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최근 호주 원주민들의 고충을 호주 대륙에 도착한 첫 선단의 선원들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파문이 거세게 확산되자 모리슨 총리는 "발언의 진의가 와전됐다"고 한발짝 물러서며 "1월 26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는 모든 호주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에는 2500만 명 이상의 개인사가 있고 각자 모두가 호주에서의 경험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다"면서 "개개인의 개인사는 소중하고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는 이 모든 경험담이 존중돼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캐시 프리만은 "더욱 중요한 점은 12척의 선단이 시드니 앞바다에 돛을 내리고 영국기를 꽂았던 날이 모두에게 기쁨은 아니었고, 총리가 언급한 선단의 선원들에게도 기념되고 싶은 날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프리만은 "6만여 년 이상 이 땅에 살아온 원주민들에게는 침공이었고, 침탈의 날이었다"고 주장했다.
캐시 프리만에 앞서 노동당의 원주민 출신 정치인 린다 버니 연방하원의원도 "고통은 경쟁이 아니다"면서 "연방총리의 발언은 흑백 간의 격차해소나 흑백 화합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라고 질타했다 .
실제로 이런 논란을 반증하듯, 올해도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앞두고 날짜 변경의 공방은 이어졌다.
반면 정부 각료들은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의 입장을 적극 엄호하고 있다.
사이먼 버밍험 연방재정장관은 "200년 훨씬 전에 영국 정부의 명령으로 선단에 합류했던 선원들의 개인사를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지만 이들에게도 힘든 시기였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버밍험 장관은 그러나 "현 세대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호주가 이룩한 위대한 업적과 더큰 성공의 잠재력을 위한 국론 결집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피터 더튼 내무장관도 "현 상황에서 1월 26일 또 다시 시위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