬리지 역시 2주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 중국 후베이 지방을 다녀온 학생들을 격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주 사립 학교 단체 협회의 베스 블랙우드 최고경영자는 기숙 학교들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중국 학생들을 격리 조치한 학교들을 옹호했다.

Students returning from Lunar New Year celebrations in China may need to wait before attending school. Source: AAP
블랙우드 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당국에 모든 확신을 갖고 있지만 학교들이 학교와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2003년 사스 발병 당시 퍼스에 있는 PLC (Presbyterian Ladies' College) 교장도 블랙우드 씨와 유사한 접근법을 취한 바 있다.
그녀는 교장들이 공황감을 조성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며 “학부모와 학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막후에서 일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을 허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