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방 정부의 수석 의료관은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들었을 때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폴 켈리 교수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송구영신을 맞아 국가 비상사고 센터에 모여 산불 비상사태를 논의하고 있었다”라며 “그런데 갑자기 산불과 관련된 논의를 하던 대형 화이트보드에 중국 우한에서 특이한 폐렴이 발생했다는 다른 요점이 적히기 시작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호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위기 속에서 당시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가 매우 미비하게 느껴질 수 있었지만 켈리 교수의 걱정은 점점 더 커져갔다.
켈리 교수는 “약 1주일 후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확실히 새로운 바이러스라는 것을 발견했고 사람들 사이에 전염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라며 “그때부터 우리의 염려가 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켈리 교수는 “당시만 해도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지만 사실은 지난 몇년 동안 이런 일을 떠올려 왔다”라며 “우리가 만약 전염병을 앓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내 업무 경력이다. 물론 절대 그러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죠”라고 덧붙였다.
2020년 1월 25일 호주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된 사람은 중국 우한에서 멜버른으로 날아온 남자였다.
당시 호주 의료 전문가들은 초기 모델링을 준비하며 호주에서 발생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당시 발표된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호주에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사람의 수는 5만 명에서 15만 명 사이였다.
켈리 교수는 “이 같은 수치들은 우리가 지금처럼 신속하고 강력하게 개입하지 않았을 경우를 근거로 산정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호주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지 1년이 되는 날까지 호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2만 870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909명이 생을 마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에서는 지난 1년 동안 2500만 건 이상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발생했으며 4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까지 훌륭한 성과를 낸 호주지만 어려움 역시 만만치 않았다.
2020년 3월 감염자 수가 약 200명에서 2000명으로 급증하자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호주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모임과 비즈니스 제한 조치가 시행됐고 대량 실업과 급격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나오기 시작했다.
연방 정부가 자기 자신을 부양할 수 없는 임시 비자 소지자들은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발언하며 유학생과 임시 비자 소지자들의 비난의 목소리 역시 터져 나왔다.
이런 가운데 켈리 교수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다양한 지역 사회에 적절한 다문화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부분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뉴사우스웨일스 당국은 지역 내 다문화 구성원들 다수가 여전히 코로나19 진단 검사 비용이 무료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보건 의료 메시지들의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질타도 터져나왔다.
켈리 교수는 속도와 정확성 사이에 어느 정도 절충이 이뤄졌다며 이 부분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연방 정부는 최근 몇 달 동안 다문화 사회 호주인들을 위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개선을 위해 문화적, 언어적으로 다양한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건강 자문 그룹을 설립했다.
켈리 교수는 “올바른 언어로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 사회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제 보건 당국이 2월 하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기에 다문화 사회 언어를 통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로 떠오르고 있다.
켈리 교수는 백신에 대해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내내 말했던 것처럼 저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확신한다”라며 “만약 이 백신들이 안전하지 않다면 우리는 호주에서 이 백신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에서는 다른 사람과 적어도 1.5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사는 주와 테러토리의 조치와 모임 인원 규정을 확인하세요.
감기나 독감 등의 증상이 있다면 집에 머물거나 의사 혹은 ‘코로나바이러스 건강 정보’ 핫라인 1800 020 080으로 연락해 검사를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