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비타 바트나가 양은 불과 2달 전만 해도, 인도 북부 나지나라는 작은 마을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던 6살 소녀다.
이제 그녀는 양부모와 호주 이민성 사이 5년 간의 긴 싸움 끝에 퍼스에서 새로운 인생의 챕터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드루비타 양의 이모부이자 양아버지인 비니트 샤르마 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어린이는 태어나는 날부터 부모와 살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2014년 2월 드루비타 양이 한 살 때 엄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고, 2008년부터 서호주에 정착해 살고 있던 이모 마드비 씨와 남편은 그녀를 입양해 호주로 데러오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호주 이민부의 비자 신청 처리에 오류가 생기면서 부부는 2014년부터 정기적으로 드루비타를 만나기 위해 인도를 방문해야 했다.
마드비 씨는 “드루비타의 엄마가 세상을 떠났을 때 드루비타의 나이는 한살이었고, 이모인 나에게 쭉 ‘엄마’라고 불러왔다”라면서 “비자 처리가 제대로 됐다면 우리는 처음부터 정상적인 가족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라고 아쉬워했다.
비자 기다림

The family say her visa application process was mishandled. Source: SBS
비니트와 마드비 부부는 드루비타의 엄마가 사망한 후 인도법 하에서 공식적인 입양 절차를 밟았다.
당시 여러 이민 에이전트들에게 호주 입양 비자에 관한 상담을 했으나 인도에서 호주로 입양하는 사례가 드물어 이 부부는 직접 호주 이민부 온라인 상담을 시도했다.
비니트 씨는 2015년 5월 이민부 웹사이트를 통해 서브클라스 102 입양 비자를 신청했으나 그 해 9월, 이민부 직원으로부터 102비자 대신 서브클라스 117 고아 친척 비자로 신청하라는 조언을 듣게 된다.
그러나 몇 달 후 이민부로부터 드루비타의 친아버지 관련 서류를 추가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게 되고, 딸을 버리고 집을 떠난 친아버지의 행방을 찾을 길이 없던 마드비 부부는 2년간 수많은 추가 서류를 제출했으나 결국 비자가 거절됐다는 답변을 듣게 된다.
2017년 9월, 이 부부는 이민부 직원과 상담 후 다시 서브클라스 102 입양 비자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입양 비자의 조건 중 하나가 입양 부모 중 한 명이 최소 12개월 간 호주 밖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마드비 씨는 15개월 된 아들과 남편을 호주에 남겨두고 인도에서 드루비타 양과 함께 지내다 2019년 1월 호주로 돌아왔다.
이민부는 SBS 뉴스와의 이전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 규정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12개월 해외 체류 조건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부부는 이후 다시 이민부에 접촉했으나 올해 7월 날라온 트루비타의 입양 비자 결과는 또 거절이었다.

The family together in India. Source: Supplied
거절 사유는 이민부 시스템 상의 비자 서류 접수 날짜와 마드비 씨의 해외 체류 일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이 부부는 입양 비자 신청을 위해 부모 중 한 명이 해외에 12개월 이상 체류해야 한다는 점을 정확히 준수했고 이민부 웹사이트 상의 기술상 오류로 인해 비자가 거절됐다는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드마비 씨는 인도에서 드루비타 양을 할머니 집에 남겨두고 호주로 돌아올 때마다 “왜 호주에 엄마 혼자 가요? 나도 데려가줘요”라는 딸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던 때가 막막한 순간이었다고 전한다.
남편 비니트 씨는 첫 번째 비자 거절 때는 제출 서류 부족이라는 사유가 있었지만, 두 번째 거절 사유는 모든 요구 조건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납득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던 중 비니트 씨는 지난 7월 SBS 푼자비 방송과의 인터뷰 이후 이민부 직원의 전화를 받게 된다. 이민부 직원은 비니트 씨에게 서브클라스 101 아동비자 신청을 권고하며 추가 서류를 요청했고 마침내 2019년 8월 29일 드루비타 양의 101 아동비자가 승인됐다.
장장 5년간의 긴 싸움은 끝이 났지만, 비니트 씨 가족에게 지난 5년은 힘든 과정이었다.

The family are now reunited in Perth's northern suburbs. Source: Aaron Fernandes, SBS News
결국 드루비타가 승인받은 101 아동비자는 한쪽 부모의 12개월 간의 해외체류 조건도 없는 비자였다.
이민부는 비니트 씨 가족이 왜 2014년 입양 비자를 신청할 당시 처음부터 101 아동비자를 권고하지 않았는지, 왜 두 차례의 비자 신청 모두 거절됐던 것인지에 대한 SBS의 취재 요청에 대해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호주 보건 복지 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2016-17 호주 입양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입양으로 형성된 새로운 가족의 경우 입양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2 년 9 개월로 나타났다.