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아기 인형 나무에 매달고 웃는 학생들”… 남호주 명문 사립학교, ‘사과문’ 발송

남호주 명문 사립학교 학생들이 흑인 아기 인형을 나무에 매달고 웃는 영상이 스냅챗에 퍼져 논란이 일고 있다.

The video posted to Snapchat shows students laughing as the doll is hung from a tree.

The video posted to Snapchat shows students laughing as the doll is hung from a tree. Source: Supplied

Highlights
  • ‘흑인 아기 인형 나무에 매달고 웃는 학생들’ 영상 퍼져 논란
  • 남호주 트리니티 칼리지, 사과문 발송 및 ‘문화 인식 강화 교육’ 약속
  • 교장 “인종차별적인 의도가 없다고 해서 그 영향까지 인종차별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흑인 아기 인형을 나무에 매달아 놓은 동영상이 퍼진 후 남호주주의 명문 사립학교, 트리니티 칼리지가 학생들의 행동을 사과하며,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문화 인식 강화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셜 미디어 스냅챗에 올라온 짧은 영상에는 교복을 입은 트리니티 칼리지 학생들이 모자 끈을 이용해 인형의 목을 나무에 매달아 놓고 웃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학생들은 교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흑인 아기 인형과 백인 아기 인형을 받았으며, 이중 흑인 아기 인형을 나무에 매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동영상에 올라온 학생들의 행동뿐만 아니라 학교 측의 초기 대응에 분노를 느낀 아프리카계 학생 한 명이 교직원과 학생들에 대한 ‘문화 인식 강화 교육’ 뿐만 아니라 인종 차별 행위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학교 12학년 학생인 아발라 오피오 양이 목요일 시작한 이 에는 일요일 오전까지 6700명 이상이 서명을 마쳤다.

한편 닉 헤이트 트리니티 칼리지 교장은 금요일 학부모에게 사과 편지를 보내며 학교가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더 나은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편지에는 이번 일과 관련된 학생들이 “자산 훼손과 학교 평판 훼손”으로 인해 정학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도 담겨있다.

헤이트 교장은 편지에서 “초기에 이 일에 연루된 학생들은 자신들이 인종 차별주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이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일부는 더 나은 교육을 통해 이 같은 행동이 왜 인종차별주의로 간주되는지를 이해했다”라고 밝혔다.

헤이트 교장은 “그들은 무지에서 비롯된 끔찍하고 생각지도 못한 행동이 인종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라며 “인종차별적인 의도가 없다고 해서 그 영향까지 인종차별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온라인 청원 운동을 펼친 오피오 양은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측이 이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 기쁘지만, 강력한 대응을 위해 언론 보도를 포함한 시민들의 압박이 있어야 했던 점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오피오 양은 “그들은 언론이 개입했을 때만 행동을 취했다”라며 “언론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나에게 ‘이건 인종차별적인 사건이 아니야’라고 계속 말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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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Jarni Blakkarly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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